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모임의 불모지 같은 이 곳 창원지역에는 삼삼오오 독서모임과 같은 인문학활동 모임은 있지만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활동하는 모임은 드물다. 내가 가본 ‘이음’ 은 창원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곳이었다. 이 곳은 창원 구암동 대학병원 맞은 편 상가 2층에 위치해있는데 ‘지금 함께한 행복한 세상. 인문학 공간 이음’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인다. 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은 무엇일까.
인문학공간 이음은 현재 25명의 정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정회원은 매달회비 및 조합비를 내며 한 달에 한번 인문학 강연 및 기행을 진행할 때 쓰이고 조합비는 지금의 공간을 쓰지 못하게 될 경우를 위해 모으고 있다고 한다.
이 공간에서는 주로 독서모임이 주가 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장르와 역량, 책을 읽는 깊이에 따라 소 모임별로 분화되어 활동하고 있다. 가정주부나 직장이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오전 독서모임, 한 달에 한번 모이는 그림모임, 인도명상모임, 가져오고 싶은 요리를 가져와 함께 먹는 다현밥상 등 독서외에 함께할 수 있는 인문학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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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이음' 정회원 김요섭 님
문_인문학 공간 이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답_2009년도에 창원 거주하는 교사 3명이 독서모임을 만들었어요. 1년간 자발적으로 진행을 해오다 우리끼리 하는 것에 대한 매너리즘이 생겼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면 또 다른 관점으로 생기고 발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창원지역에 함께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찾아 2010년에 합치게 되었는데 그게 이음의 시작이었죠. 인원이 많진 않았지만 모일 때 마다 공간이 없어 카페를 전전했어요.
문_지금의 이 공간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나요?
답_‘고미숙_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요. 서울에 있는 수유너머라는 인문학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처럼 진짜 인문학을 통한 자기구원, 자신이 삶에 주체가 될 수 있는 생각을 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우리도 있었으면 더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 때 10명의 멤버 중 한 분이 지금 이 공간의 건물주가 남편 분이셨어요. 이 공간을 3년간 임대료도 받지 않고 내어주셨고, 나머지 인테리어 및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10명의 멤버가 십십일반 모아서 만들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저희에겐 선물 같아요.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증여하듯이 나의 일부를 서로에게 선물하듯이 만든 공간이 이 곳이예요.
문_독서모임 위주지만 명상, 그림소모임 등 여러 모임이 있는 듯 합니다.
답_독서로 시작했지만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었고 결국 모든 행위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그림 그리는 회원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 자기가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그것을 형상화하는 것이 즐겁다’ 는 거예요. 우리가 일상이 매몰되어서 다수가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상식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 다수가 생각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그 눈을 갖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림이든 음식이든 우리는 그것을 하나라고 보고 있어요. 그 정도 깊이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막연하게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서모임 / 인문학강연
문_이음에서 인문학은 어떤 의미이고 존재인가요?
답_현재 인문학 책을 보면 치유, 힐링 그런 의미의 인문학 책이 많은데, 저희가 공부하는 인문학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영화 매트리스를 보면 주인공이 빨간 약을 먹으면. 매트리스의 실제모습을 보게 되고 파란 약을 먹으면 이것을 잊고 이전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주인공은 빨간약을 선택하죠. 저희 인문학을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빨간약을 주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 세상에 잘못된 실체가 있고 본질을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스템과 이것을 통해 어떤 현상을 낳았는지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조금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봐요. 또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앎이 수단이 아니라 책을 읽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겁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그 길을 걸어가는 것. 함께하기에 저희에겐 인문학이 더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마산MBC 독서캠페인 촬영
문_바라는 점과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답_먼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자기주체정신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삶에 자기가 주체적으로 서서 자기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바꾸려고 하는 자율정신. 그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각자 개개인이 깨닫기 시작할 때 이 사회가 바뀌지 않을까요. 저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마음들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열리고,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아는 만큼 실천해나가는 과정들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합니다.
장보연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살고 주로 집 근처 카페에서 작업한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중이며, 주로 미술전시관을 즐겨 찾는다. 한 가지를 보아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 깊이 생각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김훈작가가 쓴 <칼의 노래>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 우연한 기회에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다. jjjby45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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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인문학 공간 '이음'
선물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인문학
인문쟁이 장보연
2016-03-22
나만의 인문학 아지트
인문학 모임의 불모지 같은 이 곳 창원지역에는 삼삼오오 독서모임과 같은 인문학활동 모임은 있지만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활동하는 모임은 드물다. 내가 가본 ‘이음’ 은 창원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곳이었다. 이 곳은 창원 구암동 대학병원 맞은 편 상가 2층에 위치해있는데 ‘지금 함께한 행복한 세상. 인문학 공간 이음’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인다. 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은 무엇일까.
