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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미난협동조합 강효선, 민지홍 협업자 : 불멍숲멍 때리기 학과

2021.04.01


재미난협동조합 민지홍, 강효선 인문협업자 : 불멍숲멍 때리기 학과


숲에서 모닥불을 보며 멍때리기. 숲속 동물이 되어 감각해보기. 모든 걸 내려두고 숲에서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빈 시간을 가져보기.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불멍숲멍’은 대체 어떤 프로그램일까? 고흥 남열해돋이해수욕장에서 강효선·민지홍 협업자를 만났다. ​

 

 


 


 멍때리기란 목적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 


프로그램 진행 사진


 ​‘불멍숲멍’ 프로그램은 전라도를 비롯한 한국의 숲을 다니며 캠핑하면서 자연과 교감하고, 모닥불을 피우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두 협업자는 프로그램 참여자들과 함께 한 달에 두 번, 순천, 고흥, 순창, 하동 지리산 등을 다니며 1박2일 불멍숲멍을 때렸다.



“멍때리기의 핵심은 ‘목표나 목적을 갖지 않고 그곳에 존재하기’라고 생각해요.

산책, 수영, 이건 그걸 통해 뭘 얻으려는 목적을 가진 거잖아요.

불멍숲멍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걸 하려고 하기보다는 그곳에 존재하는 시간을 주고 싶었어요.

일상에서 이런 시간이 되게 부족해요. 가자, 가서 뭘 하고 돌아오자, 이런 식으로 들 살잖아요.

그게 아니라 여유와 틈을 만들어내서 그냥 존재해보는 거.

긴장을 풀고 나 자신이 되는 건 이런 거구나, 자연 속에서 있다는 건 이런 거구나 느끼는 시간. 그게 첫 단계라고 생각했어요.”

- 강효선 인문협업자 -



프로그램 참여자 정원은 10명으로 제한하고 1인 참여자만 신청을 받았다.

흥미로운 프로그램 내용에 25명이나 참가 신청서를 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종 12명의 참여자를 확정했다.

코로나 등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평균 5명의 참여자가 프로그램을 위해 숲으로 모인다. ​ ​ ​ ​ ​




 불멍과 숲멍의 만남 


민지홍 , 강효선 인문협업자


 ​프로그램을 기획한 강효선, 민지홍 협업자는 2012년 생태적 삶을 실험하던 ‘별에 별꼴’ 커뮤니티에서 만났다.

민지홍 협업자(이하 ‘보파’)는 숲에서 살아가는 꿈을 이루고자, 세계를 돌아다녀 숲에서 사는 이들을 찾고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강효선 협업자(이하 ‘효선’)는 생태적 삶과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다. 

웨덴의 사회적기업가 학교에서 10개월간 머무르며 배우고, 그 후 생태 프로젝트나 생태마을, 공간을 찾아다니며 개인 프로젝트를 했다.

오랜 여행을 하다가 올해 한국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동안 경험한 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자 ‘불멍숲멍’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불을 좋아하는 보파가 불멍을, 자연과의 연결감을 중요히 여기고 숲에서 깊은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경험한 효선이 숲멍을 맡았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평소에도 불을 피울 요소를 많이 찾고 연습해요. 집에 요리 화덕을 만들어서 쓴다든지, 구들 만드는 연습을 하러 간다든지.

불을 보면서 제 삶을 돌아보거나 방향성을 고민하곤 해서 그런 부분을 프로그램에 녹여보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불멍을 때리고 싶었고, 이 친구(효선)는 숲멍을 때리고 싶어서 각자 기획을 하다가 극적으로 만났어요.

숲에서는 불멍을 안 때릴 수가 없고, 불멍도 숲멍과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서로 잘 맞았죠.” 

- 민지홍 협업자 -




 ​​ ​ ​ ​ ​ 자연과의 연결감과 주체적 삶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틀은 불멍과 숲멍을 번갈아가면서 하되,

환경운동가이자 생태철학자 조안나 메이시(Joanna Macy)가 디자인한 ‘재연결 작업’ 프로그램을 따라 흐름을 짰다.


“‘재연결 작업’은 사람들이 자연과 더 깊게 연결됨으로써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고,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개개인에게 힘을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고통을 마주하는 작업을 하고,

그걸 통해서 새로운 감각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하는 방향까지 나아가요.

