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평생학습관의 인문학지원센터를 찾았다. 입구에 있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서울특별시 관악구 2004년 평생학습도시’라는 간판이 가장 먼저 보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철학자의 사진과 명언이 눈에 띄었다. 5층 대회의실과 3, 4층의 소규모 강의실에서 다양한 인문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15년 1월에 개관한 인문학지원센터는 2014년 11월에 ‘서울시 관악구 인문학도시 조성 조례’가 제정된 뒤 개설되었다. 양질의 인문학 서비스를 체계적․지속적․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평생학습팀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등 실효성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렇게 인문학지원센터는 평생학습관 안에 있지만, 부분적 역할이 아니라 통합적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 최영미 시 창작 교실(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 명사 초청 인문학 특강(오연호 대표)(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관악구 평생학습관을 대표하는 ‘에브리데이(everyday) 인문학 관악구’는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문구이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240회 넘게 열린 인문 강좌에 착안하여, 매일 관악구에서 인문 강좌가 열린다는 뜻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인문이라는 이름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가깝게 접근할 수 있고, 나아가 인문이 곧 생활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담당자 역시 추구하고 있는 인문 강좌가 참여자에게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강좌로서 ‘생활에 스며드는 인문학’이라고 전했다. 친근하게 인문에 다가갈 수 있는 ‘매일의 인문’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 우리 소리로 만나는 인문학(배일동 명창)(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이는 43개의 도서관을 지닌 ‘도서관 도시’로서의 관악구로서 도서관 사업과 교육 사업이 뒷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했다. 인터넷에서 책을 대여하면 신림역․서울대입구역․낙성대역 등의 지하철역에서 책을 반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스템’, 북스타트 사업과 연관하여 영유아기를 대상으로 그림책을 대여해 주면서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책놀이’,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 동안 학교 밖에서 인문을 겪자는 취지로 청소년에게 멘토링, 취미, 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175 교육지원사업’, ‘희망사업단’이라는 사회적 기업과 연계하여 65세 이상 관악구 거주민이 자서전을 구술한 뒤 현재 42권까지 출간한 ‘어르신 자서전’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인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에게는 창의적․융합적인 인재 상을 발견하고 어르신들에게는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인문학의 밤(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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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관악구 평생학습관 인문학지원센터 황정은 주무관
▲명사초청 인문학_이시형 박사
문_다양한 인문 강좌들을 열고 있는데 강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_‘명사․석학 초청 인문학’은 3-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좌입니다. ‘책 속의 인문학’은 저자를 초대해서 작품을 소개할 뿐 아니라 느낀 점까지도 나눌 수 있는 행사입니다. 또한 ‘동네방네 인문학’은 주민자치센터나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 활동인데, 특히 학교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인문학’으로서 화요일마다 중소형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특히 ‘G7 찾아가는 인문학’ 행사는 관악(Gwanak)의 G와 인문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일곱 빛깔의 인문 활동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새터민과 장애인 등 소외 계층과 인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의 결과로서 연말에 ‘인문학의 밤’ 발표회에서 새터민 중 한 명이 인문 활동을 통해 자아 성찰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최영미 시인의 ‘시 창작 교실’에서는 시를 창작하고 첨삭할 뿐 아니라 출판까지 하였는데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와 협력해서 ‘관악시민 대학/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규장각, 미술관, 박물관과도 연계하여 인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고위과정’은 대학원을 졸업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해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인문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관악 세종 글방’이라는 한글 교실을 열어 초등 학력을 인정해 주고, 경로당에도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13년에는 중등 예비 과정도 생겼습니다.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과정도 개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_‘인문학 도시’로서의 관악구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답_관악구는 산업이나 개발에 중점을 둘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삼아서, 무형의 지식을 대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학 도시’를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이는 ‘사람 중심 관악 특별구’라는 슬로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누구나 인문을 누릴 수 있는 ‘지식복지’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주민이라고 해서 관악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 활발한 참여 부탁드립니다.
문_<인문360˚>의 이번 시즌 주제가 ‘청년 정신’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만나보고 싶은 청년 인물은 누구인지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답_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들고 싶습니다. 젊은 나이에 천재적인 실력을 보여주면서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이 청년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 출간된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속에서 일반인도 클래식을 취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드러내면서, 클래식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 ‘문해의 날’ 행사 사진(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정신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복지
앞서 말했듯, 관악구 평생학습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는 ‘지식복지’이다. 이러한 ‘지식복지’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로서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당자는 전했다. 이를 위해 관악구 평생학습관은 어려운 인문이 아니라 쉬운 인문을 추구하고 있다. ‘생활 스트레스’에 대한 강의나 ‘쉽게 읽는 인문학’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문 활동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의 인문’을 통해 형평성 있는 복지가 물질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에서도 모두에게 풍요롭게 전달되는 것이 ‘내일의 인문’의 모습일 것이다.
