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광주에서는 첨단에 서 있는 디자인 및 예술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2년마다 개최된다. 지난해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 이어 올해는 제8회를 맞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최되었다. 지난 9월 7일에 개막하여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Human’과 ‘Community’의 합성어인 ‘휴머니티(Humanity)’를 주제로 인류 공동체의 상생과 배려라는 메시지를 담은 현대 디자인 및 예술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총 세 곳으로 광주디자인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특별전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는 주제전을 관람할 수 있다.
▲비엔날레전시관 입구. ⓒ조온윤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주제전은 5개의 갤러리에 걸쳐 진행된다. 전시의 전체 구성은 광장에 설치된 상징 조형인 커뮤니티 가든을 시작으로 1갤러리 주제관, 2갤러리 국제관, 3갤러리 기업관, 4갤러리 체험관, 5갤러리 비즈니스 라운지까지 총 6개의 테마로 이뤄진다.
1갤러리 주제관 입구의 검은 천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푸른빛의 둥근 터널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주제전의 도입부 역할을 하는 이 터널은 강이연 작가의 터널형 맵핑 작업 <루시드 드림 Lucid Dream>으로, 길이 24미터, 폭 6미터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터널 벽면 에서 나오는 몽환적인 영상과 음향 효과로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연출을 통해 작가는 과거에는 꿈만 같았던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깨어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한다. 꿈을 꾸면서 꿈속의 행동과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자각몽처럼, 오래도록 꿈꿔왔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 세대도 스스로 행동과 의식을 인지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전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24미터 길이의 터널형 프로젝션 맵핑 작업 <루시드 드림 Lucid Dream>, 강이연 作 ⓒ조온윤
1갤러리 주제관은 주로 관람객 참여형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13가지 감정표현을 픽토그램 디자인으로 연출한 키스미클로스의 작품 <볼룸 Ball Room>은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볼룸>에서 다루는 13가지 감정표현은 행복해, 사랑해, 미쳤어 같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감정들로, 작가는 이러한 감정들의 알파벳 철자를 오늘날 중요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모지(이모티콘)로 구현한다. ‘우리 안아주기’라는 전시 소주제에 맞게 많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에 따라 13가지 감정 스티커 이모지를 골라 붙이고, 노란 고무공 이모지로 가득한 방 안에 들어가 화목하게 서로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걸 볼 수 있었다.
‘우리 안아주기’ 다음으로는 ‘함께 따뜻해지기’가 이어진다. 작품은 단 루스가르데의 <루터스 돔 Lotus Dome>이다. 커다란 은색 돔 안에 사람들의 열과 빛에 반응하는 수백 개의 스마트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누군가 돔에 가까이 다가가면 열을 인식하고 사방으로 주황빛이 뿜어져 나온다. <루터스 돔>이 발산하는 빛은 인식된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돔 주변에 다가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더 역동적으로 빛을 발한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체온에 반응하고 움직이는 빛을 통해서 저마다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을 따뜻한 인간애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작품 설명에서 작가인 단 루스가르데는 사람과 기술 사이의 이러한 반응 관계를 ‘테크노-포에트리’라고 정의한다.
▲‘테크노-포에트리’를 구현한 <로터스 돔 Lotus Dome>, 단 루스가르데 作 ⓒ조온윤
▲관객들이 직접 휴머니티에 대해 정의한 문구로 전시장 벽면을 꾸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조온윤
▲휴머니티의 의미는 ‘생존이 아닌 공존’ ⓒ조온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전시전인 만큼 개최 때마다 적잖은 주목을 받곤 한다. 하지만 이번 디자인비엔날레가 사람들에게 유독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올해가 바우하우스의 창립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이기 때문이었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에 독일 바이마르에 설립된 예술학교로, 초대 학장인 발터 그로피우스부터 파울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등의 유명 예술가들이 교수로 재직했던 곳이기도 하다. 바우하우스는 1933년 나치의 탄압으로 강제 폐교되기까지 14년간 운영되었으며, 건축과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갤러리 국제관에는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바우하우스 정신이 깃든 다양한 건축디자인 및 실내디자인 작품들이 구성되어 있다. 작품들의 맥락과 배경을 통해 바우하우스가 설립되는 과정부터 이후에 현대의 예술가들에게 바우하우스 디자인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수십 년 전 바우하우스의 재학생들이 디자인했으나 당시에는 미처 제작하지 못했던 제품들도 실물 제작되어 있다.
