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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러 가자! 영상 찍으러 가자! 청주에는 <대성비디오>가 있다!

청주 영상 제작자의 아지트! 콘텐츠누림터사업 <대성로 122 프로젝트>, 대성비디오

인문쟁이 원혜진

2019-08-22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다 보던 세대라 <대성비디오>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고 정겹습니다. <대성비디오>는 어떤 공간일까요? 청주에 재미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하여, 아이를 데리고 길을 나서봅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는 괴산보다 번화한 청주에 나들이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청주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성안길. 토요일 오후, 많은 사람들 사이를 아이와 함께 거니는 일은 즐겁습니다.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충북도청 정문에서 담을 따라 뒤편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5분 남짓 걸으니, 북적했던 조금 전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인 길이 나옵니다. 충북도청 뒷길에서 청주 향교까지 이어지는 대성로 122길입니다. 


작년 11월, 청주에 재미있는 문화공간 네 군데가 문을 열었습니다. '가람신작', '대성비디오', 시각콘텐츠 거점 공간 'b77'(청주시 흥덕구 흥덕로 132), 음악콘텐츠 생산자들의 아지트이자 공연장인 '지직'(JiJik,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 338 지하 1층)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콘텐츠누림터 사업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른바 <대성로 122 프로젝트>. 앞으로 이런 공간들이 지역에서 많이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가람신작 전경 / 가람신작 신작개업 <가람부활> sinjakopen 2018.11.23.Fri 18:30 Resurrection of Garam


가람신작 안에서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 Art and Culture Archive

▲ 문화공간 <가람신작> 외부와 내부 풍경 ⓒ 원혜진 

 

충북도청에서 향교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대성비디오>를 먼저 만나고, 다음 골목길에서 복합문화살롱 <가람신작>을 만나게 됩니다. <가람한정식>을 개조한 문화공간 <가람신작>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공간입니다. 생활 속 다양한 콘텐츠를 기본으로 전시를 기획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문화콘텐츠를 지향하고 나누는 복합문화살롱의 역할도 합니다. 날이 더워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잔을 주문합니다. 아이와 나누어 마시며 공간을 둘러보았습니다. 차를 한잔 마셔도, 구경거리, 이야기 거리가 있는 공간에서 마시면 더 좋겠지요. 실제로 인근의 직장인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대성비디오>로 향했습니다. 영상 콘텐츠 공간 <대성비디오>에는 차고극장, 안방극장이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됩니다. 영화상영 일정에서 공포영화 특집을 보았거든요. 언제 한번 시간을 내어 주제에 맞는 영화를 보러 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빨간 벽돌집에 도착하니, 마침 차고극장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 4시 공연이 한창이네요. 비록 공간은 작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마치 사랑방 같아 정겹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노래를 듣는 사람이 무척 가까워요. ‘드라이브(D(aesung)-Live)’. 마치 어디론가 드라이브하듯 흥겨운 노래에 취하는 시간. <대성비디오> 문화기획자인 손병준(예명 디카프)씨가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D-Live는 디카프 라이브라는 의미도 됩니다. 청주의 사진을 영상으로 담아 프로젝터를 이용해 재생합니다. 이 영상을 배경 삼아 공연하는 소위 ‘로컬 미디어 버스킹’입니다. 


대성비디오 차고극장 안 풍경

 ▲ <대성비디오>의 차고 극장 내부 ⓒ 대성비디오 제공 


<대성비디오>의 일정은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주 목금토일 17시~21시에 영화를 상영합니다. 하루에 독립영화 2편, 상업영화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대성비디오 인스타그램으로 예약 가능). 매월 두 번째 토요일 20시에 영상 제작자 모임을 진행합니다. 오픈 카톡방인 ‘대네톡’으로 만나고, 두 번째 토요일에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외에도 영상 제작 스터디(월 5만원 회비, 장비와 다과 등 제공), 영화 감상 공유 모임(매월 2회), 매주 토요일 4시 차고극장에서 열리는 디카프 + 초대 가수의 정기 공연이 있습니다. 안방극장, 차고극장, 2층 스튜디오는 대관도 가능합니다(2층 스튜디오는 대성비디오 영상 제작자 모임, 스터디 등 프로그램 회원만 이용 가능).  


잠깐 공연을 감상한 후 <대성비디오> 이승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런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어요. 어떻게 <대성비디오>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생물학계열 전공이고, 올해 초 석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영상 작업은 2015년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 첫 작품 <트라우마>를 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제작했고, 2019년 초에는 충북콘텐츠코리아랩 지원으로 <프리먼>을 제작했어요. 영상 작업을 하면서 살펴보니, 충북에 있는 영상 제작자들은 결국 대부분 서울로 떠나는 게 현실이더라구요. 그런데 반대로 이곳 관공서 및 기업들의 영상 관련 일은 또 서울 업체들이 맡아서 하구요. 이런 현실을 목격하면서 지역 영상 제작업의 자생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의 영상 제작자들이 모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성비디오>는 (주)오뉴월 서준호 대표에 의해 기획되었고, 사업의 취지가 제 뜻과도 맞아 대성비디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이번 6월 충북문화재단과 위탁 계약을 하여 운영자가 되었죠.” 


한자리에 모인 영상제작자들

▲ 7월 13일 토요일 <대성비디오>에서 있었던 영상 제작자 모임 ⓒ 원혜진 


이승훈 대표가 대성비디오를 맡은 이유는 영상 제작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일이든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20명 정도 모였습니다. 관심을 가진 분들까지 합하면 45명 정도. 청주에서 이렇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죠. 영상 제작자를 모아 대성비디오 공간을 활용하고 네트워크를 만들 생각입니다. 처음 만나자마자 일을 같이 하기는 힘드니까요. 꾸준히 모임을 가지며 서로를 잘 알게 되면 함께 일을 도모할 수도 있겠지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당연히 힘든 점도 있을 겁니다. 어떤 점이 재미있고, 어떤 부분이 힘든지 들어보았습니다.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힘들기는 합니다. 사람들을 모은다고 해서 당장 돈을 버는 일이 아니니까요. 대성비디오를 운영하는 일에서는 수입이 나지 않아요. 문제가 금방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가장 재미있는 순간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촬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같이 먹는 순간인 것 같아요. 함께여서 즐거운 것이죠.” 


저녁의 대성비디오 외관

 ▲ 토요일 저녁 <대성비디오> 전경. 세워진 자전거도 정겹다. 오른쪽 작은 문은 차고극장으로 통한다. ⓒ 원혜진 


함께 하는 즐거움,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일을 만들어가는 순간, 그만큼 충만한 기쁨이 또 있을까요. 더 많은 영상 제작자들이 <대성비디오>에 모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길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성비디오> 안방극장으로, 차고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가면 그것도 좋겠습니다. <대성비디오>가 청주의 새로운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장소 정보

  • 대성로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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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도청
  • 가람신작 B77
  • 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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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원혜진
인문쟁이 원혜진

2019 [인문쟁이 5기]


충북 괴산, 아이 넷과 함께 캠핑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철없는 엄마.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시골살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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