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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인문 문화 이야기

문화공간 그루, 괴산과 몽톨리유(Montolieu)를 넘나들다!

괴산의 풍물패 문화공간 그루, 가장 전통적인 가락으로 프랑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

2020.01.28

인구 4만도 안 되는 괴산에는, 사람들이 모여 마음껏 풍물을 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괴산의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문화공간 그루'. 문화공간 그루는 2016년 정식으로 단체 등록을 하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 세 번의 정기공연을 올린 풍물패입니다. 2018년에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지역우수문화교류콘텐츠발굴지원사업’으로 프랑스 문화교류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괴산과 프랑스를 어떻게 해서 넘나들게 되었는지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단원이며 괴산에 터를 잡고 그루 활동을 하고 있는 김동호, 최경아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공연단체를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친구가 괴산에 이사 왔다고 해서 놀러왔다가, 부탁을 받고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어요. 친구 아들과 동네 아이들 일고여덟 명이 모였고, 송평리 은행정 마을회관에서 강습을 했습니다. 저희가 모여 사물놀이 연습을 할 때마다 할머니들께서 박수도 쳐주시고 좋아하셨어요. 그러다가 어른들 풍물패도 꾸리게 되었고요. 공연 한번 하자고 해서 후배와 친구들을 데리고 와 한살림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첫 공연을 했는데, 관객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괴산에는 정말 좋은 분들이 많으세요(웃음). 그 날 두레학교 최복순 교장선생님이 댁에서 재워주셨습니다. 처음 보는 저희 연주자들을 집으로 초대해 2차 뒤풀이와 아침식사까지 대접해주셨는데, 그 날, 괴산 분들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동호) 


괴산 첫 공연 사진 괴산 첫 공연 사진

 ▲ 2016년 괴산에서의 첫 공연. 이 날 함께 했던 많은 분들과 지금까지도 함께 놀고 있다고. ⓒ원혜진


2014년 송평리어린이사물놀이단에 이어, 2015년 풍물패 벼리, 2016년 문광신바람사물놀이 강습을 시작하고, 2016년부터 매달 <문화학교 숲>의 <홍범식 고가와 함께 떠나는 신나는 이야기 여행>에서 풍물 공연을 하며, 공연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도 시작되었습니다. 김동호 최경아 부부는 2016년 11월 사리면 화산리에 거실이 넓은 집을 구입하고, 거실 한쪽 벽면에 거울을 붙여 연습실로 꾸몄습니다. 너른 마당에는 30여 평의 데크를 만들어 사시사철 연습과 공연, 바비큐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공간 마련 후, 2016년 12월 <문화공간 그루>라는 이름으로 단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홍범식 고가와 함께 떠나는 신나는 이야기 여행> 이외에도 괴산 고추축제 공연, 유기농페스티벌 공연, 그리고 첫 정기공연을 했습니다. 


“정기공연은 시립풍물단 후배들을 데리고 와서 홍범식 고택 마당에서 했습니다. 5천 원짜리 후원티켓을 제작하여 티켓을 들고 오면 막걸리와 파전을 나누어주었어요. 흥청흥청 잔치 같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풍물패 ‘벼리’를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전을 부치고 어묵을 끓이고, 막걸리와 음료수를 나누어주고 청소 등 진행을 도와주신 분들이 스무 명도 넘었습니다. 참 감사하죠. 정작 본인들은 일을 하느라 공연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아쉬워하셨던 기억이 나요(웃음). 그 첫 정기공연이 가장 ‘그루’다운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공연, 편안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 잔 하며 즐기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최경아) 


