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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꽃이 피었습니다

부산 스마트시티 체험관에서 확인한 미래 기술

인문쟁이 강태호

2020-02-04



실제 기능의 일부만으로 구성한 체험형 부산 관제 시스템. 당신도 도시를 조종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 실제 기능의 일부만으로 구성한 체험형 부산 관제 시스템. 

직접 도시를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태호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을 도입한 헬스케어 서비스와 스마트 가로등, 보행안전 기술 등이 불을 밝히며 관람객의 시선을 유도한다. 사람들은 힐끗 보고 지나갈 뿐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VR로 해운대를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은 살짝 놀랐지만 그곳에 해변의 여인은 없었다. 부산 스마트시티 체험관(이하 체험관) 내부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왜냐면 이미 우리 일상에 ‘스마트’ 시스템이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체험관에 머무는 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접했다. 최근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선행한 차량이 제공해 준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A도로가 막힐 듯하면 B도로로 안내한다. 목적지에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데이터를 업데이트한다. 그동안 몰랐던 지름길을 알려줄 때면 감탄사도 나온다. 머지않아 우리는 모두 ‘슈퍼 아스라다’*에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스라다: SBS, KBS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사이버 포뮬러>에 등장하는 레이싱카의 인공지능 시스템



체험관 내부 모습. 해당 기술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 체험관 내부 모습. 해당 기술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강태호


스쿨 보행 안전 시스템. 안내 음성을 통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스쿨 보행 안전 시스템. 안내 음성을 통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강태호


사람들은 가끔 따분하고 건조한 도시 생활에 공연히 불평하지만, 그럴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한다. 최근 시행중인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도 그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까. 현재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나,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여 정보를 만들고 그것을 기반으로 ‘안전한 도시를 만들자’는 명분이 있기에 많은 이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격려를 포함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여지가 있는 분야다.


부산의 마을버스도 지난 2014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서비스 이용객은 많지 않다. 또 원하는 위치에 내릴 수 있다는 홍보 문구와는 달리 대부분 정해진 임시 정류장에 하차한다.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자치단체마다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특정 서비스가 서서히 우리 삶에 스며들어 생활의 기본이 되기 위해선 기울여야 할 노력이 많다는 점을 알려주는 한 가지 사례다. 


액션 게임의 구성을 응용한 안심 귀가 서비스 체험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해당 기술의 활용도를 알 수 있다.

▲ 액션 게임의 구성을 응용한 안심 귀가 서비스 체험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해당 기술의 활용도를 알 수 있다. ⓒ강태호


 VR을 통해 부산을 관광한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각종 위험요소까지 파악할 수 있다.

▲ VR을 통해 부산을 관광한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각종 위험요소까지 파악할 수 있다. ⓒ강태호


체험관 내부에는 ‘이상’보다 ‘현실’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스쿨존 보행 안전 서비스’ ‘스마트 파킹’ ‘스마트 드론 해상 안전 서비스’ ‘상황 인지형 대피 안내시스템’ 등이 있다. 

특히 스쿨존 보행 안전 서비스는 우리에게도 이제 친숙한 시스템이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로 접근하면 자동적으로 불이 들어오고 안내 음성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급히 접근하는 이륜차를 대처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겠지만 최소 보행자 및 운전자에게는 한 번 더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기에 유용하다. 현대의 자동차는 자율주행 및 자동 주차 서비스까지 도입한 상태이므로 여기에 보행 안전 서비스를 더한다면 스쿨존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스마트 파킹. 주차만을 위한 기술이라면 실용성은 떨어진다. 차량 자체에도 이미 주차를 위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 파킹. 주차만을 위한 기술이라면 실용성은 떨어진다. 

차량 자체에도 이미 주차를 위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태호


나아가 해당 기술을 스마트 파킹 기술과도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 파킹은 영상분석을 통해 차량번호, 주차면 인식, 주차장 및 주차 가용면수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주차 공간의 효율적 분배를 실현하는 주차 안내 서비스를 말한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도 기대할 수 있다. 세금 체납과의 전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술 보완 여부에 따라 지나는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해 체납액 확인도 가능할 것이다. 단속반은 세금 미납 차량을 발견하는 즉시 차를 세워 세금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 결국 운전자는 미납액을 납부해야만 번호판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실랑이가 없진 않을 것이다. 이처럼 부딪힐 수 있는 장면을 스마트 파킹 시스템으로 해결한다고 생각하면 단속반의 마음도 한결 편해진다. 주차 안내 시 해당 운전자의 정보를 파악해 데이터를 전송하면 어떨까? 관제 시스템에 들어온 정보로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체납 세금을 추징하는 것이다. 세금 추징의 범위는 단순히 ‘자동차세’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사회 정의 확립을 위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개인 정보가 노출되고 사생활이 침해받는 부분에 대한 경계와 기술 보완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부산 스마트시티 개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여 부족한 행정력을 보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부산 스마트시티 개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여 

부족한 행정력을 보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강태호


부산광역시는 지난 2015년부터 일부 지역에 IoT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는 관광객이 많은 동부산권의 해운대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이 시급한 원도심과 산업단지가 많은 서부산권에도 IoT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부산 강서구에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의 본격적인 조성을 알리는 착공식을 열었다. 여의도와 비슷한 면적에 도심 속 수변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완공된다면 도심수로, 중심상업지구, 쇼핑단지 등 모든 것이 ‘스마트’ 기술로 연결 된다. 지금 당장은 어떤 모습일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철새’가 중심이 아니란 점이다. 부산 강서구는 80년대 후반 늘어나는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하구둑이 들어섰다. 덩달아 을숙도에 쓰레기매립지도 조성되면서 일대 생태 환경은 무너졌다.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떠난 철새를 다시 불러들이고자 수십 년이 걸렸다. 그렇다고 늘어나는 교통 체증을 막을 수 있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퇴근시간이면 늘 매캐한 매연 냄새에 눈과 코가 괴롭다. 스마트 시스템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해상 드론. 각 영역의 드론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그에 맞춰 전문인력 양성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 해상 드론. 각 영역의 드론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그에 맞춰 전문인력 양성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강태호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물 사이에 무제한적으로 정보가 오가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는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체험관에서 확인한 시스템은 그에 비한다면 걸음마 수준일 것이다. 그 끝이 어떠한 모습일지라도 우리 ‘모두’를 위한 기술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모두’에는 사람 말고도 포함해야 할 것들이 꽤 많다.



○ 공간 정보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동로 41 부산정보산업진흥원 2층


○ 관련 링크

홈페이지 : 동래구청 관광정보 ‘온천장 풍류길’ 링크


○ 기타

연락처: 051-749-9491

운영 시간 : 평일 09:00 ~ 18:00 *주말 운영 안함

도슨트 안내 : 평일 오전 10:00 ~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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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강태호
인문쟁이 강태호

2019 [인문쟁이 5기]


강태호는 인문학집필연구소 한주서가 대표 작가이다. 제10회 해양문학상에 입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입상작인 중편소설 <바다 몬스터>는 문장 아래 문장을 숨겨놓았다며 호평을 받았다. 대표 저서로는 《천 만 영화 속 부산을 걷는다》가 있으며 기획출판, 첨삭, 글쓰기 강의 등으로 ‘글’의 매력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관광, 인권, 문화제 등 공기관에서 주관하는 SNS 기자단에 참여하며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자 노력 중이다. 망각된 역사를 알리려는 의지가 강해 인문학적으로 어떤 해석을 풀어낼지 앞으로가 기대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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