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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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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우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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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서로 멀어진 존재들을 따뜻하게 껴안는 법


그는 젊은 시절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시위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왔다. 그러던 그가 아이들이 쓴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고 드디어는 우포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생태·영성음악제>를 매년 열고 있으니 누군가 뒤에서 지나가는 말로 '우창수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나 보다.' 하고 수군거리기도 했단다.


"인간에게서 영성을 빼면 뭐가 남겠어요."


그에게는 노동도, 인권도, 아이들도, 자연도 모두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인간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곳이 바로 자연이기 때문에 그는 우포에 자리를 잡지 않았을까? 생명이 숨 쉬는 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것, 그리고 그 뭇생명과 함께 호흡을 나누며 사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가치에 한 걸음 다가서는 일이 아닐까.


개똥이들은 바로 그런 생명을 노래한다. 공연 중에 아이들이 객석으로 내려가서 사람들을 한 명씩 안아주는데, 많은 사람이 여기에 감동하고 울기도 한다. 자연과 사람 사이가 멀어졌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도 너무 많이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키우는 개 반디는 짖지 않는다. 하룻밤을 묵으면서도 단 한번도 반디가 짖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혹시 성대수술을 했나 싶었는데, 다리가 부러진 채로 우포에 버려진 것을 몇 번의 수술 끝에 겨우 살렸다고 한다. 몇 번 짖는 것을 들었다고 하니 목소리는 낼 수 있으나 버려진 충격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짐작만 할 뿐이다.


우창수·김은희 부부의 반려견 반디

▲ 우창수·김은희 부부의 반려견 반디. 유기견이었던 반디를 우창수 씨 부부가 데려다 키웠다.


누구나 상처받고 아픈 채로 살아간다. 그러니 서로 기대어 서로의 숨결을 느끼며 사는 것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동물 사이, 그리고 사람과 자연 사이에 보내는 가장 따뜻한 위로. 우창수·김은희와 개똥이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서로 멀어진 존재들을 따뜻하게 껴안는 법을, 그리하여 우리의 영성을 되찾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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