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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삶과 문학

윤동주문학관

인문쟁이 이우영

2017-01-26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_서시>


윤동주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27살의 짧은 생애를 마감한 비운의 시인 윤동주. 윤동주문학관에서 그의 삶과 문학을 만나보자.


윤동주문학관 외부 / 윤동주문학관 외부에 새겨진 윤동주의 시

▲ 윤동주문학관 외부 / 윤동주문학관 외부에 새겨진 윤동주의 시


윤동주문학관은 새로 건립된 건축물이 아닌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청운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지난 2012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가압장은 원래 느려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곳. 윤동주의 시는 사회에 실망하고 타협하거나 비겁해지려는 우리 삶에 가압장 같이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요즘 같은 시국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을 볼 때마다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했던 그 시절 아름다운 청년의 영혼이 대비되 더욱 그가 그립다.


윤동주문학관 내부친필사인과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 표지 및 윤동주 관련 책 표지 전시

▲ 윤동주문학관 내부 / 친필사인 / 윤동주 시인의 유고시집 표지 및 윤동주 관련 책 표지 전시


윤동주문학관은 건축물로서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2013년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 20선 선정, 2014 서울특별시 건축상, 2015년 서울 아름다운 건물 찾기 공모전 시민이 뽑은 아름다운 건물상을 받았다. 윤동주 문학관은 제 1전시실과 제 2전시실, 제 3전시실 그리고 시인의 언덕과 카페 별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전시실인 열린 유물

▲ 제2전시실인 열린 유물


윤동주 문학관

제 1전시실(시인채)에는 시인의 일생을 사진과 그가 직접 끄적인 시 원본 그리고 윤동주의 첫 유고시집을 비롯한 윤동주에 관한 책표지 원본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그가 소장한 책마다 자신의 사인을 남긴 부분만 모아 전시하며, 윤동주 시인이 소장했던 다른 시인의 시 일부 원본도 전시했다. 그의 삶과 시는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었고,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당시 시대상과 밀접하게 연관 되어있다. 제 2전시실은 ‘열린 우물’로 문을 열고 나가면 높은 담벼락 위에 탁 트인 하늘은 답답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제 2전시실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고 제3전시실 가는 길과 연결되어 있으며 지난 가을에 처음 왔을 때는 시화전을 했었다.


제3전시실에서 본 영상의 장면1제3전시실에서 본 영상의 장면2

▲ 제3전시실에서 본 영상의 장면


제 3전시실은 ‘닫힌 우물’로 열린 우물보다 한층 더 답답한 느낌을 준다. 창문 없는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보는 윤동주시인에 관한 영상은 그래서 더 처절하고 안타깝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정시, 매시 15분, 매시 30분과 45분에 11분짜리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별뜨락’은 카페이며 ‘시인의 언덕’은 윤동주문학관에서 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언덕이다.


별뜨락시인의 언덕

▲ 별뜨락 / 시인의 언덕


윤동주의 삶과 문학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흑백영화로 드라마틱한 영화적 재미보다는 다큐멘터리 보듯 객관화시켜 윤동주와 송몽규의 생애를 담았다. 윤동주문학관을 관람하기 전 영화 ‘동주’를 관람하면 좀 더 그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영화 동주 포스터윤동주문학관에 전시 된 윤동주 사진

▲ 영화 동주 포스터 ⓒ네이버영화 / 윤동주문학관에 전시 된 윤동주 사진


시인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중국 길림성 화룡현 명동촌에서 출생한 후 명동소학교에 입학한다. 일제 신사참배 강요에 대한 항의표시로 숭실중학교를 자퇴하고 용정 광명학교 중학부 4학년에 편입한다. 그는 법대, 의대를 원하는 부친과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여 송몽규와 함께 연희전문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독립운동을 했었던 송몽규는 그의 사촌 형으로 영화 <동주>에서도 비중 있는 배역으로 나올 정도로 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5살 아래 정병욱과 종로구 누상동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시작했고,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19편의 시를 묶어 시집을 내려했으나 결국 좌절된다. 부친의 권유로 일본유학을 결심하고 유학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창씨개명을 해야 하는 그 시대 현실에 괴로워하다 고국에서 마지막 시인 ‘참회록’을 창작한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시와 사진

▲ 윤동주 시인의 친필 시 / 사진


1942년 4월, 릿쿄대학 문학부 영문과에 입학한 후 10월 교토 도시샤대학 영문학과로 전입학하나, 1943년 7월 10일 송몽규가 검거된 4일 후 고향에 가려던 차에 같은 혐의로 검거된다.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는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치안유지법 제5조 위반 독립운동죄로 징역 2년을 언도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수감생활 중 1945년 2월 16일 옥사했고 그해 3월 7일 송몽규 역시 같은 곳에서 옥사했다.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는 후쿠오카 감옥에서 중노동에 시달렸으며 매일같이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생체실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8.15 광복을 불과 6개월 남겨놓고 옥사한 후 그의 유고시 31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

▲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


우리에겐 윤동주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사실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시인을 꿈꾸는 문학도였다가 그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시인이 된다. 한글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독립운동죄로 투옥됐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에 비해 현재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나라 빼앗겨 기본적인 자유마저 박탈당했던 시대의 현실에 괴로워하면서도 평생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했던 윤동주의 삶이 그래서 더 숭고하게 느껴진다.


바위에 새겨진 서시

▲ 바위에 새겨진 서시


윤동주문학관 바로 위 시인의 언덕 위 바위에 새겨진 ‘서시’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현 시국이 암울한 건 사실이나 때로 좌절하고 흔들리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위안을 받았다. 윤동주문학관을 다녀오면 늘 여운이 길다. 윤동주시인의 생애와 시가 깊은 울림을 준다.


사진= 이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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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안내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 02-2148-4175

입장료 :  무료

전시시간 : 10:00~18: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추석 및 설연휴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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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인문쟁이 이우영

[인문쟁이 1,2기]


이우영은 군포시에 살고 있고 18년 차 주부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글을 쓰고 사진 찍기를 꾸준히 해왔다. 주로 작업하는 장소는 집과 수도권 여기저기다. 종종 홍대 부근 공연장에서 락 음악을 듣는다.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고, 사람파악을 제법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요즘에 만나보고 싶은 역사적 인물은 사도세자다. 40대가 되고나니 가정에서의 ‘나’ 와 있는 그대로의 ‘나’ 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싶다. 인문학이 좋은 인생지침이 될 것이라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인문에 더욱 가까운 나로 성장하고 싶다. drama7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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