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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2022-02-16

인문깜짝퀴즈 문학, 철학, 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국내 인문학 전문가들이 일반 시민, 독자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인문 도서 내용을 토대로 출제합니다. 퀴즈는  객관식 1문항, 주관식 1문항으로 이루어집니다. ‘깜짝’ 퀴즈답게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각종 고시에 출제될 법한 정형화된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퀴즈를 선보입니다. 특히 객관식 퀴즈는 질문과 보기, 결정적 힌트만 찬찬히 읽어보면 미처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답이 훤히 보여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응답자 맞춤형’ 인문 퀴즈입니다. 매회 출제마다 출제자가 직접 응답자 세 명을 선정, 소개된 책과 소정의 사례품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우리의 출발을 여는 음식…, 어떤 미역국을 드시나요?”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중 「가리는 손」에서-


 

ㅇ 출 제 자 : 소설가 김애란

ㅇ 응모기간 : 2022년 1월 13일(목)~2022년 2월14일(월)

ㅇ 응모방법 : 본문 댓글 및 인문360 댓글 참여

ㅇ 당첨자 선물: 소설집 『바깥은 여름』 및 소정의 사례품

ㅇ 당첨자 발표 : 2022년 2월 17일(목) 예정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중 「가리는 손」에서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책 표지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안녕하세요. 김애란입니다. 다들 새해 잘 맞으셨나요? 떡국은 잘 드셨고요? 저는 가족과 사골 육수를 기본으로 한 소고기떡국을 먹었습니다. 고명으로는 김 가루와 대파를 얹어서요. 떡국은 전국 어디서나 팔고 또 먹는 음식이지만 지역마다, 집집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지요? 달걀만 해도 국물에 부드럽게 푸는 집과 지단을 올리는 집이 있는 것처럼요.


떡국만큼 우리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으로 미역국이 떠오릅니다. 떡국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면 미역국은 ‘나의 출발’을 기리는 요리니까요. 그 종류만 해도 소고기미역국, 감자미역국, 우럭미역국, 바지락미역국 등 다양한데요. 아마 감자가 흔한 곳에서는 감자미역국을, 바다가 가까운 마을에서는 우럭미역국이나 바지락미역국을 즐겨 먹지 않았나 싶어요. 여러분은 이 중 무엇을 드셔 보셨나요?


언젠가 「가리는 손」이라는 단편을 쓸 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어떤 미역국을 먹일지 고심했습니다. 이 단편에서는 ‘먹고’, ‘먹이는’ 일이 중요해 아무 음식이나 쓸 수 없었거든요. 이왕이면 보편적이면서도 지역 색이 드러난 식재료를 쓰고 싶었는데, 그것은 바로… (웃음) 아래 본문에 빈 칸 처리를 해둔 생물입니다.


「가리는 손」은 십대 아들을 둔 한 엄마가 하루 종일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며 자기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에요. 미역국을 끓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 저녁 무렵 식탁 위에 불 꺼진 케이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나고요. 오랜 시간 내가 씻기고 먹이고 기른 존재가 누구보다 낯설어 보이는 순간,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저 아이에게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서 요리 장면을 한 번 살펴볼까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  a  )을 들통에 깐다. 거기 대파와 생강, 청주를 넣고 팔팔 끓인다. 익은 살은 따로 발라 한곳에 두고, 몸통뼈와 대가리만 다시 삶는다. 먼저 미역국에 쓸 육수를 내야 한다. 뼈 국물. 어릴 때 나도 뼈를 고아 만든 음식을 먹고 자랐다. 그중에는 가물치나 미꾸라지처럼 생물을 통째 곤 것도 있었다. 어머니가 강릉 분이라 우리집은 생일에도 미역국에 양지 대신 (  a  )을 넣었다. 독립 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제 나도 그렇게 한다. 특히 내 생일과 애 생일에 그렇게 한다.


들통 안 공기 방울이 기세 좋게 올라오자 식재료가 저희끼리 부대끼며 몸을 뒤집는다. 대파 줄기 사이로 입을 반쯤 벌린 (  a  ) 대가리도 보인다. 반투명한 눈알이 그새 희게 익었다. 국자로 불순물과 거품을 걷어내며 아이 생각을 한다.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었지만 내 아이로 태어난 아이. 다른 데가 아니라 이곳에 온 재이. 아기 땐 이유식 삼킬 줄도 모르고 빨대로 물 먹는 법조차 몰라 일일이 가르쳤는데. 요샌 식탁에서 수저질하는 모습 보며 굵직해진 뼈마디에 새삼 놀란다.


