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우리 민화 이야기

한국민화뮤지엄

2016.12.30


민화는 서민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의 민화가 주로 서민들에 의해서만 향유되었다면, 우리나라의 민화는 임금과 사대부를 포함한 모든 계층이 즐겼던 만민의 그림으로 선조들의 꿈과 바람을 담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훌륭한 문화유산이 있는 한국민화뮤지엄, 조상들의 진솔한 삶이 배어 있는 재미있는 그림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450x300

▲ 한국민화뮤지엄 외부 ⓒ김주은, 책방심다


한국민화뮤지엄

한국민화뮤지엄은 국내 최초의 민화전문박물관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으로 2015년 5월,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에 건립되었다. 전통 민화의 계승/발전을 위하여 체계적인 연구와 수집을 비롯해 전문 서적 출판, 교육프로그램과 체험학습, 각종 포럼과 공모전 등을 통해 우리민화를 널리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lf_300x200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ct_300x200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rg_300x200

▲ 한국민화뮤지엄 내부 ⓒ김주은, 책방심다


1층에는 상설전시실과 민화체험장이 있으며, 2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성인전용춘화전시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민화뮤지엄에는 4,500여 점의 민화가 소장되어 있으며 유물 중 250점을 상시 순환 전시하고 있다. 신청자에 한에 전문 해설가의 재미있는 민화 이야기와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매년 개최되는 공모전 수상작과 현대 민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어 민화의 시대적 흐름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선조들의 꿈과 사랑을 담긴 민화 이야기

우리 선조들의 삶이 녹아있는 민화는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는 장식성뿐 아니라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과 염원을 솔직하고 해학적으로 담겨 있다. 민화는 조선 후기 본격적으로 유행한 그림으로 도화서 화원들이 그리던 궁중회화가 민간으로 확산하면서 등장한 그림이다. 특히 조선 말기는 민화의 전성기로 옷, 자수, 건축물, 석조물 등 많은 분야에서 민화가 사용되었으며, 다양한 주제로 여러 계층에서 향유되었다.

서민들은 민화를 사서 벽에 걸어 놓거나 병풍으로 만들어 집안을 장식하기도 하고, 집안의 큰 행사에도 사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서민들의 생활과 관련 깊었던 민화는 엄격한 규범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자유로운 상상력이 더해진 그림이다. 선조들의 꿈과 사랑이 담긴 민화, 한국민화뮤지엄 소장유물 중 대표적인 민화 몇 점을 소개한다.


작호도

작호도는 궁궐에서 사대부, 여염집까지 새해 정초에 주로 대문에 붙였던 문배(*문배(門排): 중국에서는 문신(門神)이라고 한다.) 그림이다. 소나무는 새해가 시작되는 정월 달, 까치는 좋은 소식을 상징하며, 호랑이는 삿된 이를 막아준다는 변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호도는 일 년 내내 잡귀와 액운을 막아주고 좋은 소식을 불러들인다는 조상들의 바람을 담은 그림이다.

우리나라 문배는 통일신라시대의 <처용가處容歌>(處容門排)에서 유래한다. 신라 헌강왕이 용을 위해 사찰을 건립하자 용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일곱 아들로 하여금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다. 그중 한 아들인 처용은 임금을 따라 서울에 와서 아름다운 아내와 관직을 얻었다. 그런데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사모하여 그녀와 관계를 맺었는데, 처용이 넓은 도량으로 대하자 이에 감복하고 처용의 형용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로부터 사람들이 처용그림을 문에 붙여서 역신을 물리쳤다고 한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모란도

예부터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으로 모란도에는 부귀하고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모란도에 꽃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부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모란 무늬는 서민들의 생활용품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혼례예복을 비롯하여 혼례식, 환갑잔치 등 행복을 기원하는 예식의 병풍에는 모란 그림이 빠지지 않았다. 가난하지만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서민들의 마음을 모란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어변성룡도

