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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피란수도 부산의 100년 역사가 흐르는 공원

부산시민공원

2018.11.22

산복도로란 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를 뜻하는 말로, 부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의 길이다. 6.25 전쟁의 최후 방어선이었던 부산은 당시 피난민들이 산복도로를 따라 주거지를 형성했을 만큼 경사지가 발달했다. 그만큼 산이 많고 평지가 드물다. 그렇기에 부산 최초의 대규모 도심평지공원인 부산시민공원은 무척이나 특별한 곳이다. 이곳은 부산에 있지만, 부산 시민 누구도 밟을 수 없는 땅이었다.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기에 그 의미가 더욱더 깊다. 


부산시민공원 조감도

▲ 부산시민공원 조감도


부산시민공원 부지가 타국에 의해 관리되기 시작한 것은 1910년대부터다. 일제강점기, 이곳은 일제에 의해 경마장과 군사기지 등으로 활용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미 군정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 캠프 하야리아(정식 명칭 하이얼리아)가 들어섰다. 이후 2004년 부지가 근린공원으로 지정되고 2006년 미군 기지가 폐쇄된 후에야 마침내 기나긴 역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시민이 되찾고, 시민이 만들어 가는 공원

 

15만 평의 광활한 대지가 100년 가까이 타국의 땅이었다가 ‘부산시민공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시민들의 역할이 컸다. 부산의 중심지에 자리 잡은 미군 기지 철수와 공여지 반환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점차 높아지던 1995년, 부지 반환을 위한 시민단체가 결성되면서 시민공원 조성이 본격화되었다. 대한민국의 애환을 담은 이 땅을 돌려받기 위해 ‘50만 명 시민 서명운동’, ‘거리문화제’, ‘인간 띠 잇기’ 등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 이와 같은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마침내 부지 반환이 결정되었고, 애초 계획된 시점보다 5년이나 앞선 2006년 8월에 기지가 폐쇄될 수 있었다. 


부산시민공원 부지 반환은 오랜 기간 함께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사진제공 =부산시청)

▲ 부산시민공원 부지 반환은 오랜 기간 함께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사진제공 =부산시청)


100만평공원시민협의회 김승환 운영위원장은 “50만 명 서명운동은 152만 명의 서명을 받았을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우리 땅 찾기 인간 띠 잇기 대회’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꾸준히 이어지는 것을 보고, 우리 땅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이 얼마나 큰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전했다.


부산시민공원의 ‘참여의 숲’에서는 여전히 그 뜨거운 염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3만4987㎡에 달하는 참여의 숲은 시민들이 헌수한 나무와 화초류 6만여 그루로 조성되었다. 헌수운동에 참여한 인원만 무려 5,400명이 넘는다. 공원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부산시민공원에는 5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헌수한 나무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 부산시민공원에는 5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헌수한 나무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역사가 흘러가는 공간


부산시민공원은 미군 부대 주둔 당시의 장교 관사부터 하사관 숙소, 부대 내 학교 등의 건물들을 모두 시민을 위한 전시실, 강의실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공원 내 역사관에서는 부산시민공원 부지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미군 장교 클럽이었던 건물을 되살린 이곳에는 부지가 우리 농토였던 때부터 일제강점기, 미군 주둔 시절에 이르는 모습과 공원이 조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세세하게 담겨있다. 


부산시민공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는 공원 역사관

▲ 부산시민공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는 공원 역사관


역사관 공원 곳곳에는 부지와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있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부산시민공원 추진단 김성두 주무관은 “기존의 건물들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선택해 역사의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자 했다”며 “비록 아픈 역사일지라도 많은 시민이 함께 되찾은 공간인 만큼, 그 역사를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원 역사관 옆길을 따라 역사의 물결을 거닐 수 있다.

▲ 공원 역사관 옆길을 따라 역사의 물결을 거닐 수 있다.



도심 공원에서 누리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부산시민공원은 기억·문화·즐거움·자연·참여 등 총 다섯 개의 테마 숲길로 이루어져 있으며, 호수와 잔디광장을 비롯한 각종 쉼터와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도심 속 공원인 만큼 시민들이 언제든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되고 있다. 인근 주민 정미경 씨는 “아이와 함께 자주 산책을 나온다”며 “멀지 않은 곳에서 전시나 박람회, 공연 등을 즐길 수 있어 생활이 더 풍요로워진 것 같다”고 공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2월16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정크아트전 <공원에 R군단이 나타났다!>

▲ 12월16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정크아트전 <공원에 R군단이 나타났다!> 


공원 곳곳에서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공원 곳곳에서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00년간의 아픈 역사를 뒤로 한 채, 시민들의 손길로 한해 한해 성장해가는 부산시민공원. 개장 후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이 공원을 웃음꽃으로 가득 채워나가길 기대해본다. 



☞ 부산시민공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 http://www.citizenpark.or.kr

문의사항 : 051-850-6000

장소정보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시민공원로 73 부산시민공원
부산 부산시민공원 예술
임수진
인문쟁이 임수진
2018 [인문쟁이 4기]


멋과 맛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기를 좋아하는 청춘_! 생각이 많은, 그 무수한 생각들로 오늘도, 그리고 내일의 변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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