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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이에게 선물같은 곳 '숲속작은책방'

올해 5주년 맞은 괴산의 문화사랑방, '숲속작은책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문쟁이 원혜진

2019-07-23


'숲속작은책방'은 괴산군 칠성면의 전원마을인 ‘미루마을’에 있습니다. 6월 1일 '숲속작은책방'의 5주년 기념행사, 그리고 6월 27일 권윤덕 작가와의 만남이 있다고 하여 이곳을 찾았습니다. ‘2019 신나는 예술여행’에 선정되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그림책협회에서 주최하는 '그림책작가와 함께하는 한 달의 문학 기행-그림책달' 행사의 일부입니다. 5월 광주의 이야기를 아프지만 아름답게 풀어낸 그림책 <씩스틴>의 권윤덕 작가님의 작품 이야기를 듣고 드로잉원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숲속의작은책방 Tel 043-834-7626 HP 010-8771-2186 문여는시간 수~일요일 오후 1:00~6:00 월,화요일은 쉽니다.

▲ 푸르른 6월의 '숲속작은책방' 전경 ⓒ 원혜진


작가님이 오시기 전 책방에 도착하여, 백창화 김병록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두 분은 2002년부터 '숲속작은도서관'을 10년간 운영했고, 시골 책마을을 꿈꾸며 괴산에 내려와 가정식 책방을 열게 되었습니다. 정원이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어진 이곳은 책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른바 '북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이며, 책방지기가 직접 읽고 추천하는 책을 살 수 있는 서점입니다. 백창화 선생님은 <가업을 잇는 청년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등의 책을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2011년에 출간한 책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에서는 유럽의 도서관과 책마을 서점을 소개하고, 2015년 출간, 2017년 개정증보판이 나온 <작은 책방, 우리 책 좀 팝니다>에서는 전국 작은 책방들의 새로운 소식과 북스테이에 합류한 책공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가와의 대화 설명중인 백창화 대표. 2019 신나는 예술 여행 그림책달 권윤덕 2019.6.12~7.31

▲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대해 소개하는 백창화 선생님 ⓒ 원혜진


“책방을 열고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건 역시 책 읽는 모임을 만드는 거였어요. 마을 주민들과 괴산 이웃들과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사람도 많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정기적인 독서모임이 있어야 사람들이 언제든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을 것 같아,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밥 먹는 북클럽을 만들어 일 년을 꾸준히 모임을 알렸습니다. 드디어 괴산 주민만으로도 책모임을 할 수 있는 고정 인원이 확보되어서, 평일 저녁 일상 모임으로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어요. 매월 넷째 목요일 저녁 7시. 농부, 교사, 주부, 생협 활동가, 작가 등등 다양한 귀농귀촌자들이 3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백창화, 책방지기)


방송 출연도 많이 하시고, 책방도 제법 입소문이 난 유명인이지만, 그저 옆집 이웃같은 소탈한 모습이 정겹습니다. 김병록 선생님은 하지감자를 쪄서 간식으로 내어주시고, 백창화 선생님은 참외를 깎아 접시에 담아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봅니다. 이곳을 아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북클럽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감탄해요. 각자 자기 생활 체험에 근거해 책을 읽고 해석하는데, 그 폭이 얼마나 넓은지 모릅니다.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읽는 것도 좋지만 완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읽어가는 이런 경험은 정말 새로운 기쁨이에요. 시골에서 책방을 열고 북스테이를 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이 일이 아니었다면 평생 한 번도 만나볼 수 없었을 너무도 다양한 삶의 결들과 마주한다는 것이에요. 나의 세상을 확장시켜주고 성숙시켜주는 수많은 만남들이 있습니다. 고정된 지역주민들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루고 살던 작은 도서관의 일상과는 많이 다르더라구요. <체험 삶의 현장>이랄까.” (백창화, 책방지기)


김탁환 작가와 독자들의 기념 촬영 사진. 다들 환하게 웃고 있다.

▲ <살아야겠다>로 '숲속작은책방'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탁환 작가. 

괴산의 한지로 화관과 띠를 만들어 증정한 행복한 시간. ⓒ 숲속작은책방 제공

 

매달 넷째 주 목요일 저녁 7시. 15명 정도의 북클럽 회원들과 모이며, 2018년에는 작가 초청 행사도 여러 번 기획했다고 합니다. 