이걸 나선형으로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흐름을 따라 불멍숲멍의 반 년을 디자인했어요.”

- 강효선 인문협업자 -


프로그램 활동은 자연과 관계 맺기를 경험하고, 평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감각 외에 다른 감각을 불러들이는 활동들로 구성했다.

숲과 불을 침묵 속에 바라보며 내면에 집중하기, 숲에 사는 동물들의 감각을 이용해 서로를 새롭게 만나보기 등이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로 ‘비전 퀘스트’ 시간도 가졌다. 

일상에서 반복적,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것들을 없앤 상태에서 자연과 깊이 만나보는 시간이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성인식 때 하는 의식인데요.

아무것도 안 가지고 숲에 올라가서 가장 자기한테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장소를 찾아 반경 2미터의 원을 그려요.

그 원에서 나가지 않으면서 3박 4일 동안 숲과 호흡하고 생각하는 의식이에요. 저희는 하루 낮 하룻밤을 경험했어요.”

민지홍 인문협업자



 

 ​​ ​ ​ ​ 안전한 공간과 든든한 지지 안에서 ​ 


 프로그램 장소는 전라도의 숲을 중심으로 하되, 캠핑에 능숙하지 않은 참여자들과 숲에서 1박 2일을 보내기 위해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안전한 장소를 찾는 데 우선을 두었다.

그렇게 찾은 첫 장소가 ‘불멍숲멍’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협업하는 재미난협동조합의 공간 ‘너머’와 그 뒷산이다.

 


“안전한 공간이라는 게 육체적 안전의 의미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전한 것도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소비하는 방식으로 캠핑하는 게 아니라 장소와 관계 맺고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거기 있더라도 인정받을 수 있고

그래도 괜찮다고 할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 중에 저희와 알고 연결되는 공간을 찾았어요."

/

“처음에 프로그램 제안했을 때 순천에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결합하지만,

수도권에서 지역에 연결하고 싶은 친구들이 이런 활동을 하면서

지역을 점점 알아가고 지역과 연계해가고자 하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 주셨어요.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있으면 다 도와주셨죠.”

(위) 강효선 인문협업자 / (아래) 민지홍 인문협업자


 

순창 ‘모두의숲’도 이들이 찾은 안전한 공간 중에 하나다.

흙건축연구소 살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숲을 사서 숲놀이터, 트리하우스, 구들방 등을 조성한 공간이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모두의숲’에 저희 활동을 적극 지지해 주시는 어른들이 계세요.숲에서 얻어 갈 수 있는 다양한 거리들,

생활에 필요한 부분뿐만 아니라 감정적이고 영적인 부분까지도 숲에서 느끼고 가져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열려있는 숲이에요.

거기 어른들은 전문가들이라서 불 피우는 것부터 해서 저희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원리나, 기술, 장비 등 흔쾌히 알려주셨죠.”

- 민지홍 인문협업자 -




 ​​ ​ ​ 코로나 시대의 공동체 

 

 

“프로그램을 하려고 모이면 꼭 물어요.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한 달에 두 번 모이는 프로그램인데 모두가 매번 오진 않으니까요. 그런데자 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개인이 고립된 상황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존을 확인하고 다시 우리가 하고 싶었던 걸 함께 한다는 게 의미가 깊죠.”

-  강효선 인문협업자 -



보파와 효선 두 협업자는 ‘불멍숲멍’을 통해 참여자들이 느끼고 배운 것을 일상으로 가져가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주체적 삶을 살고,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되길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 불멍숲멍 심화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코로나 때문에 변경된 부분이 많아서 계획한 만큼 충분히 진행이 됐나 물음표가 많이 뜨거든요.

앞으로는 이 부분을 빼고 갈 수는 없겠구나 생각도 들어서 과제를 받은 느낌이에요.

이런 세상에서 다음은 어떻게 준비하고, 우린 어떻게 만나야 하고, 어떻게 연결이 되어야 하는가 고민이 많아졌죠.

또 저희가 바라는 변화나 흐름은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아주아주 후에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변화의 힘을 얻는 게 한두 번 만남으로 가져지는 건 아니라서 더 작업을 하면 좋겠다 생각해요. 그래서 내년에도 불멍숲멍!"

