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화창한 4월 중순 괴산 연풍 조령산 자락이 술렁입니다. 인근의 연풍중학교 <소풍밴드>가 일찌감치 와서 준비를 하고 있네요. 흥겨운 악기 연주와 풋풋한 학생들의 노래소리로 첫 무대를 열었습니다. 4월 15일 오전에는 조령민속공예촌에서 열리는 <제 6회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오픈식이 있습니다.
▲ 9개국 32명의 작가들이 함께 하는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 옹기종기 도예방
옹기종기 도예방의 강경훈, 조경일 작가가 주최하는 하모니 행사가 벌써 6회째입니다. 올해는 “우리들의 불꽃같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9개국 32명의 작가들과 함께 합니다. 또한 하모니세라믹아트캠프를 개최하여 괴산 관내 청소년들과 하모니작가들이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괴산의 희망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라니, 그야말로 다양한 어울림의 장이 되겠습니다. 또한 5월 25일부터 9일간 제주 세심재 갤러리에서, 하모니 장작 가마에서 나온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 괴산의 청소년들과 함께 하모니세라믹아트캠프 ⓒ 옹기종기 도예방
▲ 맑은 봄날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오픈식 풍경 ⓒ 원혜진
사회자의 행사 소개에 이어 내빈 소개가 이어집니다. 국제 행사인 만큼, 필요할 때마다 사회자 옆에서 통역을 해주는 분도 계십니다. 외국 작가를 대표하여 말레이시아 작가가 “안녕하세요?” 하는 유창한 한국어 인사로 말문을 여니, 모두가 박수로 환영합니다. 6회에 이르는 동안 고생하며 축제를 이끌어온 강경훈, 조경일 작가를 치하한 후, 이어 군수님 인사가 있습니다. 연풍역이 새로 생기면 서울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 관광지가 된다고 하네요. 조령민속공예촌의 행사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기대해봅니다. 군수님이 직접 작가들을 소개해주시며 참여증서를 수여하였습니다.
▲ 참여증서 수여 후 단체사진. 제일 오른쪽이 강경훈, 조경일 작가 ⓒ 원혜진
점화식을 하기 전에, 먼저 물레 시연과 함께 축하공연이 펼쳐집니다. 괴산에서 활동하는 <문화공간 그루>의 설장구와 비나리 공연입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 위의 아름다운 곡선과 빗소리같이 투둑거리는 설장구 가락이 무척 잘 어울립니다. 도자기가 완성되어 가면서 공연도 절정으로 갑니다. 힘찬 꽹과리 소리에 맞추어 무탈한 행사 진행을 비는 비나리 노래가 흐릅니다. 마지막에는 연주자 두명이 일어나 춤을 추며 짝쇠 장단을 맞춥니다. 매우 흥겹네요. 물레 시연 작가도 사진을 찍던 작가도 함께 일어나 춤을 추었습니다.
▲ 물레 시연과 함께 어우러진 설장구와 비나리 공연 ⓒ 원혜진
그 동안 부부가 사비를 털어 운영했던 국제 하모니 도예 축제가, 올해에는 괴산군 충북문화재단 충청북도의 후원을 받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즐겁습니다. 장작가마 점화식을 앞두고 손님, 작가, 주인 모두 장작가마 앞에 모여 봅니다. 대형 천에 축문을 쓰고, 소원지를 묶은 틀에 불을 지핍니다. 모두의 염원을 담은 불이 장작 가마 안으로 멋지게 달려갑니다. 장작 가마 안의 작품들이 멋지게 다시 태어나고, 모두의 2019년 소원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마가 문제없이 나오도록 고사를 진행하고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 사람들의 소원을 하늘 위로 날리며 불가마로 달려가는 불덩이 ⓒ 원혜진
▲ 불붙은 장작가마 ⓒ 원혜진
오픈식을 지켜보며, 옹기종기 도예방의 안주인 조경일 작가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Q. 먼저 이렇게 국제 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행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네요.
