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25곳을 합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잠실에 문을 열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둥그런 아치형으로 연속된 철제 책장은 책의 세계로 깊숙이 안내한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커다란 책 저장소 같기도 하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책장을 거쳐 이곳에 모인 책들의 사연이 궁금했다. 오래된 책으로 가득한 책장을 천천히 음미하듯 둘러보았다.
▲서울책보고 정문 ⓒ홍경아
▲운영 시간.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홍경아
▲아치 모양의 철제 책장이 독특하다. ⓒ홍경아
▲책장 앞쪽에는 헌책방 소개가 적혀있다. ⓒ홍경아
헌책 사이에서 보물찾기
책장을 둘러보니 짧게는 5년, 많게는 30년 이상 된 책도 꽂혀 있다. 오래된 책의 경우, 주제나 모양새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제목부터 공감하기 힘든 책, 오래되어 오히려 낯설고 신선한 책도 있다. 이 책들이 지금도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을까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절판된 도서가 많다. 특별한 책방에 왔으니 절판으로 중고서점에서도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을 사고 싶어졌다. 검색대에서 관심 분야인 ‘식물'을 검색해보았다. 보유 서적 중 <식물은 알고 있다>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니 새 책은 물론 중고로도 구입할 수 없는 책인데다 평까지 좋아보였다. 안내지를 뽑아 해당 서점 진열 책장을 찾았다. 책장 위치가 나와 있지 않아서 커다란 책장 3개를 윗줄부터 아랫줄까지 훑어서 찾아냈다. 중고서점처럼 몇 번째 칸인지 까지는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찾기는 힘들었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
▲검색대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서의 정보를 출력할 수 있다. ⓒ홍경아
▲브로슈어를 참고하여 해당 서점 서가에서 책을 찾는다. ⓒ홍경아
▲『선데이 서울』과 같은 오래된 잡지도 구경할 수 있다. ⓒ홍경아
▲전시된 잡지의 경우 구매 여부가 안내된다. ⓒ홍경아
발길을 옮겨 독립출판물 코너로 향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많았으나 판매는 따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매보다는 열람을 통한 홍보에 더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독립서점 방문을 유도하는 잡지 ‘책방산책’과 안내문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노출이 잘 되고 있지는 않았다. 독립서적 매입 후 판매하는 식으로 영세한 창작자들을 지원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독립출판물은 열람만 가능하다. ⓒ홍경아
▲독립출판물 코너에는 서울의 독립서점을 소개하고 있는 잡지 『책방산책』이 구비되어 있다. ⓒ홍경아
저자와 독자의 만남의 장으로
‘서울책보고'라는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좋은 것 같지만, 생산자인 출판사와 저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듯하다. 오래된 헌책방의 책을 모았다는 데에서 대형 중고서점과는 다를 수 있지만, 생산자에게는 몇 명의 독자가 더 는다는 것 외에는 이득이 없다. ’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좋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은 계속 팔리는데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다. 게다가 대형 중고시장의 성업으로 새책 시장의 판매율은 더 낮아지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공공간이 생긴 것은 환영하나, 점점 새 책이 나오기 힘들어지는 환경이 되고 있다. 독자의 책 읽는 기회를 늘리는 것만큼 창작자에게는 책을 계속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서울책보고에서는 중고책을 사고 팔 수 있는 ‘한 평 시민 책시장'과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책으로 이루어진 공간인만큼 창작자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징검다리 같은 행사도 기획되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책들의 저자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오래된 책만큼이나 나이가 들었을 저자와의 만남을 서울책보고에서 한다면 그것만큼 뜻깊은 일도 없을 것 같다.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시간이 쌓인 책 저장소
인문쟁이 홍경아
2019-06-27
헌책방 25곳을 합친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잠실에 문을 열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둥그런 아치형으로 연속된 철제 책장은 책의 세계로 깊숙이 안내한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커다란 책 저장소 같기도 하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책장을 거쳐 이곳에 모인 책들의 사연이 궁금했다. 오래된 책으로 가득한 책장을 천천히 음미하듯 둘러보았다.
▲서울책보고 정문 ⓒ홍경아
▲운영 시간.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홍경아
▲아치 모양의 철제 책장이 독특하다. ⓒ홍경아
▲책장 앞쪽에는 헌책방 소개가 적혀있다. ⓒ홍경아
헌책 사이에서 보물찾기
책장을 둘러보니 짧게는 5년, 많게는 30년 이상 된 책도 꽂혀 있다. 오래된 책의 경우, 주제나 모양새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제목부터 공감하기 힘든 책, 오래되어 오히려 낯설고 신선한 책도 있다. 이 책들이 지금도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을까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절판된 도서가 많다. 특별한 책방에 왔으니 절판으로 중고서점에서도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을 사고 싶어졌다. 검색대에서 관심 분야인 ‘식물'을 검색해보았다. 보유 서적 중 <식물은 알고 있다>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니 새 책은 물론 중고로도 구입할 수 없는 책인데다 평까지 좋아보였다. 안내지를 뽑아 해당 서점 진열 책장을 찾았다. 책장 위치가 나와 있지 않아서 커다란 책장 3개를 윗줄부터 아랫줄까지 훑어서 찾아냈다. 중고서점처럼 몇 번째 칸인지 까지는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찾기는 힘들었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
▲검색대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서의 정보를 출력할 수 있다. ⓒ홍경아
▲브로슈어를 참고하여 해당 서점 서가에서 책을 찾는다. ⓒ홍경아
▲『선데이 서울』과 같은 오래된 잡지도 구경할 수 있다. ⓒ홍경아
▲전시된 잡지의 경우 구매 여부가 안내된다. ⓒ홍경아
발길을 옮겨 독립출판물 코너로 향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많았으나 판매는 따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매보다는 열람을 통한 홍보에 더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독립서점 방문을 유도하는 잡지 ‘책방산책’과 안내문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노출이 잘 되고 있지는 않았다. 독립서적 매입 후 판매하는 식으로 영세한 창작자들을 지원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독립출판물은 열람만 가능하다. ⓒ홍경아
▲독립출판물 코너에는 서울의 독립서점을 소개하고 있는 잡지 『책방산책』이 구비되어 있다. ⓒ홍경아
저자와 독자의 만남의 장으로
‘서울책보고'라는 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좋은 것 같지만, 생산자인 출판사와 저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듯하다. 오래된 헌책방의 책을 모았다는 데에서 대형 중고서점과는 다를 수 있지만, 생산자에게는 몇 명의 독자가 더 는다는 것 외에는 이득이 없다. ’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좋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은 계속 팔리는데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다. 게다가 대형 중고시장의 성업으로 새책 시장의 판매율은 더 낮아지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공공간이 생긴 것은 환영하나, 점점 새 책이 나오기 힘들어지는 환경이 되고 있다. 독자의 책 읽는 기회를 늘리는 것만큼 창작자에게는 책을 계속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서울책보고에서는 중고책을 사고 팔 수 있는 ‘한 평 시민 책시장'과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책으로 이루어진 공간인만큼 창작자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징검다리 같은 행사도 기획되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책들의 저자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오래된 책만큼이나 나이가 들었을 저자와의 만남을 서울책보고에서 한다면 그것만큼 뜻깊은 일도 없을 것 같다.
사진 촬영 ⓒ홍경아
장소 정보
2019 [인문쟁이 5기]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화가 날 때마다 글을 썼습니다. 글로 생각을 기록해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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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전용언
사라지는 제주 말로 제주 옛적을 그리다
민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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