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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이 바라보는 우주 : 프로젝트 대전, 2016 코스모스

예술과 과학이 바라보는 우주 -프로젝트 대전, 2016 코스모스

2016.09.13


과학과 예술의 사이

 

마냥 들었을 때 예술과 과학은 서로 상이한 인상을 가진 것으로 들리지만, 이 두 가지 예술과 과학을 같이 이야기하는 일이 있다. 그리고 다르게 생각되는 것 때문에 이 둘을 함께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된다. 이를테면 과학의 눈을 통해서 다른 한쪽인 예술을 바라보는 일은 우리가 예술의 눈을 통해 예술을 볼 때와는 무언가 다른 예술을 보게 해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이라는 기획의도를 가진 ‘프로젝트 대전 2016 코스모스’전은 그자체로 제법이나 흥미를 끈다.


코스모스전

▲ 코스모스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2012년부터 시작해서 격년제로 진행돼는 ‘프로젝트 대전’은 과학기술도시로 수식되는 대전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하여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시도하는 전시이다. 이러한 기획을 통해서 대전시의 정체성을 과학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확장하고, 예술을 통해서 기술과 자연, 인간의 통섭을 시도한다고 한다.

2012년 ‘에네르기’라는 주제로 시작해서 2014년에는 ‘더 브레인’이라는 전시제목으로 뇌 과학과 신경과학을, 그리고 이번 2016년에는 ‘코스모스’로 우주라는 주제를 겨냥했다. ‘코스모스’전은 이전의 전시들보다 훨씬 확장된 주제를 가지고 우주 역사와 사건, 우주 시그널, 행성탐험, 우주와 공간, 물질로서의 우주, 우주 그 이후 등 6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지구별일렉트로프로브

▲ 해인즈&힌털딩 두 작가의 <지구별>의 한 장면 / 그룹 트로이카의 <일렉트로프로브 #5>


‘코스모스’전은 과학이 도전했던 영역들을 각각의 소주제로 삼았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와서 처음 보게 되는 1~2전시실은 소주제들 중 우주역사와 사건, 우주 시그널, 행성탐사를 다루고 있다.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작품은 <지구별>로, 전시동선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면 차례로 <비가역성: 돌이킬 수 없는>, <일렉트로프로브 #5>, <자기장 실험>를 보게 된다.


태양망원경을 통해 포착한 태양을 재생하는 영상과 정체불명의 두 과학기기로 이루어진 <지구별>은 이름만큼이나 제법 스펙터클해서 전시를 들어서면서부터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데, 미술관에서 제시하는 과학, 이 ‘코스모스’전에서 이야기할 우주라는 것에 대해 염두하고 있다면 이것이 단순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조금은 의미심장한 것으로 경험된다. 과학박물관에 전시된 태양모형을 보는 것과 이것은 어떻게 다를까.

다음의 작업 <비가역성: 돌이킬 수 없는>은 일단 정체불명! 전시설명에는 소주제인 ‘우주역사와 사건’에 해당하는 작업으로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의 역행을 영상으로 실현하고, 우주와 같은 초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낸다’고 되어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영상작업을 바라볼 때 느끼는 정체불명함은 작업설명에서의 ‘초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는 것과 조금은 맞닿아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일렉트로프로브 #5>와 <자기장 실험>은 <지구별>과 함께 소주제 ‘우주 시그널’에 해당하는 작업들이다. 과감히 요약해서 <지구별>이 태양의 신호를 통한 작업이라면 <일렉트로프로브 #5>는 기계사물의 신호를, <자기장 실험>은 말 그대로 자기장 신호를 통한 작업이다. 물론 이 신호들은 전부 과학적으로 있다는 것은 알아도 우리가 버스 하차할 때 누르는 버튼 신호처럼 보통은 보거나 들을 수는 없는 정체불명의 신호들이다. 작업을 통해 정체 있게 된 신호들의 정체를 보다 구체적인 정체로 추리해보는 것이 ‘우주 시그널‘에 해당하는 작업들을 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화성여행또 다른 세계의 일몰오스모 내부