문화공간 그루의 첫 정기공연 문화공간 그루의 첫 정기공연

 ▲ 2017년 9월 30일 문화공간 그루의 첫 정기공연 ⓒ문화공간 그루 제공


2018년에는 ‘홍범식 고가와 함께 떠나는 신나는 이야기여행’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인 ‘신나는 예술여행’과 지역문화진흥원 지원사업으로 풍물패 연합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월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지역우수문화교류콘텐츠발굴지원사업’ 공모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괴산 연풍 한지와 공연을 엮어보자고 일을 벌였고, 괴산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지, 소리를 담고 바람에 날다>(줄여서 소리바람) 작품으로 문화공간 그루, 연풍한지체험박물관, 숲속작은책방, 기획자, 공예가, 영상 제작자 등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든 것입니다. 한지로 무대를 장식하고 소품을 만들어 사용하며, 공연 내용 또한 괴산의 자연과 사람들, 전통방식으로 한지를 만드는 장인의 모습을 담고자 했습니다. 문화공간 그루 공연팀 10명을 포함한 18명의 연합팀은 8월에 모여 12월 말 공연을 하기까지 한마음으로 교류사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2018년 12월 29일 프랑스 책마을 몽톨리유의 작은 극장에서 한국 괴산에서 온 예술가들의 한 판이 벌어졌습니다. 괴산과 몽톨리유가 만나는, 마을과 마을이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몽톨리유 공연 현장 몽톨리유 공연 현장

 ▲ 2018년 12월 29일 몽톨리유 장게노 극장. 대한민국의 중심 괴산에서 온 예술가들이 몽톨리유 책마을 사람들과 만나 

한지로 장식한 무대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가락을 들려주다. ⓒ문화공간 그루 제공


4개월 만에 교류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몽톨리유를 가기 위해 들렀던 도시 몽펠리에(Montpellier)에서 한국을 알리는 축제를 만드는 남영호 감독님께는 프랑스에서의 문화교류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고, 이장석 한인회장님께는 통역과 행사 진행 등의 실질적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인연으로 문화공간 그루는 2020년 11월 제 6회 코레디씨(Coree d'ici)에 초청되어, 다시 한 번 괴산과 프랑스를 잇는 문화교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준비를 위해 2019년 11월 5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제 5회 코레디씨 축제를 참관하고, 괴산의 한지와, 브로콜리 곁순나물 등의 물품을 후원받아 전달하였습니다. 


“코레디씨 축제를 보고, 파리도 아닌 지방의 도시에서 한국을 알리는 축제를 이렇게 크게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프랑스 일대의 포도밭을 보며 참 건강하게 농사짓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괴산의 한살림 생산자들과 프랑스의 농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괴산 청천면 블루베리 농부 박일경 님) 


코레디씨에 선보인 괴산의 산나물코레디씨에 선보인 괴산의 산나물

 ▲ 2019 코레디씨(Coree d’ici)에서 선보인 괴산의 나물(괴산 한살림, 감물 흙사랑 후원) ⓒ원혜진


한지와 공연을 결합하여 괴산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만들어 괴산과 남프랑스를 이은 문화공간 그루.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화교류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 마을과 마을이 만나는 형식으로 가는 것입니다. 괴산에서 이것이 가능할까 전망이 궁금합니다.


“지난 11월 1일 세 번째 정기공연에서 괴산 풍물패 연합 분들과 무대를 여는 길놀이를 함께 했습니다. 그루는 전문 공연단체이지만, 괴산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싶어요. 또 훌륭한 연주자들을 데려와 좋은 공연을 많이 만들고 싶기도 합니다. 그루 공연에 직장 후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 그 친구들도 괴산에서 공연을 하면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괴산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많이 만들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괴산을 알리는 계기도 되구요.” (김동호)


“괴산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놀고, 함께 공연도 만들고, 나아가 세계에 괴산을 알리고 싶어요. 농한기 특강이나, 회원 강습, 공연 등을 통해서 더 많은 괴산 사람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프랑스 문화교류 역시 괴산의 사람들과 함께 꾸리고 싶어요.” (최경아) 


김동호, 최경아

▲ 남프랑스의 겨울 거리 김동호 최경아 ⓒ원혜진


괴산의 사람들을 만나고 나아가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겠다는 바람. 사람으로 이어진 인연이기에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천천히 한걸음씩 여러 사람들과 즐거이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루가 있어 더욱 재미나고 신명나는 괴산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관련 기사 

https://www.facebook.com/groups/2127362217289741/

 

 

장소정보
충청북도 괴산군 사리면 화산재로1길 32-11 문화공간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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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원혜진
인문쟁이 원혜진
2019 [인문쟁이 5기]


충북 괴산, 아이 넷과 함께 캠핑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철없는 엄마.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시골살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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