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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대한민국 공군 70년의 역사를 이야기하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서귀포 대정읍)

2019.10.01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안덕면은 구한말 반외세, 반봉건을 기치로 내걸고 항거했던 이재수가 민란을 주도했던 곳으로 당시 도내에서도 유난히 수탈이 심했다. 또한 대정읍 모슬포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중일전쟁 수행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았던 알뜨르 비행장이 있다. 일제에 의해 수많은 해안 진지가 구축되는 과정은 제주도민에게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제주 수난의 역사가 오롯이 기록된, 가슴 시린 곳이다. 


이런 대정읍 안덕면에 최근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대정읍에 해외 조기유학 수요 흡수를 위한 영어교육도시가 조성되고 국제학교들이 들어서면서 최근 학생과 외국인 선생님으로 북적인다. 안덕면에는 ‘신화월드’라는 복합리조트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호텔, 리조트가 들어섰다. 이와 더불어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주관하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안덕면과 대정읍의 경계에 우뚝 서 있다. 제주 외곽에 자리한 이곳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는 대한민국 공군이 제공한 40여 대의 항공기가 전시되어 있어, 우리 공군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1949년 10월 1일은 대한민국 공군 창설일이다. 올해로 창군 70년이 된 대한민국 공군의 역사를 들여다보려 한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전경

▲ 안덕면 대정읍 경계에 자리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배재범



국민 성금으로 구입한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기, '건국기(AT-6)'!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천장에 설치된 건국기 AT-6

▲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건국기(AT-6)' ⓒ배재범


제주항공우주박물관 2층으로 올라가면 천장에 매달린 여러 대의 비행기가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조그맣고 앙증맞은 비행가 한 대가 있다. 바로 공군 창군 이후 국민성금으로 구입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기, ‘건국기’다. 1949년 10월 육군에서 분리, 독립한 공군은 공군력의 절대 요소인 전투기 확보가 절실했는데, 이에 미국 정부에 전투기 원조를 요청하였다.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우려한 미국은 한국에 대한 항공기 지원은 물론 구매도 불허했다. 한국 공군이 발족할 당시 김포 비행장에는 퇴역한 미군의 B-26 폭격기 30대가 있었다. 미군에게 이 폭격기의 양도를 요청했지만 미군은 이를 거부하고 해체해버렸다. 


이에 한국은 1949년 9월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범국민적 모금 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총 3억 5000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공식 경로를 통한 항공기 구매는 사실상 불가했기 때문에 여러 비공식 경로로 구입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캐나다에서 퇴역해 민간에 넘어간 항공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때 도입된 항공기가 바로 'T-6'. 이 기종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대지 공격 능력을 탑재한 것이 'AT-6'인데 국가 재건과 국민의 애국심을 상징하는 뜻에서 ‘건국기’라고 명명되었다.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련한 'AT-6' 건국기는 1950년 7월에 'F-51' 전투기가 한국 공군에 도입되기까지 전투기 겸 조종사 훈련기로 사용되었다. 1962년 12월에 퇴역할 때까지 588명의 조종사를 양성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공군의 기초를 세운 일등공신이었다.



공군 최초의 전투기, 창공의 야생마 '무스탕(F-51D)!'



공군 최초의 운용 전투기 무스탕의 옆모습

▲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무스탕(F-51D)' 옆모습 ⓒ배재범


1층 제주항공우주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창가에 다소곳이 머리를 들고 앉아 있다. ‘신념의 조인’이라는 제호가 새겨진 이 비행기가 우리 공군 최초의 운용 전투기 ‘무스탕(F-51D)’이다. 제2차 대전 종전 후인 1948년 미국은 전투기에 사용하던 제식 부호 P(ursuit)를 F(ighter)로 바꾸면서 '무스탕'도 'F-51'로 바뀌었지만 더 이상 전투기로 활약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최초로 제트 전투기 간에 공중전이 벌어진 한국전쟁은 'F-51'에게 또 다른 무대가 되었다. 산악 지역이 많은 한반도에서 근접전이 벌어질 때 저속으로 근접하여 대지 공격을 가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였던 것이다. 


