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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가 채현국 토크 콘서트

인생의 쓴 맛을 알 때 삶이 깊어진다

인문쟁이 정상현

2016-04-08

 


 

2014년,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 라는 칼럼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조금은 파격적일 수도 있는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공감했고, 사회에 통렬한 울림을 주었었다. 그 칼럼의 저자인 채현국은 그 특유의 화법 덕분에 독설가 라고도 불린다. 지난 2016년 1월 27일 수요일 독설가 채현국의 인문학 강의가 도교육청 2층 대강당에서 있었다. 이 강의는 전라북도 교육청 주최의 명사초청특강 “토크 콘서트 : 인생의 이야기” 중 하나로 “인생의 쓴맛을 알 때 삶이 깊어 진다” 는 부제로 진행되었다. 인생이 현대사(現代史) 그 자체인 선생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함께 들어 보는 시간이었다.

채현국은 1935년 대구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중앙방송(현재 KBS) 연출 1기로 입사, 3개월 만에 그만뒀다. 60~70년대 부친과 함께 흥국탄광 등 20여 개 기업을 운영, 한 때 소득세 납부액이 전국 10위 안에 들 만큼 큰 돈을 벌었다. 한 달 순이익이 100만 달러가 넘고, 고삐 풀린 소처럼 회사 규모가 마구 커지는데 채현국은 그것이 내심 두려웠단다. "돈 쓰는 재미보다 더 무서운 것이 돈 버는 재미"라는 걸 깨달은 순간 그는 1973년 회사를 정리하고 재산을 모두 직원들에게 분배했다.

그는 자기 욕심만 채우고 살면 재미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 뿐, 거창한 ‘사회 기여’의 의미로 사업체를 정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본래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쿨한 멘트도 곁들였다. 기득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그는 "농약에 속으면 안 돼, 속지 마"라고 되받아쳤다. 독설가답게 ‘출셋길이 있다면 살짝살짝 피하라’고도 말했다. 사람이 일을 잘해서 쓰임을 당하면 아첨꾼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 이유다.

그렇게 채현국은 사업체 정리 후 경상남도 양산시 서창로 144번지에 학교법인 효암학원(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을 설립하고, 1988년부터 경남 양산에서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교에서 그는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


토크콘서트


"옛날 학교 다닐 때 교장선생님 훈화·교훈이 생각나요? 안 나요. 하지만 선생님의 어떤 행동이나 모습에서 느낀 것은 생각나잖아요. 내가 발견하고 깨달은 거니까 생각나는 거지요. 아이들이 나를 보고 혹 느끼는 것이 있다면 아마 '겉껍데기 보고 사람을 판단해선 안 되겠구나'하는 것을 배울겁니다." 라고 말한다. 효암학원의 학생들은 학기 초에는 교정을 어슬렁거리며 쓰레기도 줍는 저 할아버지는 도대체 누구지, 하다가 몇 개월 지나면 이사장인 줄 알고 놀라기가 일쑤란다. 높은 사람이 하는 일과 낮은 사람이 하는 일이 구분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졌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는 사람만이 선생님이 아니다. 이 세상에 처음부터 정해진 ‘선생님’ 이라는 사람은 없으며, 자기 자신이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진정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채현국 이사장. “아이들 교육에는 답이 없다. 뭐든지 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다. 가르치려고만 하고 성공하라고만 요구하는 것은 선생, 부모들이 할 짓이 아니” 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지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스스로 무언가를 배우고 싶게끔 돋구어 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타인의 생각에 간섭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정답’은 없으며, 무수한 ‘해답’들이 있다는 뜻이다. 내가 옳고 그 사람이 틀렸다는 생각을 하면 정답을 찾았다고 착각하게 되는데, 본인도 자주 이 수렁에 빠진다며 항상 조심하려 애쓴다고 했다.


쓴 맛이 사는 맛


최근 「쓴 맛이 사는 맛(2015. 비아북)」을 쓴 기념으로 강연이 끝난 후 청중들에게 '쓴 맛이 사는 맛'이라는 글귀와 사인을 해 주었다. 쓴맛마저도 사는 맛으로 느껴질 만큼 긍정적으로 살라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어떠한 조건에서도 삶 자체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과한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학생들이 성적에 구애 받지 않으면서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대안학교 “숲속의 학교”를 전국에 설립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는 채현국 이사장. 그의 꿈을 힘껏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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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현
인문쟁이 정상현

[인문쟁이 1기]


정상현은 전북 전주시에서 살고 주로 연구실에서 작업한다. 현재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내 만화동아리를 담당하며, 수채화 화가로도 활동한다. 사람의 잠재력과 장점 및 끼에 관심이 많아 요즈음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진로교육특강과 상담을 하고 있다. 평소 다산 정약용선생의 철학에 관심이 많아 그의 저술을 주의 깊게 읽어보고 있다. 인문쟁이 활동을 통해 전북에서 이루어지는 인문학 강좌가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everjung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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