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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황정은

2021-11-22

 

일기 日記 황정은 에세이 창비

황정은 지음/창비/2021년/14,000원



책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생활 속에도 피어나는 정원의 꽃들, 어린 조카가 그리고 간 낙서의 비밀을 탐구하는 작가의 모습 등 일상에서 길어 올린 에피소드부터 아동학대 사망사건, 목포항에서 본 세월호 등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두터운 상념까지 황정은의 마음 속 지도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창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에세이&’ 시리즈의 첫 책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출간의 의미는 남다르다. 에세이&은 일상과 세계 사이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발굴해 사회와 조응하는 책으로 묶어 창비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시리즈로 꾸려질 예정이다.

 


 『일기 日記』 책소



이 책은 소설가 황정은의 첫 산문집이다. 이 사실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간 작가가 소설에서 풀어내지 못한 사회적 관심사들 때문이 아닐까. 그것에다 작가의 일상적 이야기까지, 독자들은 이 책을 오래 기다려왔을 것이다. 작가는 제목을 일기 日記라고 붙인 데에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어떤 사람의 사사로운 기록이기도 해서, 그것이 궁금하지 않은 독자들이 잘 피해갈 수 있도록”. 이 세심한 배려가 이 책을 펴내는 작가의 마음의 일부일 거라고 짐작해 본다.

작가는 누구인가, 종종 그런 질문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자신을 보는 눈, 이웃을 보는 눈, 그리고 사회와 세계를 보는 눈을 동시에 가진 사람.

소설가 황정은은 일기를 쓴다. 직업병이기도 한 허리디스크 때문에 근육 운동을 하는 이야기, 동거인과 저녁으로 가지를 요리해 먹는 이야기, 수세미와 제라늄과 떡갈나무를 키우는 이야기. 그리고 2017년 이후 매년 방문하는 목포행 기록과 혐오와 아동 폭력과 인권에 대해서, 그가 본 사회의 크고 작은, 아니 잊어서는 안 될 문제적 사고들에 대해서. 필요한 글들을 그저 사사로운 기록이라고 부르기에 이 가볍고 작은 판형의 책은 너무나 묵직하고 크다. 울림과 여운이.

책을 다 덮고 나서도, 어쩐지 한 권 다 읽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어서 일기 日記 2를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마도 그가 남긴 시대적 아픔에 관한 질문들 때문이리라. 사는 동안 우리가 기여해야 하는 모든 것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다들 평안하시기를.

 


▶ 추천사: 조영란, 소설가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1 <11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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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소설가
황정은

소설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되고, 한국일보 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마더」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 『계속해보겠습니다』, 연작 소설 『디디의 우산』 등을 썼다.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대산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양의 미래』로 제5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으나 현대문학 사태로 상을 반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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