1936년,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은 K2비행장를 건설했다. 당시 경상북도 달성군 동촌면에 위치했다(현 대구광역시 동구) 해서, 동촌비행장이라고 불렀다. 1950년 7월, 장성환 공군 중령 등 10명의 조종사가 일본 이다츠케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 'F-51' 무스탕 전투기 10대를 지원받아 K2비행장에 착륙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공군 최초의 전투기, 무스탕 도입 스토리이다.


무스탕 앞모습

 ▲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무스탕(F-51D)' 앞모습 ⓒ배재범


미국 공군 딘 헤스의 'F-51D 무스탕 18호기' 기수에 그려졌던 ‘신념의 조인’은 오늘날 한국 공군의 상징적 구호이다. 그의 신조였던 ‘By Faith I Fly’를 우리말로 바꾼 ‘신념의 조인’은 총 3가지 버전으로 그려졌다. 처음에는 헤스의 요청에 따라 여의도 인근 간판업자가 기수 왼쪽에 써 넣었고, 이후 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평양 미림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했을 무렵 기수 오른쪽에 두 번째로 그려 넣었다. 마지막으로 중공군 참전 이후 누적된 비행으로 양쪽 글자가 모두 희미해지자 여의도에서 다시 새겨졌다. 


6·25전쟁 당시 활약했던 무스탕은 한국에 총 5대가 남아 있다. 모든 무스탕에는 딘 헤스의 18호기처럼 ‘신념의 조인’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실제 딘 헤스의 18호기가 아니다. 1951년 8월 태풍 마지가 상륙하면서 18호기는 평택으로 옮겨졌다. 이때 주기장에서 뒤따라오던 다른 전투기와 지상 충돌하면서 동체가 크게 파손돼 18호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등록문화재가 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부활호의 모습

▲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국산 1호 항공기인 '부활호' ⓒ배재범


박물관 2층 중앙에서 하늘색으로 예쁘게 도색된 '부활호'를 만날 수 있다. '부활호'는 2008년 10월 1일 등록문화재 제411호로 지정되었다. 6·25전쟁 후 국산 항공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공군이 항공기 설계 제작 실습 및 연습기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경비행기이다. 1953년 6월 28일 사천 공군기지에서 만들기 시작해 같은 해 10월 10일 제작을 마치고 다음날 시험 비행을 마쳤다. 1954년 4월 3일 명명식을 가졌는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친필 휘호를 내렸다. 오른쪽 출입문 뒷좌석은 뒤로 돌아앉을 수 있고, 뒤쪽 아래에는 사진 촬영 및 물품을 투하할 수 있는 창문이 설치되어 있다. 처음에는 관측·연락 및 초등훈련용으로 사용하다가, 1955년 한국항공대학교의 전신인 국립항공대학이 인수해 1960년까지 연습기로 사용하였다. 


이후 그 소재를 알 수 없었는데 2004년 1월 대구 경상공업고등학교 지하 창고에서 발견되었다. 공군 군수사령부는 기체 뼈대를 제81항공정비창으로 옮겨 2004년 10월에 복원을 마쳤다. 현재는 충청북도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 전시되어 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에 전시된 기체는 그 모형이다. 공군이 자체 설계하고 제작한 국내 최초의 국산 경비행기이며,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유물이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야외전시장 전경

▲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야외전시장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지금까지 창군 이후 70년간 우리 영공을 지켜온 자랑스런 대한민국 공군의 역사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 몇몇 비행기를 통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근현대사의 한가운데서 신산한 세월을 버텨온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경계에 서 있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기록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곳이 대한민국 국민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며 평화를 염원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딛고 다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의 또 다른 평화의 상징으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한다. 



장소정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녹차분재로 218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서귀포시대정읍 이재수의난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공군창설70주년 건국기 AT-6 F-51D 신념의조인 딘헤스 한국전쟁 부활호 한국항공대학교 국립항공대학 공군사관학교 평화의섬 4.3항쟁
제주권 배재범
인문쟁이 배재범
2019 [인문쟁이 5기]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탐험하고 알리는 인문쟁이가 되어 20대에 품었던 인문학도의 꿈을 다시 꾸고 싶은 50대 아저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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