A. “처음 남이섬 국제도예페스티벌(사단법인 한국전업도예가협회 주최)에서 외국 작가들과 친해졌어요. 강작가가 외국작가들과 의형제를 맺고, 일년에 한번만 만날 것이 아니라, 자주 보고 작품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항공권은 각자 부담하고 체재비는 해당국 작가가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해서 매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각 나라에서 만나 워크숍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 둘의 엄마라고는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의 조경일 작가에게 다시 질문해보았습니다.
Q. 삼십대 젊은이들이 괴산에서 도예공방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A. “지인분 소개로 이곳 괴산군에서 임대해주는 공방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이사했는데, 그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갔네요. 남편과는 스무 살에 캠퍼스커플로 만나 18년째 함께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요. 서울에서는 남편도 저도 늘 일이 바빠서 제대로 작품활동을 하기가 힘들었는데, 괴산에 와서 여유롭게 사는 것이 저흰 무척 좋아요. 만족합니다.”
Q. 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또 매년 이렇게 행사는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은가요?
A. “올해는 작년에 비해 여성 작가들 참여가 좀 저조하네요. 안살림을 혼자서 맡아서 하느라 좀 힘들었어요. (웃음) 국제 행사이다 보니 교통비가 많이 들고, 그래서 저희 사비를 쓰면서까지 이렇게 매년 모이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일단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즐거워요.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작품도 같이 만드는 이런 과정이 좋습니다.”
매년 만나는 의형제들의 시끌벅적한 우애가 괴산 조령산 산자락을 울린 오늘. 내년 7회째에는 또 어떤 작가들과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들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충북 괴산, 아이 넷과 함께 캠핑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철없는 엄마.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시골살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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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산 기운 받으며 매년 만나는 도예가 의형제
조령산에서 펼쳐지는 국제도예프렌드십
인문쟁이 원혜진
2019-05-23
날씨 화창한 4월 중순 괴산 연풍 조령산 자락이 술렁입니다. 인근의 연풍중학교 <소풍밴드>가 일찌감치 와서 준비를 하고 있네요. 흥겨운 악기 연주와 풋풋한 학생들의 노래소리로 첫 무대를 열었습니다. 4월 15일 오전에는 조령민속공예촌에서 열리는 <제 6회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오픈식이 있습니다.
▲ 9개국 32명의 작가들이 함께 하는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 옹기종기 도예방
옹기종기 도예방의 강경훈, 조경일 작가가 주최하는 하모니 행사가 벌써 6회째입니다. 올해는 “우리들의 불꽃같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9개국 32명의 작가들과 함께 합니다. 또한 하모니세라믹아트캠프를 개최하여 괴산 관내 청소년들과 하모니작가들이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괴산의 희망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라니, 그야말로 다양한 어울림의 장이 되겠습니다. 또한 5월 25일부터 9일간 제주 세심재 갤러리에서, 하모니 장작 가마에서 나온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 괴산의 청소년들과 함께 하모니세라믹아트캠프 ⓒ 옹기종기 도예방
▲ 맑은 봄날 하모니 국제도예프렌드십 오픈식 풍경 ⓒ 원혜진
사회자의 행사 소개에 이어 내빈 소개가 이어집니다. 국제 행사인 만큼, 필요할 때마다 사회자 옆에서 통역을 해주는 분도 계십니다. 외국 작가를 대표하여 말레이시아 작가가 “안녕하세요?” 하는 유창한 한국어 인사로 말문을 여니, 모두가 박수로 환영합니다. 6회에 이르는 동안 고생하며 축제를 이끌어온 강경훈, 조경일 작가를 치하한 후, 이어 군수님 인사가 있습니다. 연풍역이 새로 생기면 서울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 관광지가 된다고 하네요. 조령민속공예촌의 행사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기대해봅니다. 군수님이 직접 작가들을 소개해주시며 참여증서를 수여하였습니다.
