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이 ‘2019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세 개의 소장품 특별전으로 꾸며진 전시 이 바로 그것.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연상시키는 듯한 전시 에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역사와 정체성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며 이를 위해 총 3부로 나눠 개최된다.
DMA 컬렉션 Ⅰ‘검이불루(檢而不陋): 대전미술 다시 쓰기 1940-60’은 미술관의 총 소장품 중 대전미술관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DMA 컬렉션 Ⅱ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는 미술관 소장품 1,245점 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선별하여 역사와 비전을 동시에 논하게 된다. 마지막 전시인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은 미술관이 지난해 동안 수집한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며 대전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가 되어준다.
DMA 컬렉션 Ⅱ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전시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정수림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세 개의 컬렉션 중 핵심은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일 것이다. 총 3개의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데다 소장품 중 미술관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본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과 시대가 주목하지 않았던 페미니즘과 같은 예술 경향을 수용하며 성장한 대전시립미술관의 근간을 되짚어보게끔 한다.
▲김구림 '금과 양' ⓒ정수림
▲윤석남 'Blue room' ⓒ정수림
▲황인기 '달빛'과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 ⓒ정수림
윤석남 작가의 은 대전시립미술관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품으로 여성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어머니가 겪은 질곡의 삶과 자신이 겪는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여성의 삶’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했다고 한다. 40세가 넘어 본격적으로 데뷔한 그는 작품을 통해 분노와 희망이라는 양극의 감정을 동시에 전달한다. 이외에도 한국 사회에서 억압과 탄압의 시기를 거치며 작품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맞서 때때로 고통과 울분을 노래한 그들의 서사를 이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설치 미술, 영상 예술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진취적인 실험성과 사회적 연대를 추구했던 작가들이 눈에 띄는데, 대표적으로 이용백 작가와 진기종 작가가 있다. 미디어를 활용하여 분단의 이슈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이야기하는 이용백의 와 미디어의 불확실성과 맹점을 표현한 진기종의 은 많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DMA 컬렉션 Ⅰ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 미술 다시 쓰기 1940-60년대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시 퇴장로를 따라 나오면 건너편 4전시실에서 곧바로 DMA 컬렉션 Ⅰ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 미술 다시 쓰기 1940-60년대’가 시작된다. 검이불루(儉而不陋)는 <삼국사기>의 백제 본조 편에서 백제 궁궐의 건축미를 평한 구절로 ‘검이불루 화이불치’, 즉 검소해 보이나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백제의 온화하면서도 소박한 미학적 가치가 담긴 이 뜻은 대전 지역에서 근현대미술이 형성되는 시점에 활동했던 여러 작가의 작품과도 맞닿아 있다. 비록 활동 기록은 미약하나 진솔한 삶과 담백한 작품으로 시대를 논한 이들의 존재는 더욱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전시 ‘검이불루: 대전미술 다시쓰기 1940-60’ 입구 ⓒ정수림
▲전시 ‘검이불루: 대전미술 다시쓰기 1940-60’ 전경 ⓒ정수림
이어서 한 층 아래에 자리한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018년 새롭게 수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바탕한 유의미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전 전시들과 달리 색감이 뚜렷하거나 해석이 모호한 작품, 또는 인물 사진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시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전경 ⓒ정수림
▲김인 'Dark Side of The Moon' ⓒ정수림
▲임영균 '백남준의 기억 시리즈 1982-2006' ⓒ정수림
▲윤종석 '시대의 손 – 달라이 라마, 프란치스코 교황, 마더 테레사' ⓒ정수림
세 개의 전시를 모두 관람하고 나오면 대전시립미술관이 지나온 그간의 거취를 자연스럽게 체득한 듯하다. 역사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동시대의 대표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으니 미술사나 역사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좋은 기회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은 대전 시민에게 있어 더욱 가치 있는 작품들이 많을 터. ‘2019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미술관의역사와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을 하다 뒤늦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채로운 체험은 삶의 요체다. 부족한 소양을 길러내기 위해 인문쟁이 활동을 시작했고, 연극을 비롯한 영화, 전시, 여행 등 함께 경험하고 논하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기뻐하며 쉽게 진지해진다. 2남 1녀 중 둘째라 불필요한 애교가 많고, 잠이 많으나 밤새는 일을 즐기며,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순간은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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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2019 대전 방문의 해', 세 개의 소장품 특별전
인문쟁이 정수림
2019-03-26
대전시립미술관이 ‘2019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세 개의 소장품 특별전으로 꾸며진 전시이 바로 그것.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연상시키는 듯한 전시 에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역사와 정체성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며 이를 위해 총 3부로 나눠 개최된다.
DMA 컬렉션 Ⅰ‘검이불루(檢而不陋): 대전미술 다시 쓰기 1940-60’은 미술관의 총 소장품 중 대전미술관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DMA 컬렉션 Ⅱ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는 미술관 소장품 1,245점 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선별하여 역사와 비전을 동시에 논하게 된다. 마지막 전시인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은 미술관이 지난해 동안 수집한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며 대전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가 되어준다.
DMA 컬렉션 Ⅱ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전시 내용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정수림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세 개의 컬렉션 중 핵심은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일 것이다. 총 3개의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데다 소장품 중 미술관의 역사와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본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과 시대가 주목하지 않았던 페미니즘과 같은 예술 경향을 수용하며 성장한 대전시립미술관의 근간을 되짚어보게끔 한다.