인문학공간 이음은 현재 25명의 정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정회원은 매달회비 및 조합비를 내며 한 달에 한번 인문학 강연 및 기행을 진행할 때 쓰이고 조합비는 지금의 공간을 쓰지 못하게 될 경우를 위해 모으고 있다고 한다.
이 공간에서는 주로 독서모임이 주가 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장르와 역량, 책을 읽는 깊이에 따라 소 모임별로 분화되어 활동하고 있다. 가정주부나 직장이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오전 독서모임, 한 달에 한번 모이는 그림모임, 인도명상모임, 가져오고 싶은 요리를 가져와 함께 먹는 다현밥상 등 독서외에 함께할 수 있는 인문학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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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이음' 정회원 김요섭 님
문_인문학 공간 이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답_2009년도에 창원 거주하는 교사 3명이 독서모임을 만들었어요. 1년간 자발적으로 진행을 해오다 우리끼리 하는 것에 대한 매너리즘이 생겼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면 또 다른 관점으로 생기고 발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창원지역에 함께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찾아 2010년에 합치게 되었는데 그게 이음의 시작이었죠. 인원이 많진 않았지만 모일 때 마다 공간이 없어 카페를 전전했어요.
문_지금의 이 공간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나요?
답_‘고미숙_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라는 책을 보게 되었어요. 서울에 있는 수유너머라는 인문학 공간이 있는데 그 공간처럼 진짜 인문학을 통한 자기구원, 자신이 삶에 주체가 될 수 있는 생각을 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우리도 있었으면 더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 때 10명의 멤버 중 한 분이 지금 이 공간의 건물주가 남편 분이셨어요. 이 공간을 3년간 임대료도 받지 않고 내어주셨고, 나머지 인테리어 및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10명의 멤버가 십십일반 모아서 만들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저희에겐 선물 같아요.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증여하듯이 나의 일부를 서로에게 선물하듯이 만든 공간이 이 곳이예요.
문_독서모임 위주지만 명상, 그림소모임 등 여러 모임이 있는 듯 합니다.
답_독서로 시작했지만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었고 결국 모든 행위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그림 그리는 회원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 자기가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그것을 형상화하는 것이 즐겁다’ 는 거예요. 우리가 일상이 매몰되어서 다수가 이야기하는 보편적인 상식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 다수가 생각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그 눈을 갖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림이든 음식이든 우리는 그것을 하나라고 보고 있어요. 그 정도 깊이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막연하게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서모임 / 인문학강연
문_이음에서 인문학은 어떤 의미이고 존재인가요?
답_현재 인문학 책을 보면 치유, 힐링 그런 의미의 인문학 책이 많은데, 저희가 공부하는 인문학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영화 매트리스를 보면 주인공이 빨간 약을 먹으면. 매트리스의 실제모습을 보게 되고 파란 약을 먹으면 이것을 잊고 이전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주인공은 빨간약을 선택하죠. 저희 인문학을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빨간약을 주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 세상에 잘못된 실체가 있고 본질을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스템과 이것을 통해 어떤 현상을 낳았는지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조금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봐요. 또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앎이 수단이 아니라 책을 읽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겁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그 길을 걸어가는 것. 함께하기에 저희에겐 인문학이 더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마산MBC 독서캠페인 촬영
문_바라는 점과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답_먼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자기주체정신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삶에 자기가 주체적으로 서서 자기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바꾸려고 하는 자율정신. 그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각자 개개인이 깨닫기 시작할 때 이 사회가 바뀌지 않을까요. 저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마음들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열리고,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아는 만큼 실천해나가는 과정들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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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공간 '이음'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2동
http://cafe.daum.net/withcommunepolis
[인문쟁이 1기]
장보연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살고 주로 집 근처 카페에서 작업한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중이며, 주로 미술전시관을 즐겨 찾는다. 한 가지를 보아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 깊이 생각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김훈작가가 쓴 <칼의 노래>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을 존경한다. 우연한 기회에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다.jjjby45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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