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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

테마로 읽는 이주의 양식

자두

2020.10.12

자두 이주혜 소설

이주혜/창비/2020/156/14,000원



어느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고 우리 두 사람은 동시에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은 얼굴로 웃었습니다. 절대로 웃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지만 그렇게 웃고 나니 조금 힘이 나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날 우리는 옥상에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 어떤 말도 나누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말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자두』 106쪽



가장 간절하게 이해받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심각하게 오해받는 이야기, 그리하여 가장 지키고 싶었던 사랑을 잃어버리는 사람의 이야기. 이주혜의 『자두』는 바로 이런 고통의 한가운데서 분투하고 있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아버지 안병일의 병간호를 맡게 된 ‘나’는 지극정성으로 돌봄노동을 감내하지만, 안병일의 욕설과 폭력은 처음에는 간병인에게 향하다가 결국 며느리인 ‘나’에게 향하게 된다. 더없이 사랑했던 남편도, 더없이 존경했던 시아버지도, 어느새 돌봄노동의 악덕 고용주이자 무너져가는 가부장적 권력의 마지막 수행자처럼 행동함으로써, ‘나’의 존엄과 사랑의 마지막 마지노선마저 파괴해버린다. 사랑도 믿음도 가족도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나’의 아픔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간병인 황영옥이었다. 단 한 마디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소통한 느낌, 바로 그 여성들의 아름다운 연대감이 이 소설이 자아내는 감동의 원천이다. 



추천사 : 정여울 위원(『헤세』,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저자)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0년 <10월의 추천도서> 문학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234

 

자두 두여자 한국사회 가족 책나눔위원회 10월추천도서 문학
이주혜
이주혜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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