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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저항 역사의 현장, 항파두리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2018.11.01

올해 제주 4・3사건이 70주년을 맞이했다. 긴 세월 어둠에 묻혀 있던 4・3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알려졌던 제주의 아픈 역사가 드러났다. 그 안에는 민중의 고통과 한이 담긴 항쟁이 유독 많은데, 일제의 수탈과 탄압에 저항한 해녀항일투쟁, 탐관오리의 횡포와 세금수탈에 봉기한 이재수, 몽골의 침략에 죽음으로 항거한 삼별초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삼별초 최후 항전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양혜영

▲ 삼별초 최후 항전지항파두리 항몽유적지(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양혜영

 

몽골에 대항하여 최후까지 조국을 수호한 삼별초

 

고려 무신 정권의 친위부대였던 좌별초, 우별초, 신의군을 합쳐 편성한 삼별초는 뛰어난 전술과 용맹함으로 여몽전쟁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 그러나 고려조정이 몽고와 강화를 맺고 강제로 해산을 명령하자 불복하고, 진도를 거쳐 제주에서 여몽연합군에 대한 항쟁을 이어갔다. 


삼별초와 항파두리 ⓒ양혜영

▲ 삼별초와 항파두리 ⓒ양혜영

 

항몽유적전시관 입구 ⓒ양혜영

▲ 항몽유적전시관 입구 ⓒ양혜영

 

삼별초군이 최후 보루지로 택한 제주 항파두리는 북쪽이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서쪽에 단애를 이루는 하천이 있어 성을 쌓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삼별초군은 항파두리 외곽에 6km 길이의 토성을 쌓고 안쪽에 돌로 이뤄진 800m의 내성을 쌓아 여몽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했다.


현재 발굴 작업 중인 항파두리내성터 ⓒ양혜영

▲ 현재 발굴 작업 중인 항파두리내성터 ⓒ양혜영


1976년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된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는 당시 쌓은 성터와 최후의 1인이 순의할 때까지 항쟁을 멈추지 않은 삼별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삼별초 군사들이 과녁으로 사용했다는 ‘살 맞은 돌’을 비롯한 고려 고분과 돌쩌귀, 구시통 그리고 순의비 뒤로 복원된 토성이 항몽유적전시관 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외세로부터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삼별초군의 의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항몽유적지에서 출토된 돌쩌귀 ⓒ 양혜영

▲ 항몽유적지에서 출토된 돌쩌귀 ⓒ 양혜영


삼별초 군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순의비 ⓒ 양혜영

▲ 삼별초 군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순의비 ⓒ 양혜영


새롭게 이어가는 저항 정신,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


제주에는 ‘몽근놈’이란 말이 있다. 가장 나쁜 사람에게 사용하는 심한 욕설로 ‘몽고놈’이란 말에서 비롯된 말이다. 삼별초의 패배 이후 100년 동안 몽고의 지배를 받았던 크나큰 고통이 제주 지역의 욕설 한마디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아픔에서 비롯된 불굴의 민족적 저항정신을 모색하고 기념하기 위한 ‘항파두리저항문화예술제’가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일대에서 펼쳐졌다. 10월 1일 ‘깃발전’을 시작으로 유적투어와 미술전, 음악제, 낭독회, 시사회, 토론회와 역사문화장터까지. 10월 한 달 간 매주 다른 주제로 저항문화예술행사가 진행됐다.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 안내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

▲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 안내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역사문화장터 ⓒ양혜영

▲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역사문화장터 ⓒ양혜영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은 저항과 투쟁의 대가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권리와 자유를 우리는 오랫동안 ‘피’를 흘려 쟁취했다. 그 ‘피’가 얼마나 고귀한지, 자유를 향한 저항 정신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항파두리에 부는 저항예술의 바람 속에서 긴 생각에 잠긴다.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의지의 표상 깃발전 ⓒ양혜영

▲ 항파두리 저항문화예술제-의지의 표상 깃발전 ⓒ양혜영

 

 

장소정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항파두리로 50 항몽유적지
제주 삼별초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예술 항쟁 항몽유적전시관 항파두리저항문화예술제
양혜영
인문쟁이 양혜영
2017,2018 [인문쟁이 3,4기]


양혜영은 제주시 용담동에 살고 거리를 기웃거리며 이야기를 수집한다. 하루라도 책을 보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매일 책을 읽고 뭔가를 쓰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설에만 집중된 편독에서 벗어나 인문의 세계를 배우려고 인문쟁이에 지원했고, 여러 인문공간을 통해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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