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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출판도시문화재단(세종지혜의숲) 진유리 협업자 :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간 아이

2021.03.16

출판도시문화재단(세종지혜의 숲) 진유리 협업자 :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간 아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통찰하는 수많은 인문프로그램 사이에서 엄마와 아이가 한 팀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둘만의 이야기로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책을 만드는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간 아이'

현장을 살펴보며 함께 뭉클함과 따뜻함을 느껴보자.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인문프로그램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간 아이’(이하 엄마의 일기장)는 10~12세 초등학생과 부모가 한 팀이 되어

그림 동화책으로 놀이를 즐긴 후, 프로그램 제목과 같은 주제로 그림 동화책을 만들어 나간다.

매주 토요일 ‘세종 지혜의숲’에서 진행되며 현재 총 네 팀의 엄마와 아이 참여자가 함께하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진유리 협업자는 본 프로그램 5주 차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는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프로그램의 취지가 반갑게 와닿았고 엄마인 참여자들과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시우 선생님(극작가·공연 연출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시다가 중간에 사정이 생기셔서 제가 이어받게 되었어요.

프로그램 중간에 이어받아 진행한 건 처음이라 참여자들과 첫 만남 때 긴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룹 성향을 파악해가면서 제 나름대로 프로그램 방향을 수정해나갔어요.

다행이 저도 교육연극계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프로그램 취지와 교육연극적 기법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죠.” ​ ​ ​ ​




  교육연극 강사로서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다 ​ 

 

진유리 협업자는 일반 연극을 비롯해 마당극, 교육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연극인이자 강사이다.

교육연극이란 교육을 위한 연극이자 연극을 통한 교육으로,

연극의 완성보다는 참여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교육적 효과와 기능을 중요시한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 ‘엄마의 일기장’ 프로그램은 엄마와 아이 참여자의 자발성, 협력, 창의성이 중요한 만큼 

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연극놀이, 오감 깨우기, 이야기 만들기 등  교육연극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책을 만드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야기 끌어내는 것까지는 많이 해봤지만 그걸 책으로 옮기는 게 저에게도 쉽진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매주 수업 전에 책 만드는 과정에 대해 공부와 준비를 많이 해요.

안 해본 것에 도전하면서 저의 능력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고 있어요.” ​ ​ ​




 자신의 삶이 담긴 그림 동화책을 만든다는 것 


프로그램 초반부는 몸을 움직이고 부딪치는 연극놀이, 마임, 오감 깨우기 활동 등을 하며 

참여자들 간 친밀감을 쌓고, 상상력의 스위치를 키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중·후반부는 그림 동화책을 만들기 위한 스토리를 구상하고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진행한다.

진유리 협업자는 참여자들에게서 각자의 삶이 반영된 스토리를 끌어내기 위해 명화나 사진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전 워크숍 때 얻은 힌트를 수업에 적용해봤어요. 

명화 중에서 엄마가 주인공이거나 엄마를 연상시키는 작품,

그리고  엄마 참여자의 어릴적 사진을 가져와서 보면서 '엄마'를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도록 했죠.”


프로그램에 참여한 엄마와 딸프로그램에서 제작하는 그림책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먼저 네 컷 만화 형식으로 말풍선에 간단한 대사를 써넣은 다음 글의 비중을 차차 늘려나갔다.

진 협업자는 글쓰기 과정에서 엄마들이 아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글을 쓸 일이 많아요.

즐기지 않더라도 글을 써야만 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어머님들은 그럴 일이 별로 없잖아요.

학교 졸업하고 적어도 20년 이상은 스스로의 의지로 글을 써본 적이 없는 분들인데

자기 이야기를 꺼내고 거기에 상상력을 덧입혀 글을 쓰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 ​




 지혜의 숲을 거닐다 ​ 

 

세종 지혜의 숲 내부에서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


 프로그램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한 ‘세종 지혜의 숲’에서 진행된다.

‘세종 지혜의 숲’은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7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한 거대한 규모의 서가가 시야를 꽉 채운다.

또한 프로그램 장소로 향하는 길에는 높낮이가 다른 원통형 서가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공간 이름처럼 지혜의 숲을 거니는 느낌을 준다.



 “제가 진행을 맡기 전 코로나19로 인해 두 달 정도 공간을 닫고 프로그램을 쉬었기 때문에 참여자를 재모집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프로그램 지원해 주시는 출판도시문화재단 담당자분께서 참여자 연락 등 관리를 잘 해주셔서 프로그램을 잘 이어갈 수 있었죠.

덕분에 현재 저희 프로그램 출석률이 굉장히 좋아요.” ​ ​ ​ ​




 엄마와 아이의 소통을 돕는 중간자의 역할 ​ 


프로그램 진행 장면

 

진유리 협업자는 프로그램을 계획한 대로 끝까지 완수하는 것보다 엄마와 아이의 소통에 더 중점을 둔다.