가스불을 약하게 줄이고 육수가 우러나길 기다린다. 적어도 몇십 분은 있어야 해 소매를 걷고 개수대에 쌓인 잔설거지를 한다. 칼과 나무 도마에 거품을 칠한 뒤 식초로 한번 더 씻고 스테인리스 볼과 채, 접시, 숟가락도 닦는다. 숟가락은 입에 직접 들어가는 기구라 더 공들여 헹군다. 숟가락을 닦을 때마다 맨손으로 아이 입속 만지는 기분이 든다. 아마 애가 어릴 때 손가락에 거즈를 감아 양치시켜준 기억 때문일 거다.




1. 객관식 퀴즈


그럼 문제 나갑니다.
다음 중 위 장면에서 작품 속 화자가 (괄호 속 a를 활용해) 정성껏 끓인 미역국의 종류는 무엇일까요?


 ① 스트레스는 가라! 마라 미역국

 ② 동서양의 조화, 생크림 미역국

 ③ 이가 탄탄 글루코사민 미역국

 ④ 천하장사 홍삼 미역국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결정적 힌트 : 평소 우리가 회로도, 탕으로도, 조림으로도 먹는 식재료입니다. 특히 회로 인기가 많은데요.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여겨져 소설 속의 저 여성도 자주 먹지 않았나 싶네요.



2. 주관식 퀴즈


살면서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직접 주거나 받은 것 중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이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해 첫 달, ‘우리의 출발’과 ‘나의 시작’을 모두 응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안부 여쭙니다. 여러분께 떡국과 미역국을 대접하는 마음으로요. 모두 다복한 새해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정답 및 해설

 




1. 객관식퀴즈

정답: ⑤번,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입니다. 

 

대체로 많은 음식의 조리과정에는 무언가 해하는 행위와 살리는 행위가 모두 들어가지요? 『가리는 손』의 화자 역시 온종일 아들의 미역국을 끓이며, 누군가를 해치는 일과 돕는 일의 경계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자신이 지금껏 ‘먹여 살려온’ 자식에 대한 의심과 불안에 시달리면서요. 그래서 저는 이 생일상이 독자 분들에게 먹음직스럽게 보이면서도 살짝 위화감을 풍기길 바랐습니다. 우럭 뼈로 고아낸 젖빛 국물이 읽는 이의 식욕과 비위 두 가지를 모두 건드리길 바랐습니다. 물론 실제 우럭미역국은 이보다 훨씬 맛있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요!



2. 주관식퀴즈


◆ 당첨인: 지우람, 김영미. 고스트C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을 제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 하나 하나를 읽으며 저도 여러분의 삶 한 조각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마다 모양도 크기도 다르지만 여러분이 보내주신 ‘각자의 선물 상자’ 안에는 스스로를 그리고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살면서 잊지 못할 선물’이라니. 그걸 또 누군가와 주고받았다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슴에 조금씩 빛나는 걸 품고 사는 존재들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빛에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지우람 님 

 지우람 님이 말씀하신 과자 선물세트, 저도 뭔지 알아요. 지금처럼 간식 종류가 많지 않던 시절, 저 또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그 크고 화려한 상자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으니까요. 아마 지우람 님이 그 과자상자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게 꼭 비쌌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챙겨주신 선물’이라는 걸 꼬마 지우람 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지금까지 이렇게 그때 일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계신 걸 보면요. 사람들은 바로 그런 걸 ‘사랑’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랑의 수명이 이렇게 기네요? 


 ▶ 김영미 님 

 그간 따님께 베푼 사랑이 크실 텐데, 따님의 책 한 권에 이렇게 기뻐하시는 걸 보니, 저도 저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책을 주고받는 모녀라니 부러운 마음도 들고요. 아마 따님은 편지나 말로 다 못 전한 말을 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 <100 인생 그림책>은 저도 제목을 자주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참에 한 번 사봐야겠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 먹듯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이미 지나온 삶과 다가올 삶을 가만 만져보고 싶어요. 그러다 종종 허공을 보며 ‘김영미 님은 이 부분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그려보겠습니다. 


 ▶ 고스트 C님 

 고스트 C님 글을 읽는데 저 역시 제 조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눈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 저는 눈 감고 세상 편안한 척, 어린이에게 전적으로 기대는 척, 명연기를 펼칠 수 있는데. 이런 마음과 달리 조카 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만 가네요. 고스트 C님은 수면안대의 가격이나 질과 무관하게 ‘이걸 쓰면 잠이 잘 온다’고 하셨지요? 가끔 어린이는 이렇게 의도치 않게 어른의 보호자 혹은 지원자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 큰 이모를(고모를) 이렇게 매일 밤 잘 재워주니 말이에요. ‘잠이 잘 온다’는 말,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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