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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콘서트

우리 동네 인문공간에서 함께 소통하고 가치를 발견하는 콘서트

[천안] 잇다-아우내 사람과 공간을 잇다

리틀 포레스트를 꿈꾸시나요?

2019.10.02



2019 골목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놀이, 잇다-아우내 사람과 공간을 잇다,천안. 천안 마을숲카페 구름 7.26(금) 19:00


리틀 포레스트를 꿈꾸시나요?



‘시골에서 살고 싶다. 나이가 들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골, 지방으로 간다는 것은 은퇴 후 편안한 삶을 찾아 떠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 ‘리틀 포레스트’나 TV예능 ‘삼시세끼’ 등과 같은 시골생활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시골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도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귀농, 귀촌을 선택한 젊은이들. 이들은 왜 편한 도시생활을 두고 지방행을 선택하는 걸까? 영화나 예능처럼 시골살이가 과연 환상적이기만 할까? 시골에서 뭘 하며 먹고 살 수 있을까? 도시에서 온 젊은이를 원주민들이 과연 받아들여 줄까? 등등 시골살이에 대한 솔직한 현실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지난 7월 26일, 최근 천안 아우내로 귀촌한 두 신혼부부와  타 지역에 사는 친구들의 시골살이 이야기를 들어보는 골목콘서트 ‘잇다-아우내 마을과 공간을 잇다’가 열렸다.


구름숲카페 외부 모습과 은석산 사람들이라 쓰인 게시판 

구름슾카페 구름에서 열린 플리마켓 모습


간신히 차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산 중턱에 이르면, 어떻게 이런 공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탁 트인 공터가 펼쳐진다. 안개 속 어슴푸레하게 비치는 형체를 따라가다 드디어 만나게 된 ‘마을숲카페 구름’. 네비게이션에도 안 나오는 이 카페는 과거 수녀원과 대안학교로 사용되던 곳이란다. 2년 전, 큰 수해를 입은 후 유휴공간으로 방치되다 지난해 아우내 공동체가 문화행사들을 열면서부터 마을 공동체공간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천안 골목콘서트가 열리기 전 현장 모습




두 신혼부부의 이유 있는 귀촌


골목콘서트 ‘잇다-아우내 사람과 공간을 잇다’는 천안 아우내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청년들의 귀촌’을 주제로 고민과 경험담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였다.


골목콘서트 천안 토크 현장 모습


1부 좌담회에는 다섯 명의 청년이 무대에 올랐다. 직접 농촌에서 살며 체득한 경험, 정말 살아봐서 아는 귀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사회를 맡았던 몽골 출신의 젊은 청년 ‘빌궁’은 청년시절을 한국에서 보냈고, 대학 때 만난 지금의 아내와 얼마 전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준비를 도우며 가까워졌던 김강산 부부의 권유로 올해부터 천안 아우내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김강산과 빌궁, 역사와 사회학을 전공하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학구파 30대 초반 두 남자가 돌연 연고도 없는 천안으로 귀촌을 감행한 사연은 뭘까? 그들은 귀촌을 도피가 아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라고 말했다. 공동체를 통해 배움을 나누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방법으로 귀촌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두 젊은이를 주축으로 8년차 주부 ‘해원’, 몽골청년 ‘따와’, 내년 입대를 앞두고 있는 백수 싱어송라이터 ‘임수’ 등 다섯 명의 패널이 ‘귀촌’과 ‘청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이 말하는 시골생활의 장단점


자유롭게 대화가 오가는 천안 골목콘서트 풍경


결혼한 부부가 귀촌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육아였다.

도시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우고 온전히 가족과 함께 여가를 보내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현실적인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지역에 정착한 지 8년이 된 지역맘 해원 님은 슬하에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가정주부다. 아이들을 어디에서 키우면 좋을지 고민하다 지방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녀는 지역에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자기 집에서 마음껏 내 터전을 꾸미고 가꿀 수 있다는 점과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마당을 꼽았다.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골목콘서트 천안 출연자들

 

지난해 천안 아우내에 정착해 두 달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강산 님은 아이 때문에 귀촌을 선택했으나 막상 인근 대형마트에서 분유와 기저귀를 팔지 않는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편의시설이나 인프라가 없어서 비일비재하게 불편함을 느꼈다는 그는 우스갯소리로 귀촌은 아이가 걸을 수 있게 된 후에 하는 편이 좋겠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건넸다.


빵집에서 일하고 있는 몽골 출신 이주민 ‘따와’는 여유로운 시골 생활을 퍽 마음에 들어 했다.

“농촌에서 안전하게 오래 살고 싶다.” 그가 망설임 끝에 던진 말이 관객들에게 묵직한 공감과 여운을 남겼다. 도시처럼 시골에서도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집’과 ‘직장’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였다.


한편,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가장 어려워했던 문제는 다름아닌 ‘원주민과의 관계 맺기’ 였다. 도시와 농촌의 문화 차이로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 받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는데, 원주민과 새로운 이웃이 매일 얼굴을 맞닥뜨려야 하는 농촌에서 관계맺기는 삶의 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골목콘서트 입구와 질의게시판


이어진 2부에서는 관객들이 미리 포스트잇에 적어둔 질문에 대해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귀촌하면 뭐해 먹고 살아요?’ 호기심 어린 돌직구 질문도 눈에 띄었다.


“사실 서울에서도 먹고 살게 별로 없었어요. 인문학 대학원생의 비극인데요. 가장 시간을 많이 투여한 일이 환금성이 떨어지는 건데 이것은 학문에 대한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저희는 나름대로 지역에 내려와 의미 있는 인문공동체를 꾸려 전공한 것, 공부한 것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 내면서 먹고 살고 싶어요.”

김강산 님의 대답이 나름대로 그가 귀촌을 선택했던 이유를 잘 말해줬다.


싱어송라이터 임수 님의 연주


준비된 토크가 끝나고 ‘임수’ 님의 기타 연주와 맑고 청량한 목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그렇게 아우내의 밤도 깊어 갔다.


박수치는 골목콘서트 관객들


골목콘서트에 참석한 아이들의 모습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다.

단순한 동경이나 환상이 아닌 적극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귀촌을 택한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젊은이들이 시골에서 살기 위해 준비하고 염두해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문이 밥벌이이자 조화롭게 남들과 어울려 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기획자의 말을 들으며,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한 그들의 도전과 용기에도 박수를 보낸다.


나에게 인문이란 사람답게 어울려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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