어변성룡도는 잉어가 변해 용이 된다는 전설이 담긴 그림으로,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입신출세하고자 하는 소망이 담긴 그림이다. 그래서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선비들에게 이 그림을 선물했다고 한다. 과거 급제를 하여 관직을 얻는 것은 비단 선비들뿐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큰 소원이었기에 어변성룡도는 서민들의 집에도 많이 붙여졌다고 한다. 어변성룡도의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를 향해 커다란 잉어가 온 힘을 다해 뛰어오르고 있는데, 일반적인 그림에서는 물고기의 혀가 표현되지 않지만 어변성룡도에서 잉어의 혀가 표현된 것은 혀가 보일 만큼 열심히 노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림에서 잉어의 모습이 반용, 반잉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노력하여 곧 출세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746x380

▲ 작호도 / 모란도 / 어변성룡도 Ⓒ한국민화뮤지엄


문자도

문자도는 글자그림을 뜻한다. 조선시대 유교 사회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나타낸 글자들을 주로 그렸으며, 여덟 가지 유교의 덕목을 담은 효제문자도가 성행했다. 효제문자도는 왕이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그림으로 유교의 중요한 덕목인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 여덟 개의 문자에 사물이나 동식물을 함께 그려 그 뜻을 전했다. 부모에게 효도하며(효), 형제간에 우애 있고(제), 나라에 충성하며(충), 믿음을 존중하고(신), 예의를 갖추며(예), 정의로으며(의), 검소하고 절제하며(염),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과 행동을 금한다(치)는 뜻이 쉽고 재미있는 글자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책거리도

책거리도는 책과 문방구, 도자기 등의 다양한 기물이 그려진 그림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8세기 말 정조대왕 연간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책거리에서 ‘거리’는 볼거리, 즉 구경거리를 뜻하는 말로 책이나 문방구 그림을 구경한다는 뜻을 가진 순수 우리말이다. 책거리도에는 책을 사랑하는 선비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우리가 책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과거에는 책이 많지 않을뿐더러 구하기도 어려운 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글을 읽고, 책을 아끼는 선비들에게 책거리도는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책거리도에서는 재미있는 회화적 표현양식을 찾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그림들이 보통 원근법을 기반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책거리도에는 ‘역원근법’이 사용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책거리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책이나 물건의 모양이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커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책과 물건들의 방향이 앞과 옆을 바라보는 등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것은 그림에 ‘다시점 기법’이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회화적 기법은 모두 눈앞의 사물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659x404

▲ 문자도 / 책거리도 Ⓒ한국민화뮤지엄


알쏭달쏭 지식 Q&A_ 민화와 풍속화? 같은 그림 아닌가요?

민화와 풍속화는 우리 민족의 옛 그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엄연히 구분되는 그림이다. 민화는 서민 화가들이 그린 그림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혹은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이다. 또한, 그림의 주제나 내용이 실제 존재하는 것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상상이나 염원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에 반해 풍속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그린 그림으로 민화가 그림을 그린 사람의 신분으로 정의된다면, 풍속화는 그림의 주제를 기준으로 삶아 정의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풍속화는 주로 서민들의 삶과 생활이 그림 속에 익살맞게 묘사되어 있다.


box_img_서민들의꿈과희망이담긴우리민화이야기_330x399

▲ 김홍도, 벼타작, 18세기 후반 제작 Ⓒ소장처 국립중앙박물관 


민화는 우리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다. 옛사람들이 남긴 그림 속 염원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의 우리에게도 같은 꿈과 희망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이 바라는 작지만 소소한 바람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와 소망들이다.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가족과 행복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 민화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 평범한 사람들의 ‘우리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새해, 우리 그림 민화와 함께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크고 작은 꿈들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

*공간안내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길 61-5 한국민화뮤지엄

☎ 061-433-9770, 061-433-9771

운영시간 : 입장은 폐관시간 30분전까지 / 매주 월요일 휴관

-하절기(3월~10월) 09:00 ~ 18:00

-동절기(11월~2월) 09:00 ~ 17:00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minhwamuseum.com/

 

장소정보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길 61-5 한국민화뮤지엄
전남 강진 한국민화뮤지엄 한국민화박물관
김주은
인문쟁이 김주은
[인문쟁이 2기]


'김주은'은 전남 순천시에 살며 순천역 인근에 있는 서점 <심다>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에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해 왔으며, ​현재는 시골 마을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책으로 예술놀이를 하고 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날마다 ‘여행하듯’ 살고 있다.

공공누리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우리 민화 이야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0)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