 

 

 


 

 


 + 참여자 인터뷰 ​ ​ ​ 


참여자 인터뷰


 아름다운 고흥 남열리바닷가에서 불멍숲멍의 마지막 날을 함께한 세 명의 참여자들!

옹기종기 모여 즐겁게 모래 장난을 하는 제제, 유진, 하리에게 프로그램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Q. 간단한 소개와 참여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유진)

저는 충북 옥천에 사는 유진이에요.

보파와 효선 둘 다 오랜 시간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생태공동체를 다니고 한국으로 돌아왔거든요.

오랜만에 돌아온 두 사람이 한국의 숲을 함께 다닐 친구들을 모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여행 이야기도 궁금했고,

둘의 조합도 너무 좋았고. 이래저래 반가운 기획이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제)

서울 마포구에 살고 있는 제제입니다.

저희 셋은 개인적으로는 몰랐는데 셋 다 보파와 효선을 아는 사이여서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하리)

저는 광주광역시에 사는 하리입니다.

경기도 광주 아니고 광주광역시! 하하. 저도 보파와 효선을 알고 있어 참여했고요. 지금까지 불멍숲멍 모든 시간에 참여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신 소감은 어땠어요?

(유진)

첫째 날 순천 공간너머 뒷산에 갔을 때 숲을 걸으면서 숲 안에서 자신과 닮은 것을 찾는 활동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같은 산에서 숲이랑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여우의 발걸음, 사슴의 귀, 부엉이의 눈 등 숲속 동물이 되어보는 걸 상상하면서

눈과 귀를 열고 발의 촉각을 여는 시간도 있었고요. 나무를 깎아 젓가락도 만들고요. 그런 소소한 것들이 즐거웠어요.

밤에 산속에서 다 같이 멍때리면서 별 보던 기억도 되게 따뜻하게 남아있어요.

사실 숲이라는 장소도 좋지만 숲에 모여드는 사람들이 숲을 닮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

(제제)

저는 비전 퀘스트.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숲으로 가서 그 다음날 아침에 나왔고요.

저는 배고픔이 가장 고민이었거든요. 막상 들어가 보니까 제일 힘든 건 심심한 거였어요.

효선이 많이 비워야지 숲에서 많이 채워올 수 있다고 해서 침낭이랑 매트랑 필기구만 가지고 올라갔어요.

가서 고민도 정리해보고 명상도 하고 아무것도 안 입어보기도 했는데 아직 한낮이야! 시계랑 핸드폰도 없어서 시간도 몰랐거든요.

심심하니까 자꾸 뭘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할 수 있는 게 화장실에 간다거나 낮잠, 명상, 이런 거밖에 없었어요.

근데 화장실 가고 싶었을 때 1~2분만 참아도 안 가고 싶은 거예요. 담배를 너무 피고 싶어. 이것도 참아보니까 안 피고 싶은 거예요.

배고픈 게 아니라 뭘 먹고 싶어. 이것도 조금만 참아보니까 괜찮아지고요.

‘아, 내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짜 감각에 둘러싸여서 살고 있었구나’ 느끼게 됐어요. ​

(하리)

저도 비전 퀘스트. 내려와서 얼싸안고 각자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저는 ‘너무 집에 가고 싶었다, 여태까지 불멍숲멍 너무 좋았는데 이게 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심심해서 미쳐버리겠는 거예요.

내려가서 뭘 가져올까 생각하면서 그 시간을 견뎠는데 끝나고 나서 그냥 신기한 경험했다 그랬거든요.

효선이 비전 퀘스트를 소화해내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고 1년까지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진짜 놀라웠던 게,

일상을 살아가면서 계속 비전 퀘스트가 생각나는 거예요. 그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게 일상에서 갑자기 툭, 이거였구나!

아직 다 해석을 못 했지만 여전히 그때 감각이 남아있고 되게 중요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 ​



 


 

 


 자연과의 교감을 과감없이 실행하는 불멍숲멍 프로그램 !

멍때리며 성찰하는 개인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할지 생각만해도 설레입니다.

색다르고 도전적인 이 활동을 참가한 분들이, 많은 것을 얻어가셨을게 분명해요.

계속 좋은 활동으로 설렘과 삶의 소중함을 전달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222180899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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