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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서 감동을 느끼다.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 - 문화벨트 코스 참여기

인문쟁이 임수진

2018-07-19

부산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 있다. 바로 UN기념공원이다. 이 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된 UN군이 안장되어 있는 추모시설이다. 1955년 11월, 대한민국 국회는 UN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UN기념공원 토지를 UN에 영구 기증하고, 묘지를 성지로 지정할 것을 결의했다. 그 후 지금까지 UN기념공원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며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의미가 깊은 장소인 만큼 그 뜻과 역사를 기리고자 UN 기념공원 주변에는 특별한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UN군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알리기 위한 UN평화기념관이, 2015년 12월에는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의 실상을 알리고 인권과 세계평화에 대한 국민의 성숙된 역사의식을 위해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건립되었다. UN평화기념관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아직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산시민에게도 낯선 공간이다. 하지만 역사적 의미와 가치로 인해 이 공간들은 부산하면 가봐야 할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한, 주변의 부산시립박물관, 부산문화회관, UN평화공원 등과 연계되어 부산의 문화벨트 코스로 많은 이의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특별한 장소들을 좀 더 색다르고 의미 있게 만나보고 싶어,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의 세 코스 중 ‘문화벨트’코스에 참가해 보았다.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는 사)부산건축제에서 국내외관광객과 시민에게 부산의 도시건축문화의 우수성을 바르게 알리기 위해 매주말 운영중인 프로그램이다. 2014년 전국 최초로 양성된 건축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각 코스에 대한 공간적 해설을 들려준다. 


거대한 매스와 상처받은 역사의 모습이 표현된 외벽이 인상적인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 거대한 매스와 상처받은 역사의 모습이 표현된 외벽이 인상적인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아픔이 느껴지는 공간,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강제 동원이란 1931년 만주사변 이후부터 1945년 종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이 전쟁 수행을 위해 군무원, 노무자, 군인, 위안부 등 조선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강제인력동원정책을 말한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하, 강제동원역사관)은 2007년 건립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2008년 부산에 방침이 확정되었다. 건립지로 부산이 선택된 이유는 일본 패전 이후 외지에 그대로 방치되어 추방 형태로 돌아온 이들이 이곳에 많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부산에서 징병되어 외지로 나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많았으며, 강제 동원자의 22% 가량이 경상도 출신이었다는 역사성과 접근성도 작용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건립 배경을 알고 건물을 바라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입구에서 강제동원역사관을 바라보면, 거대한 매스(건축의 덩어리)가 돌출되어 있는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극적인 공간감을 연출함과 동시에 억압에 대한 항의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거운 색채 또한 암울한 시대상과 외벽의 다양한 형태는 상처받은 우리 역사를 상징한다는 설명을 들으며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더욱 마음이 경건해지고 무거워진다. 



 

고난의 길을 걸어 강제동원역사관 가까이 다가가면 그 무게감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 고난의 길을 걸어 강제동원역사관 가까이 다가가면 그 무게감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전 세계의 평화를 기리며, UN평화기념관


유엔평화기념관 전경

▲ 유엔평화기념관 전경

 

평화기념관 전망대 가는길. 내부로도 갈 수 있지만, 건물을 둘러 올라가면 기념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 평화기념관 전망대 가는길. 내부로도 갈 수 있지만, 건물을 둘러 올라가면 기념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념관 전망대에서) 앞쪽으로 주변 경관과 함께 공원을 바라보세요.”UN평화기념관(이하, 평화기념관)에서는 UN기념공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UN기념공원이 평화기념관의 배경처럼 펼쳐진다. 사실 평화기념관을 계획할 때,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는 동시에 전망대를 통해 유엔 기념공원을 조망할 수 있고, 바로 옆에 있는 강제동원역사관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래서 평화기념관은 요철(凹凸, 오목함과 볼록함)의 요(凹)자와 같이 움푹 들어간 형태인 반면, 강제동원역사관은 철(凸)자와 같이 돌출되어 있는 형상이다. 내부의 전시도 인상깊었지만, 기념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하나의 건축물이 지닌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전 세계 하나뿐인, UN기념공원

 

 

UN기념공원 정문의 독특한 형식을 느끼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 UN기념공원 정문의 독특한 형식을 느끼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UN기념공원은 정문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마 한국 근대 건축의 거장, 김중업 선생님의 작품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세계에서 유일한 게이트 형태의 정문은 지붕부터 기둥까지 기념 공원에 걸맞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 전통 건축의 유려한 지붕선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지붕 네 모서리, 추녀엔 머나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의 뜻을 담았다. 8개의 기둥은 UN군을 위한 부드럽고 엄숙한 기립을 의미하며, 4개의 물홈통은 전몰장병의 눈물을 나타낸다. 정문을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추모관 또한 김중업 선생님의 설계로 설립되었다. 건물 지붕이 하늘을 향해 치켜 올려지며 삼각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는 신을 향한 인간의 기원을 의미하며, UN군을 추모하기 위함이다.강제동원역사관부터 UN기념공원까지, 약 두 시간 반 남짓한 시간 동안 공간들을 둘러보았다. 건축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곁들어져서 더 풍성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들이 되었다.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지만 건축물마다 담고 있는 이야기가 어우러져 그 공간들이 더 가치 있게 느껴졌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투어에는 항상 ‘사진 찍지 마시오’ ‘손대지 마시오’ 표식이 붙어 있지만, 건축 투어는 직접 건축물을 만져보고 기대어보고 그 공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더욱이 역사적 가치를 담긴 공간일수록, 그 건축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함께한다면 감동은 배가 된다. 

 

 

 

* 유엔평화문화특구(부산시 대연동): 

부산박물관 – 유엔조각공원 –평화공원 – 대연수목전시원 – 유엔기념공원 – 유엔평화기념관 - 일제강제동원역사관

* 뚜벅뚜벅, 부산건축투어: 사)부산건축제 홈페이지 www.biacf.or.kr 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가능

장소 정보

  • 뚜벅뚜벅부산건축투어
  • 유엔조각공원
  • 부산박물관
  • 평화공원
  • 대자연수목전시원
  • 유엔기념공원
  • 유엔평화기념관
  •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임수진
인문쟁이 임수진

2018 [인문쟁이 4기]


멋과 맛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기를 좋아하는 청춘_! 생각이 많은, 그 무수한 생각들로 오늘도, 그리고 내일의 변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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