권혜린은 서울 흑석동에서 산다. 주로 집과 학교를 왔다 갔다 하지만 ‘바깥’으로 나가는 일도 좋아한다.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고 있으며, 창작과 비평에 관심이 많다. 평범함이 콤플렉스인 특성을 상쇄해 줄 특이한 사람, 딴소리 하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필연이 될 것 같아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온몸으로 하는 인문학’ 을 체득하고 싶다. lingi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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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평생학습관
매일의 인문, 내일의 인문
인문쟁이 권혜린
2016-03-22
생활에 스며드는 인문, ‘에브리데이(everyday) 인문학 관악구’
관악구 평생학습관의 인문학지원센터를 찾았다. 입구에 있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서울특별시 관악구 2004년 평생학습도시’라는 간판이 가장 먼저 보였다. 2층으로 올라가니 철학자의 사진과 명언이 눈에 띄었다. 5층 대회의실과 3, 4층의 소규모 강의실에서 다양한 인문 행사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15년 1월에 개관한 인문학지원센터는 2014년 11월에 ‘서울시 관악구 인문학도시 조성 조례’가 제정된 뒤 개설되었다. 양질의 인문학 서비스를 체계적․지속적․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평생학습팀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등 실효성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렇게 인문학지원센터는 평생학습관 안에 있지만, 부분적 역할이 아니라 통합적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 최영미 시 창작 교실(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 명사 초청 인문학 특강(오연호 대표)(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관악구 평생학습관을 대표하는 ‘에브리데이(everyday) 인문학 관악구’는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문구이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240회 넘게 열린 인문 강좌에 착안하여, 매일 관악구에서 인문 강좌가 열린다는 뜻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인문이라는 이름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가깝게 접근할 수 있고, 나아가 인문이 곧 생활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담당자 역시 추구하고 있는 인문 강좌가 참여자에게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강좌로서 ‘생활에 스며드는 인문학’이라고 전했다. 친근하게 인문에 다가갈 수 있는 ‘매일의 인문’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 우리 소리로 만나는 인문학(배일동 명창)(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이는 43개의 도서관을 지닌 ‘도서관 도시’로서의 관악구로서 도서관 사업과 교육 사업이 뒷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했다. 인터넷에서 책을 대여하면 신림역․서울대입구역․낙성대역 등의 지하철역에서 책을 반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스템’, 북스타트 사업과 연관하여 영유아기를 대상으로 그림책을 대여해 주면서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책놀이’,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 동안 학교 밖에서 인문을 겪자는 취지로 청소년에게 멘토링, 취미, 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175 교육지원사업’, ‘희망사업단’이라는 사회적 기업과 연계하여 65세 이상 관악구 거주민이 자서전을 구술한 뒤 현재 42권까지 출간한 ‘어르신 자서전’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인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에게는 창의적․융합적인 인재 상을 발견하고 어르신들에게는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인문학의 밤(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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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관악구 평생학습관 인문학지원센터 황정은 주무관
▲명사초청 인문학_이시형 박사
문_다양한 인문 강좌들을 열고 있는데 강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_‘명사․석학 초청 인문학’은 3-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좌입니다. ‘책 속의 인문학’은 저자를 초대해서 작품을 소개할 뿐 아니라 느낀 점까지도 나눌 수 있는 행사입니다. 또한 ‘동네방네 인문학’은 주민자치센터나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 활동인데, 특히 학교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인문학’으로서 화요일마다 중소형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특히 ‘G7 찾아가는 인문학’ 행사는 관악(Gwanak)의 G와 인문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일곱 빛깔의 인문 활동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새터민과 장애인 등 소외 계층과 인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의 결과로서 연말에 ‘인문학의 밤’ 발표회에서 새터민 중 한 명이 인문 활동을 통해 자아 성찰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최영미 시인의 ‘시 창작 교실’에서는 시를 창작하고 첨삭할 뿐 아니라 출판까지 하였는데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와 협력해서 ‘관악시민 대학/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규장각, 미술관, 박물관과도 연계하여 인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고위과정’은 대학원을 졸업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해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인문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관악 세종 글방’이라는 한글 교실을 열어 초등 학력을 인정해 주고, 경로당에도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13년에는 중등 예비 과정도 생겼습니다.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과정도 개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_‘인문학 도시’로서의 관악구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답_관악구는 산업이나 개발에 중점을 둘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삼아서, 무형의 지식을 대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학 도시’를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이는 ‘사람 중심 관악 특별구’라는 슬로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누구나 인문을 누릴 수 있는 ‘지식복지’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주민이라고 해서 관악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 있으니 활발한 참여 부탁드립니다.
문_<인문360˚>의 이번 시즌 주제가 ‘청년 정신’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만나보고 싶은 청년 인물은 누구인지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답_피아니스트 손열음을 들고 싶습니다. 젊은 나이에 천재적인 실력을 보여주면서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이 청년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 출간된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속에서 일반인도 클래식을 취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드러내면서, 클래식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 ‘문해의 날’ 행사 사진(사진=관악구 평생학습관)
정신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복지
앞서 말했듯, 관악구 평생학습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는 ‘지식복지’이다. 이러한 ‘지식복지’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로서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당자는 전했다. 이를 위해 관악구 평생학습관은 어려운 인문이 아니라 쉬운 인문을 추구하고 있다. ‘생활 스트레스’에 대한 강의나 ‘쉽게 읽는 인문학’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문 활동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의 인문’을 통해 형평성 있는 복지가 물질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차원에서도 모두에게 풍요롭게 전달되는 것이 ‘내일의 인문’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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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안내
TEL 02-879-5679
ant83@ga.go.kr
http://gedu.gwanak.go.kr
장소 정보
[인문쟁이 1기]
권혜린은 서울 흑석동에서 산다. 주로 집과 학교를 왔다 갔다 하지만 ‘바깥’으로 나가는 일도 좋아한다.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고 있으며, 창작과 비평에 관심이 많다. 평범함이 콤플렉스인 특성을 상쇄해 줄 특이한 사람, 딴소리 하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필연이 될 것 같아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온몸으로 하는 인문학’ 을 체득하고 싶다.lingi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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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관악구 평생학습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동문서답
인문쟁이 김세종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 : 인문학 심화·확산의 허브
인문쟁이 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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