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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음악의 섬, 노들섬이 온다

문화복합단지 노들섬 개장식 방문기

인문쟁이 전용언

2019-10-24


'음악의 섬'으로 다시 태어난 노들섬

▲ 용산구와 동작구 한가운데에 위치한 노들섬. 9월 28일 개장식을 열어 시민에게 노들섬을 소개했다. ⓒ전용언

 

용산구와 동작구를 잇는 한강대교 한가운데, ‘음악의 섬’이 탄생했다. 지난 50년 동안 별다른 용도 없이 잊혔던 노들섬이 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면서다. 서울시는 지난 9월 28일 성대한 기념 행사를 열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노들섬의 정식 개장을 알리고 서울 시민에게 노들섬의 면면을 소개했다.


노들섬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 조형물 : NODEUL ISLAND

▲ 노들섬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 ⓒ전용언


사실 서울시는 노들섬에 문화단지를 꾸리기 위한 다양한 개발 사업을 여러 차례 추진해왔지만 섬이라는 특성상 공간의 제한적 이용, 예산의 한계 등을 문제로 무산됐다. 표류하던 노들섬 개발 사업은 2013년부터 서울시가 활용 방안을 준비하며 동력을 얻기 시작했다. 전문가 및 시민의 의견을 취합해 본격적으로 복합문화공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시민 참여 공모전, 노들섬 프로젝트 음반 등의 이벤트를 통해 노들섬 알리기에 나섰다. 


야외 잔디마당에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 야외 잔디마당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 

노들마당에 무대를 설치할 경우 최대 3,000명 규모의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전용언


사람으로 가득한 노들섬은 활기가 넘쳤다. 서울 중심부에 있지만 오랜 시간 방치되었기 때문에, 노들섬이라는 공간은 호기심과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기획 단계부터 ‘음악의 섬’이라 홍보했기에 특히 기대가 되는 건, 음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연장 인프라였다. 총면적 9,747㎡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안에는 456석 규모의 라이브하우스가 마련돼 있었다. ‘한강 위에 놓인 섬’의 자연적 특성을 활용한 ‘노들마당’도 조성됐는데, 야외 잔디무대인 만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드리워지는 석양이 일종의 무대효과처럼 느껴졌다. 이날 노들마당에 마련된 작은 무대를 여러 뮤지션이 채웠고, 노들섬을 찾은 시민의 귀에는 음악이 수시로 내려와 앉았다.


'뮤직라운지: 류'에서 펼쳐진 디제잉 공연

▲ '뮤직라운지: 류'에서 디제잉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전용언


공연장 외에도 ‘음악의 섬’임을 몸소 증명하는 공간이 있었다. 전시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뮤직라운지: 류’에서는 시민에게 보다 다채로운 음악 콘텐츠를 제공했다. 또한 기획사나 아티스트 등이 입주하는 업무 공간인 ‘노들오피스’가 마련돼 있어 노들섬이 음악을 소비하는 수요자를 위한 곳인 동시에 음악 콘텐츠의 공급자를 위한 공간임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노들서가 내부 모습

▲ 노들섬 내에 조성된 노들서가. 개장식 당일에 다양한 워크숍이 진행됐다. ⓒ전용언

 

노들서가의 책장

▲ 독립책방과 출판사가 큐레이팅한 노들서가의 책장 ⓒ전용언


노들섬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타이틀에 어우러지게 음악 외에도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의 눈길을 잡은 것은 ‘노들서가’였다. 2층 규모로 조성된 노들서가는 서점이 단순히 책을 구입하는 곳에서 책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한 최근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출판사, 관심사별로 전시된 책을 보며 공간을 조성한 이의 세심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곳 노들서가에는 15개 독립책방과 출판사가 계절별로 직접 큐레이팅한 서가가 조성된다고 한다. 읽을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 또한 가득했다. 개장 행사가 열린 이틀 동안에도 사진책과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 등의 행사가 진행돼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서점이 붐볐다. 스스로를 ‘책문화 생산자의 플랫폼’과 ‘책의 집’이라고 소개한 노들서가는 책과 글을 향유하려는 이에게 훌륭한 휴식처였다.


노들섬에 입점된 다양한 독립 소규모 브랜드 / dozamm, JAZZ RECORD

▲ 노들섬에서 독립 소규모 브랜드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 덕분에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용언


노들섬에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는데, ‘엔테이블’에서는 매달 저명한 셰프나 문화계 인사와 함께하는 다이닝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 ‘식물도’에서는 4개 팀이 상주하며 시민 참여형 가드닝 등 식물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일대에서 활동하던 독립 소규모 브랜드도 노들섬으로 들어왔다. 전시형 마켓 공간으로 꾸며진 ‘스페이스445’에서는 각 지역에서 철학을 가지고 활동하는 독립 소규모 브랜드들의 제품 전시가 진행된다. 이외에도 자전거 카페와 피크닉 상점 등 개성 강한 업체들이 자리하며 노들섬에 다양한 색채를 더해주고 있었다.


노들섬 입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 노들섬 입구의 풍경. 많은 시민이 노들섬을 찾았다. ⓒ전용언


한강대교를 지나며 으레 마주하던 공사장의 풍경이 이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높은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따른다. 아직은 부족한 편의시설과 주차시설의 부재, 접근성 부족 등 한계점도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중심부에 시민이 방문할 만한, 문화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다는 점은 퍽 반갑다. 이제 무대는 마련됐다. 시민의 발길을 노들섬으로 향하게 하는 것,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복합공간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하는 것이 노들섬 앞에 놓인 과제다.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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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용언
인문쟁이 전용언

2019 [인문쟁이 5기]


멋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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