2갤러리 국제관에 들어설 때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작품은 단연 <미니 바우하우스 Wohnmaschine, Mini Bauhaus>일 것이다. 타이니 파운데이션이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순회 전시인 <미니 바우하우스 Wohnmaschine>는 바우하우스 데사우 건물(창립자 발터 그로피우스가 1926년 독일 데사우시에 완공한 바우하우스 대학 신건물)을 6분의 1 크기로 축소해놓은 것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주거 형태를 모색하는 프로젝트이다. 신기한 점은 이 미니 바우하우스가 단순히 바우하우스 데사우를 축소해놓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들어가 생활할 수도 있는 주거 공간이라는 것이었다. 미니 바우하우스의 내부는 2개의 방과 1개의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대 4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우하우스 데사우 건물을 본떠 만든 <미니 바우하우스'Wohnmaschine>ⓒ조온윤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로 구성되었던 바우하우스의 교수진들. 가운데(왼쪽에서 일곱 번째) 중절모를 쓴 남자가 초대 학장인 발터 그로피우스. ⓒ조온윤
▲바우하우스의 학생이었던 마르셀 브루어가 1928년에 디자인한 휠체어. ⓒ조온윤
바우하우스가 20세기 초에 회화, 조각,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면,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일어난 혁신의 아이콘으로는 스티브 잡스를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갤러리 기업관에서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디자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와 대표 제품인 매킨토시를 연대에 따라 큐레이팅한 ‘애플 박물관’을 기획했다. 디자인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기업답게 이곳에서는 애플의 매킨토시가 매번 새로운 시리즈로 발매될 때마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발전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애플 박물관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초상과 매킨토시를 분해해서 만든 예술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애플 박물관 앞을 지키고 있는 스티브 잡스 인형. ⓒ조온윤
▲1984년에 애플이 최초로 만든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 128K’ ⓒ조온윤
이어지는 4갤러리 체험관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 공동체를 지향하는 친환경 디자인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계곡물을 곧바로 정수해서 마실 수 있는 텀블러, 종이로 만든 폴딩 구조의 휴대용 거치대 등의 제품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적, 환경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또한 마지막 5갤러리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광주 소재 기업의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라운지 내의 매대에 진열된 상품들은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가벼운 종이 재질이지만 책이나 노트북을 안정감 있게 지지할 수 있는 휴대용 거치대 ‘지스탠드’ ⓒ조온윤
만약 비엔날레전시관을 모두 관람한 뒤에 더 많은 디자인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광주디자인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으면 될 것이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국제디자인대학특별전’이 열려 디자인을 전공하는 국내외 대학생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에 참여하는 대학으로는 한국에선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와 조선대학교가, 해외에서는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 브루넬대학교, 노팅엄트렌트대학교와 골드스미스런던대학교가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에 전시된 포스터 작품들. ⓒ조온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많은 예술가 및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통한 선순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류애와 미래 공동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앞으로는 사람이 디자인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인류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디자인을 만든다. 그리고 디자인은 다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어쩌면 좋은 디자인이란 미적인 우수함을 넘어 이러한 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이 만든 디자인, 사람을 만드는 디자인
201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인문쟁이 조온윤
2019-10-08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에 있는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조온윤
매년 광주에서는 첨단에 서 있는 디자인 및 예술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2년마다 개최된다. 지난해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 이어 올해는 제8회를 맞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최되었다. 지난 9월 7일에 개막하여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Human’과 ‘Community’의 합성어인 ‘휴머니티(Humanity)’를 주제로 인류 공동체의 상생과 배려라는 메시지를 담은 현대 디자인 및 예술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총 세 곳으로 광주디자인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특별전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는 주제전을 관람할 수 있다.