그는 엄마가 아이 중간에서 소통의 물꼬를 틔워주는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 예로 아이 혼자 참여하는 한 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엄마가 세종 지혜의숲 5층에서 아이들 블록 놀이방을 하셔서 아이 혼자 참여하는 팀이 하나 있어요.

처음에는 아이가 소외감을 느낄까 봐 걱정했는데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더라고요.

어머님과는 아이 결과물 사진을 보내드리며 자주 소통하고 있어요. 한 번은 엄마가 같이 왔는데 아이가 아무것도 안 하는 거예요.\

저는 처음 보는 아이의 모습이었죠. 하지만 곧 알 수 있었어요. 아이가 사춘기가 왔고,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구나.

아이 어머님께 그런 점을 말씀드리면서 관계를 도왔어요.” ​ ​ ​ ​




 인문학적 배움을 엄마와 아이의 일상으로 ​ 


 앞으로 배우이자 교육연극 강사로서 계속 활동해나갈 계획이라는 진유리 협업자.

그는 이번 인문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자신의 본래 활동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프로그램에서 했던 활동과 인문학적 배움이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이의 삶에 스며들어서

직업인으로서 역할, 가정에서 부모 역할을 할 때 잘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




 


 

 


 + 참가자 인터뷰 


참여자 인터뷰


 ​두 딸과 함께 프로그램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는 ‘민 코치’님께 인터뷰를 청해보았어요.

어떤 그림 동화책을 완성했는지, 프로그램 참여 소감은 어떤지 함께 들어볼까요? ​



 Q. 프로그램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저는 점핑 운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서 민 코치라는 별명을 쓰고 있고요. 여덟 살, 열 살인 두 딸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처음엔 아이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했어요. 큰 아이에게는 창의력을 키워주고 작은 아이는 글씨 쓰기를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엄마도 함께 참여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더라고요. 처음에는 부담이 됐어요.

토요일엔 근무를 안 하니 쉬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Q. 현재 100% 출석률을 기록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어떤 활동이 기억에 남으시나요?

초반부에 게임(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요즘은 선생님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저와 아이들에게서 이야기를 이끌어내시는데

아이들도 저도 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던 게 좋았어요. 또 저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활동도 해보았는데요.

사진 한두 장이지만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있잖아요. 제 기대에 비해 아이들은 큰 감흥이 없어 보였지만 저는 되게 좋았어요.(웃음)

아이들에게 그간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


 Q. ‘우리 엄마는 마녀’라는 그림 동화책을 완성하셨네요. 만든 과정은 어땠나요?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명화 속에서 ‘엄마’를 주제로 스토리 뽑아내는 활동을 했어요.

그림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만들 수도 있고, 각자 따로 만들 수도 있게 선생님께서 선택할 자유를 주셨는데요.

제가 아는 명화가 나오면 아이에게 자꾸 틀에 박힌 설명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틀에 박힌 스토리만 상상하게 되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전혀 아이를 터치하지 않았어요.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 다른 동화책을 만들었어요.


  Q. 어떤 내용인가요?

명화 속 엄마가 좀 으스스하고 기괴해 보여서 이걸 어떻게 재미있는 그림 동화로 이끌어낼까 생각하다가

엄마가 마녀라는 판타지 설정을 해봤어요. 나쁜 마녀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마녀로요.

명화 속에 오리와 닭도 있는데 마침 세종에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기사 내용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마녀인 엄마가 멧돼지를 닭으로 바꾸고, 시끄럽게 우는 까마귀는 귀여운 오리로 바꾸고,

혼자 사는 할머니도 도와준다는 이야기를 상상해봤어요. 아이는 향기롭고 포근한 엄마 품에서 잠들면서 생각해요.

 ​‘엄마가 나 말 안 들을 때 나를 개미나 지렁이, 파리로 만들지만 않는다면 난 엄마가 마녀여도 좋아!’ ​


 Q. 프로그램 참여하면서 아이들은 엄마를, 엄마는 아이들을 좀 이해하게 된 것 같으신가요?

아이들이 저를 이해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았고요. 아이들은 엄마랑 뭔가를 함께 한다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제 욕심과 기대가 컸어요. 아이들이 다양하게 쓰고 척척 그릴 수 있을 줄 알았죠.

왜 못할까 싶어 답답하기도 했는데 선생님께서 아이 눈높이에 서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저를 이해시켜주셨어요.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고 매 순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이들에게 뭔가 지시하기보다 선생님이 이끌어주시는 대로 함께 따라가려 하고요.

집중해서 글을 쓰고 뭔가를 완성하는 제 모습을 아이가 보면서 엄마도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했는데

아이도 그걸 고마워하는 것 같아요. 인문학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신과 타인, 더 나아가 인간 존재에 질문을 던지고 깊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인문학이라 한다면,

‘엄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간 아이’ 프로그램은 몸짓과 놀이, 이야기라는 방식에 인문학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 같네요.

 ​진유리 협업자와 프로그램 참여자분들 모두, 프로그램에서 얻은 인문학적 배움을 일상으로 가져가 좋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222173657722

 

 

장소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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