▲ 참여증서 수여 후 단체사진. 제일 오른쪽이 강경훈, 조경일 작가 ⓒ 원혜진
점화식을 하기 전에, 먼저 물레 시연과 함께 축하공연이 펼쳐집니다. 괴산에서 활동하는 <문화공간 그루>의 설장구와 비나리 공연입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 위의 아름다운 곡선과 빗소리같이 투둑거리는 설장구 가락이 무척 잘 어울립니다. 도자기가 완성되어 가면서 공연도 절정으로 갑니다. 힘찬 꽹과리 소리에 맞추어 무탈한 행사 진행을 비는 비나리 노래가 흐릅니다. 마지막에는 연주자 두명이 일어나 춤을 추며 짝쇠 장단을 맞춥니다. 매우 흥겹네요. 물레 시연 작가도 사진을 찍던 작가도 함께 일어나 춤을 추었습니다.
▲ 물레 시연과 함께 어우러진 설장구와 비나리 공연 ⓒ 원혜진
그 동안 부부가 사비를 털어 운영했던 국제 하모니 도예 축제가, 올해에는 괴산군 충북문화재단 충청북도의 후원을 받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즐겁습니다. 장작가마 점화식을 앞두고 손님, 작가, 주인 모두 장작가마 앞에 모여 봅니다. 대형 천에 축문을 쓰고, 소원지를 묶은 틀에 불을 지핍니다. 모두의 염원을 담은 불이 장작 가마 안으로 멋지게 달려갑니다. 장작 가마 안의 작품들이 멋지게 다시 태어나고, 모두의 2019년 소원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마가 문제없이 나오도록 고사를 진행하고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 사람들의 소원을 하늘 위로 날리며 불가마로 달려가는 불덩이 ⓒ 원혜진
▲ 불붙은 장작가마 ⓒ 원혜진
오픈식을 지켜보며, 옹기종기 도예방의 안주인 조경일 작가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Q. 먼저 이렇게 국제 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행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네요.
A. “처음 남이섬 국제도예페스티벌(사단법인 한국전업도예가협회 주최)에서 외국 작가들과 친해졌어요. 강작가가 외국작가들과 의형제를 맺고, 일년에 한번만 만날 것이 아니라, 자주 보고 작품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항공권은 각자 부담하고 체재비는 해당국 작가가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해서 매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각 나라에서 만나 워크숍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 둘의 엄마라고는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의 조경일 작가에게 다시 질문해보았습니다.
Q. 삼십대 젊은이들이 괴산에서 도예공방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A. “지인분 소개로 이곳 괴산군에서 임대해주는 공방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이사했는데, 그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갔네요. 남편과는 스무 살에 캠퍼스커플로 만나 18년째 함께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요. 서울에서는 남편도 저도 늘 일이 바빠서 제대로 작품활동을 하기가 힘들었는데, 괴산에 와서 여유롭게 사는 것이 저흰 무척 좋아요. 만족합니다.”
Q. 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또 매년 이렇게 행사는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은가요?
A. “올해는 작년에 비해 여성 작가들 참여가 좀 저조하네요. 안살림을 혼자서 맡아서 하느라 좀 힘들었어요. (웃음) 국제 행사이다 보니 교통비가 많이 들고, 그래서 저희 사비를 쓰면서까지 이렇게 매년 모이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일단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즐거워요.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작품도 같이 만드는 이런 과정이 좋습니다.”
매년 만나는 의형제들의 시끌벅적한 우애가 괴산 조령산 산자락을 울린 오늘. 내년 7회째에는 또 어떤 작가들과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들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 공간 정보
주소 :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431-3 조령민속공예촌
전화번호 : 043-833-2535
○ 사진 촬영_원혜진
장소 정보
2019 [인문쟁이 5기]
충북 괴산, 아이 넷과 함께 캠핑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는 철없는 엄마.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시골살이를 즐기고 있습니다.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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