 “2018년 작가 강연 10회, 북콘서트 1회를 치렀어요. 이충렬, 김탁환, 신이현, 이영미, 강헌, 최향랑, 조혜란, 이명애 작가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고, 마지막으로 “올해의 작가상” 시상식을 했어요. 4년을 이어오면서 멋지게 정착된 책방 북클럽이 2018년에는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더 알차고 성숙해졌습니다. 2018년에는 총 60회 단체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부터 은퇴자 모임까지, 전국에서 여러 단체, 소모임 단위로 책방을 찾아주셨습니다. 일 년 간 약 4천 명이 다녀갔어요.” (백창화, 책방지기) 


'북스테이 네트워크'를 함께하며 그림책협회와 협업하여 그림책 문화에도 함께 힘을 쏟고 작가님들과 재미난 일들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전국동네책방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국 58개 작은 서점들이 서로 손에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작지만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네책방 모임을 응원합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책방, 열정적인 책방지기는 정말 행복한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클럽 회원들의 목소리도 들어보았습니다.


반 고흐 미디어아트 전에 문화나들이 간 북클럽 회원들. 반고흐 미디어아트전 2018.10.1!12.30 문의 254-0040 예매 인터파크

▲ 북클럽 회원들의 문화 나들이 ⓒ 숲속작은책방 제공


“2015년 12월말 괴산으로 이사와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숲속작은책방'이었어요. 서울에서 괴산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알게 되었고, 제일 궁금했던 곳이죠. 교보문고 나들이를 즐기던 우리 가족에게는 시골살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문화공간입니다. 2016년 초, 북클럽에 들어가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찾았습니다. 다양한 책방의 행사도 함께 준비하면서 마음의 풍요를 얻었고 지금은 아지트같은 곳이 되었어요. 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책 내용을 넘어서 살아가는 이야기, 내면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모임입니다. 특히 큰아이 진학 문제로 고민할 때, 김병록 백창화 선생님 두분께서 내 가족의 일처럼 함께 고민해주셔서, 내 가까운 '이웃'이구나 하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진영준, 북클럽 회원) 


예쁘게 포장이 된 동화책들. 포장 위에는 엽서가 붙어 있다.

▲ 괴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생들을 위해 '숲속작은책방'에 주문한 책. 

책방지기가 손수 시를 골라 포장했다. ⓒ 숲속작은책방 제공


“사서 일을 하기도 했었고, 독서 모임을 많이 해보았지만, '숲속작은책방'의 북클럽은 아주 특별해요. 비슷한 나이대나 직장 동료들이 모인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처음 괴산에 와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남편의 고향인 이곳은 모두가 저를 알고 저는 아무도 모르는 그런 낯선 곳이에요. '숲속작은책방'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채로운 활동을 하면서 문화생활의 욕구를 채우게 되었고, 점차 괴산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부녀회에 들어가고 방범대 활동도 시작했죠.” (이재돈, 북클럽 회원)


북클럽의 한 열성 회원은, '숲속작은책방' 북클럽으로 인해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북클럽에서 읽고 이야기 나누는 책을 통해, 그 전에는 관심 없던 문제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고, 지역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고, 자그마한 일부터 실천하게 되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북클럽을 하며 얻게 된 소득이라면, 책을 읽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그리고 ‘작가와의 만남’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작가들을 친근하게 느끼게 된 것,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이재돈, 북클럽 회원) 


비록 북클럽 회원도 괴산 주민도 아니지만 책방의 여러 행사에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참석하는 인근 지역 분들이 꽤 많은 듯합니다. 오늘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도 일찌감치 와서 정원을 거닐며 담소를 나누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행사 때마다 오고 있어요. 마당에서 공연할 때가 참 좋아요. 어떤 행사라도 이곳에서 하면 소중하고 특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특별함은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만 느낄 수 있죠. ‘자연과 하나되는 곳이야,’ ‘꿈에 그리던 동화같은 곳이야,’ 이런 미사여구로는 그 느낌을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저는 차가 없어서 이곳에 오려면 늘 차를 가진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하는데, 늘 당당하게 끌고 와요(웃음). 누구나 언제와도 늘 좋은 곳이니까.” (이영선, 청주 거주)


분홍 노을이 아름다운 하늘 아래, 아담한 책방 정원 안에서 펼쳐지는 북콘서트

▲ 2018년 9월 7일(금) '숲속작은책방' 가을 북콘서트 ⓒ 숲속작은책방 제공


직접 와서 경험해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괴산의 문화사랑방 '숲속작은책방'입니다. '숲속작은책방'은 “2019년 문화가 있는날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지원사업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해요. 문화공연 3회를 모두 참여하시면 마지막 10월 공연에서 책방이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드립니다.


8월 31일(토 4시) '별빛 아래' 뮤직 스토리텔링 공연 (이상조 스토리텔러 초청)

9월 28일(토 4시) '윤동주와 그의 시대-윤동주의 길을 따라가는 문학기행 강연'

10월 26일(토 4시) '시 헤는 밤-윤동주의 시와 음악을 즐기는 낭송 콘서트'


사진 촬영 - ⓒ원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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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원혜진
인문쟁이 원혜진

2019 [인문쟁이 5기]


충북 괴산, 아이 넷과 함께 캠핑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철없는 엄마.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시골살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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