▲비엔날레전시관 입구. ⓒ조온윤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주제전은 5개의 갤러리에 걸쳐 진행된다. 전시의 전체 구성은 광장에 설치된 상징 조형인 커뮤니티 가든을 시작으로 1갤러리 주제관, 2갤러리 국제관, 3갤러리 기업관, 4갤러리 체험관, 5갤러리 비즈니스 라운지까지 총 6개의 테마로 이뤄진다.
1갤러리 주제관 입구의 검은 천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푸른빛의 둥근 터널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주제전의 도입부 역할을 하는 이 터널은 강이연 작가의 터널형 맵핑 작업 <루시드 드림 Lucid Dream>으로, 길이 24미터, 폭 6미터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터널 벽면 에서 나오는 몽환적인 영상과 음향 효과로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연출을 통해 작가는 과거에는 꿈만 같았던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깨어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한다. 꿈을 꾸면서 꿈속의 행동과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자각몽처럼, 오래도록 꿈꿔왔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 세대도 스스로 행동과 의식을 인지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전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24미터 길이의 터널형 프로젝션 맵핑 작업 <루시드 드림 Lucid Dream>, 강이연 作 ⓒ조온윤
1갤러리 주제관은 주로 관람객 참여형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13가지 감정표현을 픽토그램 디자인으로 연출한 키스미클로스의 작품 <볼룸 Ball Room>은 관람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 <볼룸>에서 다루는 13가지 감정표현은 행복해, 사랑해, 미쳤어 같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감정들로, 작가는 이러한 감정들의 알파벳 철자를 오늘날 중요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모지(이모티콘)로 구현한다. ‘우리 안아주기’라는 전시 소주제에 맞게 많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에 따라 13가지 감정 스티커 이모지를 골라 붙이고, 노란 고무공 이모지로 가득한 방 안에 들어가 화목하게 서로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걸 볼 수 있었다.
▲수백 개의 고무공 이모지로 가득한 방 <볼룸 Ball Room>, 키스미클로스 作 ⓒ조온윤
‘우리 안아주기’ 다음으로는 ‘함께 따뜻해지기’가 이어진다. 작품은 단 루스가르데의 <루터스 돔 Lotus Dome>이다. 커다란 은색 돔 안에 사람들의 열과 빛에 반응하는 수백 개의 스마트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누군가 돔에 가까이 다가가면 열을 인식하고 사방으로 주황빛이 뿜어져 나온다. <루터스 돔>이 발산하는 빛은 인식된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돔 주변에 다가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더 역동적으로 빛을 발한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사람들의 체온에 반응하고 움직이는 빛을 통해서 저마다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을 따뜻한 인간애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작품 설명에서 작가인 단 루스가르데는 사람과 기술 사이의 이러한 반응 관계를 ‘테크노-포에트리’라고 정의한다.
▲‘테크노-포에트리’를 구현한 <로터스 돔 Lotus Dome>, 단 루스가르데 作 ⓒ조온윤
▲관객들이 직접 휴머니티에 대해 정의한 문구로 전시장 벽면을 꾸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조온윤
▲휴머니티의 의미는 ‘생존이 아닌 공존’ ⓒ조온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전시전인 만큼 개최 때마다 적잖은 주목을 받곤 한다. 하지만 이번 디자인비엔날레가 사람들에게 유독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올해가 바우하우스의 창립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이기 때문이었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에 독일 바이마르에 설립된 예술학교로, 초대 학장인 발터 그로피우스부터 파울 클레, 바실리 칸딘스키 등의 유명 예술가들이 교수로 재직했던 곳이기도 하다. 바우하우스는 1933년 나치의 탄압으로 강제 폐교되기까지 14년간 운영되었으며, 건축과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갤러리 국제관에는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바우하우스 정신이 깃든 다양한 건축디자인 및 실내디자인 작품들이 구성되어 있다. 작품들의 맥락과 배경을 통해 바우하우스가 설립되는 과정부터 이후에 현대의 예술가들에게 바우하우스 디자인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수십 년 전 바우하우스의 재학생들이 디자인했으나 당시에는 미처 제작하지 못했던 제품들도 실물 제작되어 있다.