▲ 아담 노튼의 <화성여행>일부 / 댄 굳즈의 <또 다른 세계의 일몰> / 팀 루프닷피에이치의 <오스모> 내부


2전시실은 세 작업 <화성 여행>, <달 거위 프로젝트>, <또 다른 세계의 일몰>을 보는 것으로 끝난다. 세 작업 모두 소주제 ‘행성탐험’에 해당하는 작업들인데, 1전시실의 ‘우주 시그널’을 보고 난 다음 2전시실의 ‘행성 탐험’을 가는 것은 무언가 서사적인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3전시실은 소주제 ‘우주와 공간’과 ‘물질로서의 우주’를 다룬다. ‘우주와 공간’을 다룬 <오스모>는 공기주입식 막과 선풍기로 제작한, 관객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은색의 거대한 풍선이다. 깜깜한 <오스모>의 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별들을 보는 것처럼 흰 점들이 반짝이는데, 이는 그냥 무작위로 그려 넣은 것이 아니라 NASA로부터 제공받은 3000여개의 별, 행성의 자료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사실 별을 본다는 것은 우리가 우주를 보는 가장 1차원적인 방법이지만 오늘날에 빼곡한 별을 가진 우주를 본다는 건 자료로서 별자리 지도 따위를 펼쳐놓고 내려다보는 일이 아닌가.

그러나 <오스모>는 NASA가 제공한 정보 그 자체의 별도 아니면서 굳이 우주를 보는 것으로 우리를 올려다보게 한다. 여기서 보는 우주, <오스모>의 내부는 하늘이면서 마치 지도처럼도 보이는 별들이다. 우주 공간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생각해 봄직하다.


과학예술 융복합 특별 전시 프로젝트 대전2016 코스모스 전 포스터

▲ 코스모스전 포스터


코스모스전의 마지막 코스인 4전시실은 소주제 ‘우주 그 이후’를 다루며 <수평적 사건>, <세상의 저 편> 두 작업을 제시한다. <수평적 사건>은 길이 80CM 남짓의 막대 모양의 라이트가 빛줄기를 이루며 암실속의 공간을 느리게 비추고 있는 작업인데, 빛이 비추는 환한 부분을 보면 이 방이 어둡고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공간이 아니라 톱밥 먼지 같은 미세한 입자들이 가득이 돌아다니고 있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잠깐 작업 설명을 빌어보면 “수 만개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일시적인 소우주의 증언자가 된다.”라고 한다. 우리가 우주 공간을 떠올렸을 때 공기도 중력도 없는, 행성들 간에도 수천, 수억 킬로미터나 떨어져있는 공허한 공간을 떠올리지만 <수평적 사건>은 대신에 빽빽한 공간의 밀도를 증언한다. 이것은 우리들의 우주를 보는 시점을 조정하는 일이기도 하는데 ‘코스모스’전의 마지막 소주제인 ‘우주 그 이후‘를 함께 생각했을 때에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를 남긴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코스모스’전은 이처럼 과학과 예술을 통해 우주를 바라본 전시다. 덕분에 ‘코스모스’전에서의 ‘우주’는 단순히 심미적으로 찬미될 뿐이라거나 어려운 공식으로 수치, 정보화 되어 나열되기만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때문에 우주라는 것에 대해서 처음 들었을 때 느껴지는 어떤 막연함이나 공허함 그 이상으로 우주를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우주를 한번 들어봄직하다.



사진= 안준형

 

장소정보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 대전시립미술관
과학 예술 프로젝트대전2016코스모스 과학의눈 예술의눈 융복합 행성탐사 우주와공간 대전시립미술관
안준형
인문쟁이 안준형
[인문쟁이 2기]


안준형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여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 거주 중에 있는 어린 미학도이다. 학교 재학동안에 들었던 비평수업의 영향인지 artwork보다도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껴 혼자 간간이 글을 써왔었다. 인문쟁이 모집공고를 보게 되어, 문화 활동이나 전시 등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역사적 인물로는 재야운동가이신 기세춘선생님이 있었는데 집이 가까워서 조만간 뵐 수 있을 것 같다. mgo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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