▲김구림 '금과 양' ⓒ정수림
▲윤석남 'Blue room' ⓒ정수림
▲황인기 '달빛'과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 ⓒ정수림
윤석남 작가의은 대전시립미술관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품으로 여성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어머니가 겪은 질곡의 삶과 자신이 겪는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여성의 삶’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했다고 한다. 40세가 넘어 본격적으로 데뷔한 그는 작품을 통해 분노와 희망이라는 양극의 감정을 동시에 전달한다. 이외에도 한국 사회에서 억압과 탄압의 시기를 거치며 작품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맞서 때때로 고통과 울분을 노래한 그들의 서사를 이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 유영국 'Work' , 윤형근 'Burnt Unber & Ultramarine Blue' ⓒ정수림
▲ 이용백 'Angel Soldier' ⓒ정수림
▲진기종 'CNN' ⓒ정수림
▲진기종 'CNN' ⓒ정수림
▲전시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경 ⓒ정수림
설치 미술, 영상 예술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진취적인 실험성과 사회적 연대를 추구했던 작가들이 눈에 띄는데, 대표적으로 이용백 작가와 진기종 작가가 있다. 미디어를 활용하여 분단의 이슈와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이야기하는 이용백의와 미디어의 불확실성과 맹점을 표현한 진기종의 은 많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DMA 컬렉션 Ⅰ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 미술 다시 쓰기 1940-60년대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원더랜드 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전시 퇴장로를 따라 나오면 건너편 4전시실에서 곧바로 DMA 컬렉션 Ⅰ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 미술 다시 쓰기 1940-60년대’가 시작된다. 검이불루(儉而不陋)는 <삼국사기>의 백제 본조 편에서 백제 궁궐의 건축미를 평한 구절로 ‘검이불루 화이불치’, 즉 검소해 보이나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백제의 온화하면서도 소박한 미학적 가치가 담긴 이 뜻은 대전 지역에서 근현대미술이 형성되는 시점에 활동했던 여러 작가의 작품과도 맞닿아 있다. 비록 활동 기록은 미약하나 진솔한 삶과 담백한 작품으로 시대를 논한 이들의 존재는 더욱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전시 ‘검이불루: 대전미술 다시쓰기 1940-60’ 입구 ⓒ정수림
▲전시 ‘검이불루: 대전미술 다시쓰기 1940-60’ 전경 ⓒ정수림
이어서 한 층 아래에 자리한 DMA 컬렉션 Ⅲ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018년 새롭게 수집한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바탕한 유의미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전 전시들과 달리 색감이 뚜렷하거나 해석이 모호한 작품, 또는 인물 사진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시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전경 ⓒ정수림
▲김인 'Dark Side of The Moon'ⓒ정수림
▲임영균 '백남준의 기억 시리즈 1982-2006' ⓒ정수림
▲윤종석 '시대의 손 – 달라이 라마, 프란치스코 교황, 마더 테레사' ⓒ정수림
세 개의 전시를 모두 관람하고 나오면 대전시립미술관이 지나온 그간의 거취를 자연스럽게 체득한 듯하다. 역사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동시대의 대표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으니 미술사나 역사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좋은 기회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은 대전 시민에게 있어 더욱 가치 있는 작품들이 많을 터. ‘2019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미술관의역사와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전시
1.
전시명 원더랜드뮤지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기간 2019.1.29.(화) ~ 2019.3.31.(일)
내용 대전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컬렉션 1,254점 중 대표작 30여 점 공개
2.
전시명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 미술 다시 쓰기 1940-60년대
기간 2019.1.22.(화) ~ 2019.3.31.(일)
내용 대전 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1940-60년대 작품 공개
3.
전시명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기간 2019.1.15.(화) ~ 2019.4.14.(일)
내용 대전시립미술관이 2018년에 수집한 신소장품 34점 공개
○ 공간 정보
주소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5 둔산대공원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월요일 휴관
○ 관련 링크
홈페이지: https://dmma.daejeon.go.kr/main.do
가시는 길: https://map.naver.com/?eText=%EB%8C%80%EC%A0%84%EC%8B%9C%EB%A6%BD%EB%AF%B8%EC%88%A0%EA%B4%80&elng=f20d4a24b716e88ca0ae8f56d5fa1ca7&eelat=4b0b3ca2db6e8fc4753578e9f6c5d9bc&elat=50de23ae5a5bf3f2d6a07e8161a71124&eelng=5d22052ebc577ae424c02a4389ffc3ef
사진 촬영_정수림
장소 정보
2018 [인문쟁이 4기]
연극을 하다 뒤늦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채로운 체험은 삶의 요체다. 부족한 소양을 길러내기 위해 인문쟁이 활동을 시작했고, 연극을 비롯한 영화, 전시, 여행 등 함께 경험하고 논하는 것을 좋아한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기뻐하며 쉽게 진지해진다. 2남 1녀 중 둘째라 불필요한 애교가 많고, 잠이 많으나 밤새는 일을 즐기며,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순간은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댓글(0)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대전시립미술관 <DMA 컬렉션>'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경찰의 삶에 한 걸음 다가가다
인문쟁이 김상협
[의왕] 하얀 종이에 연필로 그리는 꿈과 나눔
홍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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