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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신미나

2017-06-09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글.그림 싱고 고향에 미륵불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미륵댕이'라고 불렀다 '미륵댕이'는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것 할머니1:오매! 홍싸리여 사람들은 팽나무 아래 평상을 놓고 화투장을 떼며 하루의 운수를 점쳤다 할머니:하이고 삭신이야 하지 감자가 나올 때쯤이면 골목에 불내를 머금은 모깃불 연기가 피어올랐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가 심심하게 흘러갔다 뙤약볕 아래 하얗게 말라가는 운동장 게양대에 축 늘어진 태극기 돗자리를 펼쳐 놓고 고추를 고르는 아주머니 꾸벅꾸벅 졸면서 쪽파를 다듬던 손 이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 기억 속의 마을은 점점 멀어져 간다 경운기 소리를 길게 끌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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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겨운 고향
필자 신미나
신미나

시인, 작가. 시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이다. 10년째 고양이 이응이의 집사 노릇을 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귀요미를 사랑한다. 저서로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와 웹툰 에세이 『詩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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