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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 권리, 깨어날 감각

잠을 잃어버린 시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예술적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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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니즘 조각에서 20세기 초현실주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잠’은 인간의 실존과 무의식을 비추는 예술적 모티프로 진화해왔다.

바티칸의 〈잠든 아리아드네〉는 신화와 육체, 꿈의 경계를 조형적으로 구현하며, 고야의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나타난다〉는계몽기의 이성과 무의식의 충돌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판화에 투영한다.

푸젤리의 〈악몽〉은 억압된 욕망과 공포의 형상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하며, 키리코는 꿈의 시간성과 공간의 단절 속에서 아리아드네를 배치해 무의식의 심연과 존재의 불안을 환기시킨다.

이러한 예술작품은 ‘잠’을 단순한 생리적 휴식이 아닌 인간 내면의 거울, 심리적 풍경으로 확장시키며,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온 무의식과 상징의 구조를 드러낸다.

이 콘텐츠는 조각, 회화, 판화를 넘나들며 예술 속 ‘잠’의 이미지와 상징을 해석함으로써 감각과 존재, 이성과 욕망, 시간과 정체성이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던진다.

‘잠’은 언제나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 안에 숨겨진 감정과 기억, 본능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장이었다.

예술은 그 잠의 풍경을 빌려 인간 존재의 다층적인 진실을 가장 아름답고도 불안한 형태로 포착해왔다.

- 이주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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