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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제주의 일상을 파고들다

제주문화중개소 「시:작」

인문쟁이 이경아

2018-12-27

일상을 예술로 물들이는 문화 소통

 

그리 거창한 「시ː작」은 아니었다. 사람들과 열려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관심사를 공유하자는 것이 첫걸음이었다. 「시ː작」은 단순한 체험이 아닌, 일상을 예술로 물들일 수 있는 문화 공간을 꿈꿨다. 그들은 장황한 계획에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직접 현장으로 나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변화를 불러왔다. 그렇게 오늘도 “제주문화중개소 「시ː작」”은 문화예술서비스가 부족한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 ⓒ홍민아연구원


「시ː작」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것을 지향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 연구원 지역 균형 발전지원센터 제주문화 중개소 홍민아 연구원을 만나 「시ː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포스터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포스터 및 브로셔 ⓒ홍민아연구원

 

Q. 제주문화중개소 「시ː작」이라는 이름과 포스터가 인상적이에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제주문화중개소는 문화예술의 균형 있는 발전을 목표로 해요. 「시ː작」이라는 이름에는 문화예술이 부족한 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스터에는 메말라 있는 그 불모지를 문화예술로 물들이고자 하는 꿈을 표현했어요. 예술의 바다에 뛰어드는, 꿈을 향한 다이빙이죠.

Q. 제주지역균형발전사업의 일환으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들었어요. 

A. 제주문화중개소 「시ː작」은 서귀포 권역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서비스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장기 사업이에요. 제주시보다 서귀포시는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이 적어요. 그래서 문화적 욕구는 있으나 채울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지역주민에게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까지 바라보고 있죠. 지금은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있는 행정동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가고 있어요.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맛과 여유를 쓰다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맛과 여유를 쓰다 ⓒ홍민아연구원


Q. 제주문화중개소 「시ː작」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제주연구원은 지역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이에요. 하지만 이 사업은 기존에 해오던 연구와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학술의 영역에다 순수예술, 지역을 연결해야 하죠. 게다가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처음인 데다, 이론을 현실에 풀어내기도 해야 하니 큰 노력이 필요했어요. 참여하는 구성원도 다양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각자의 개성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작은 과정 하나에도 깊은 고민을 거쳐야 했어요.

Q. 기존의 문화예술 서비스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공간을 이어주는 중개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똑같이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학교나 학원, 문화센터와는 달라요. 양질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훌륭한 강사분들을 모시기 위해서 부단히 애썼어요.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제주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강사분들을 초청하기도 했어요.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첼로 살롱 홍민아연구원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첼로 살롱 ⓒ홍민아연구원


Q.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A. 현재 20가지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음악, 문학, 연극, 춤, 미술 공예, 영상 및 영화, 환경, 복합장르라는 9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고, 규방 공예부터, 즉흥 춤, 수중촬영, 첼로 살롱, 드로잉 등 다양한 수업들이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첼로 살롱의 경우, 매주 곡의 흐름과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음악회도 열어요.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이처럼 개별 프로그램이 주민들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을 불러오고 있어요. 요즘에는 대상 역시 일반인에서 청소년으로 점차 넓혀 나가고 있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획된 “별별”「시ː작」에서는 DJ 래피, 1인 크리에이터 김건우 님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과 기당미술관에서 바다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하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에요.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즉흥 춤 메소드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즉흥 춤 메소드 ⓒ홍민아연구원


Q. 연구원이지만 아티스트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셨잖아요. 기획자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연구원님의 다양한 배경이 어떻게 연결되었나요?

A.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어요. 배우로 무대에 섰던 경험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작자와 기획자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사업을 통해서 제 활동의 폭과 시선이 한결 넓어졌어요. 원래의 활동과는 다르지만, 큰 그림을 봐야 하는 기획자로 일하는 것이 배우로서의 생명을 다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기획자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자, 인생의 자연스러운 흐름 중 하나인 셈이죠.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바다 쓰레기로 동화적 상상하기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바다 쓰레기로 동화적 상상하기 ⓒ홍민아연구원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제주문화중개소 「시ː작」이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게 더 성장시켜 나가려 해요. 하나의 유기체가 순환하며 발전하듯, 지역에도 계속해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끔 말이죠. 문화예술은 사회에 균형을 가져다줄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구성원 간의 유대는 앞으로의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될 거라 믿어요.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아코디언과 추억 쌓기

△사진. 제주문화중개소「시ː작」 프로그램_아코디언과 추억 쌓기 ⓒ홍민아연구원



순수예술과 주민을 잇다.


 「시ː작」는 체험형 예술이 아니라 순수예술로 지역주민의 일상을 변화시킨다는 점에 있어서 매우 독특한 프로젝트다. 진정한 일상예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사와 참여자가 소통을 통해 쌓아나가는 돈독한 관계가 중요하다. 이는 습관적이고 기계적인 보행이 아니라 무던한 노력을 요구하는 이인삼각과도 같다. 그리고 제주문화중개소 「시:작」은 두 주체의 중개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록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기에 어설플 수도 있다. 그러나 완벽한 결과보다는 과정 속의 도전과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기에 그 미래가 밝다. 제주문화중개소 「시:작」은 문화예술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한줄기 단비를 내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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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아
인문쟁이 이경아

2018 [인문쟁이 4기]


‘열등감은 우월을 향한 욕구이다’라는 아들러의 인생처방전을 좋아합니다. 못나고 실패 투성이인 제 삶을 타인과 비교하며 좌절에 빠졌던 것도 열등감 때문이었고, 그런 삶을 인생이라는 궤도에 끌어올린 것도 열등감이란 섬세하고 열정적 감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열등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니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이 빛나 보이고 사물에 부여된 의미가 마음 깊숙이 와 닿더군요. 어설픈 글에 내가 부러워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보자는 의지로 인문쟁이의 여정을 걸어가려 합니다. 평생 그림자처럼 나를 등지고 있을 열등감의 무게와 속도를 고려해 너무 빨리 달리지는 않으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주의 깊게,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계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피려 합니다. 가끔 자신이 너무 못나 보인다면 제 글을 읽어주세요. 인문학을 통해 제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당신이 우월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수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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