2갤러리 국제관에 들어설 때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작품은 단연 <미니 바우하우스 Wohnmaschine, Mini Bauhaus>일 것이다. 타이니 파운데이션이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순회 전시인 <미니 바우하우스 Wohnmaschine>는 바우하우스 데사우 건물(창립자 발터 그로피우스가 1926년 독일 데사우시에 완공한 바우하우스 대학 신건물)을 6분의 1 크기로 축소해놓은 것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주거 형태를 모색하는 프로젝트이다. 신기한 점은 이 미니 바우하우스가 단순히 바우하우스 데사우를 축소해놓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들어가 생활할 수도 있는 주거 공간이라는 것이었다. 미니 바우하우스의 내부는 2개의 방과 1개의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대 4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우하우스 데사우 건물을 본떠 만든 <미니 바우하우스'Wohnmaschine>ⓒ조온윤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로 구성되었던 바우하우스의 교수진들. 가운데(왼쪽에서 일곱 번째) 중절모를 쓴 남자가 초대 학장인 발터 그로피우스. ⓒ조온윤
▲바우하우스의 학생이었던 마르셀 브루어가 1928년에 디자인한 휠체어. ⓒ조온윤
바우하우스가 20세기 초에 회화, 조각,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면,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일어난 혁신의 아이콘으로는 스티브 잡스를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갤러리 기업관에서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디자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와 대표 제품인 매킨토시를 연대에 따라 큐레이팅한 ‘애플 박물관’을 기획했다. 디자인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기업답게 이곳에서는 애플의 매킨토시가 매번 새로운 시리즈로 발매될 때마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발전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애플 박물관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초상과 매킨토시를 분해해서 만든 예술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애플 박물관 앞을 지키고 있는 스티브 잡스 인형. ⓒ조온윤
▲1984년에 애플이 최초로 만든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 128K’ ⓒ조온윤
이어지는 4갤러리 체험관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 공동체를 지향하는 친환경 디자인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계곡물을 곧바로 정수해서 마실 수 있는 텀블러, 종이로 만든 폴딩 구조의 휴대용 거치대 등의 제품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적, 환경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또한 마지막 5갤러리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광주 소재 기업의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라운지 내의 매대에 진열된 상품들은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가벼운 종이 재질이지만 책이나 노트북을 안정감 있게 지지할 수 있는 휴대용 거치대 ‘지스탠드’ ⓒ조온윤
만약 비엔날레전시관을 모두 관람한 뒤에 더 많은 디자인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광주디자인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으면 될 것이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국제디자인대학특별전’이 열려 디자인을 전공하는 국내외 대학생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에 참여하는 대학으로는 한국에선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와 조선대학교가, 해외에서는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 브루넬대학교, 노팅엄트렌트대학교와 골드스미스런던대학교가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에 전시된 포스터 작품들. ⓒ조온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많은 예술가 및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통한 선순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류애와 미래 공동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앞으로는 사람이 디자인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인류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디자인을 만든다. 그리고 디자인은 다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어쩌면 좋은 디자인이란 미적인 우수함을 넘어 이러한 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 공간 정보
주 소 :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주광역시 북구 비엔날레로 111)
광주디자인센터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과기로 176번길 27)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38)
전화번호 : 062-611-5147
운영시간 : 09:00~18:00 (입장 마감 17:00)
관 람 료 : 성인 13,000원 / 청소년 6,000원 / 어린이 4,000원
○ 관련 링크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홈페이지 http://www.gdb.or.kr/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블로그 https://blog.naver.com/designbiennale
○ 사진촬영_조온윤
장소 정보
2019 [인문쟁이 5기]
생활 속에서 틈틈이 시를 쓰며 지냅니다. 시끄러운 곳보다 조용한 곳을 좋아합니다. 움직이는 것보다 가만히 멈춰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침묵과 정지. 그런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습니다.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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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우리를, 우리가 우주를
인문쟁이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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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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