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억한다. 기억이라는 정보에 의해서 우리는 즐거움을 갖거나 혹은 괴로워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정보의 가치보다는 ‘감정’으로 변형되어 우리의 정서를 지배한다. 그것이 그리움일 것이다. 긍정적이고 유쾌한 것 못지않게 창피하고 불편한 기억도 있기에 그런 것들은 되도록 지우려 한다. 망각은 기억과 짝이다. 하지만 망각한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아 그리움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팝 역사상 명곡 중의 명곡으로 꼽히는 이글스(Eagles)의 ‘호텔 캘리포니아’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아메리칸 드림의 상실을 자본주의 체제의 허세로 은유해 노래했다고 알려진 곡이다. 가사 중에 인간 정신활동의 전부가 기억과 망각임을 알려주는 대목이 있다. ‘보석에 환장한 그녀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갖고 있었지/ 그녀 곁에는 친구라고 부르는 예쁘장한 소년들이 있었고/ 와, 그들은 뜰에서 어찌나 춤을 추던지/ 참 달콤한 여름의 땀/ 어떤 춤은 기억하기 위해, 어떤 춤은 잊기 위해...’
확실히 『맥베스』에서 셰익스피어가 한 “모든 기억은 정신의 문지기”라는 표현은 옳은 것 같다. 그 말대로라면 기억이 나쁜 머리는 문지기가 없는 셈이니 나폴레옹 1세의 말대로 ‘수비병이 없는 광장’이다. 기억이 정신을 관장한다면 우리의 생활의식은 기억이 편집하는 것이며, 예술 또한 생활의식이라고 보았을 때 그것을 지배하는 것 역시 기억인 셈이다.
사랑과 이별의 터전인 음악은 실제로 온통 기억과 관련한 기록이다. 듀엣 전람회의 노래 ‘기억의 습작’ 하나로도 이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삽입되기도 했던 이 곡은 대중음악 복고의 행방을 7080에서 90으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 조용필의 ‘물망초’ / 이동원, 박인수의 ‘향수’
나를 잊지 마세요
기억이 있기에 잃어버린 사물에 대한 향수가 있으며 잊어버린(그러나 잊지 못한) 사람에 대한 추억이 잡힌다. 긴 시간 고속도로의 차량정체로 답답하지만 그럼에도 설렘을 잃지 않는 우리 설과 추석의 귀향(歸鄕) 습속은 기억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용필의 절창이 빛나는 곡 ‘물망초(勿忘草)’의 제목과 내용 그대로다.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마음은 비가 되어 마음은 강물이 되어/ 고향 바다 그 얼굴 찾아 가노라/ 한없는 기다림만 가슴에 담아/ 내 마음을 묶어 버린/ 나는 물망초’ 명절만 되면 라디오 전파를 독점해 마치 주술 부리듯 우리를 고향과 그 추억으로 데려가는, 박인수과 이동원의 세기적 하모니 ‘향수’는 다름 아닌 고향에 대한 기억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원작인 정지용의 시는 기계적인 현대를 사는 우리를 꾸짖듯 실개천과 해설피(약해진 햇빛)뿐이 아니라 질화로, 짚 베개, 풀섶, 함초롬, 귀밑머리 등등 이제는 망각된 흙의 언어들을 되살린다. 우리가 애써 기억할 것이기에 이 아름다운 말들은 절대 폐어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 /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 / 브라더스 포의 ‘Try to remember’
어쩌면 기억은 우리 삶의 수호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 역시 기억의 산물이며 기억에 의해 존재하는, 기억의 채무자에 다름 아니다. 뮤지컬 <캣츠>에서 왕년에 잘 나갔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창녀 고양이 그리자벨라는 ‘메모리(Memory)’를 노래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진정한 행복의 의미임을 전한다. ‘이 한밤/ 거리는 소리가 없고/ 달도 기억을 잃었나?/ 홀로 미소 짓네/ 등불에 죽은/ 낙엽들이 내 발아래 쌓이고/ 바람은 구슬피 울기 시작하네/ 이 한밤/ 달빛에 홀로 나와/ 난 지나간 시절을 꿈꾼다네/ 그때 삶은 아름다웠고/ 행복이 뭔지 알았던 그 시절을 기억하지/ 그 기억이 다시 살아났으면...’ 어떠한 곡이든 결론은 상기한 조용필 노래 제목대로 ‘물망초’다. 아마도 대중가요의 절반 이상인 사랑가, 이별가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잊을 수가 없어요!’가 아닐까. 특히 한국의 기성세대 음악 팬들은 가요든 팝이든 편애한다고 할 만큼 이 주제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1970~80년대에 라디오에 지겨울 정도로 흘러나왔던 비지스(Bee Gees)의 노래 ‘돈 포겟 투 리멤버(Don’t forget to remember’)가 대표적이다. ‘벽에는 당신 사진이 걸려있지요/ 어떻게든 당신을 잊으려고 노력해보았건만/ 그대는 나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더라구요/ 그러니 제발 저를 이 수렁에서 빼내주세요/ 제발 날 지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잊지 말아 주세요 저를/ 그리고 우리의 지난 사랑을요...’ 아마 기억, 추억, 향수와 관련한 노래 가운데 으뜸의 애청•애창곡은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일 것이다. 해리 벨라폰테의 기품 있는 바리톤을 고집하든, 브라더스 포의 풍성한 화음을 사랑하든, 1998년 서기와 여명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에서 여명의 버전이 좋든, 아니면 성시경이 부른 곡으로 알든 이 곡은 삶이 추억의 골동품임을 자랑스레 전하면서 각 세대의 변함없는 사랑을 누린다. ‘9월 그 무렵을 기억해 봐요/ 삶의 걸음이 느리고 또 부드러웠던 때를/ 9월 그 무렵을 기억해 봐요/ 풀은 푸르고 곡물이 황색이었던 때를/ ...당신이 젊고 상냥했던 때를/ 기억해 봐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차례로 더듬어 봐요...’
▲ 이승환의 ‘가만히 있으라’ / 볼빨간 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
마주하는 아픔
아픈 기억, 불편한 기억이 왜 없을까. 오히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피하는 것, 즉 망각이 능사가 아니라 도리어 기억에의 의지를 발휘해야 바람직하다. 기억으로써 삶의 도전성과 능동성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승환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가만히 있으라’라는 곡을 썼다. ‘그날 아침 하늘은 기울었을 테고 친구들은 하나 둘 울었으리라/ 보고픈 엄마 아빨 불렀을 테고 어른들은 나직이 소리쳤었다/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잊혀질 수 없으니 그리움도 어렵다/ 마음에도 못 있고 하늘에도 못 있다...’
발표하는 곡마다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근래 음원계 절대강자로 부상한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가 막 내놓은 신곡 ‘나의 사춘기에게’는 멤버 안지영 자신의 혼란스러웠던 사춘기에 대한 실제 기억을 담은 곡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그랬을 테지만, 그 시절을 아프게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물로 공감하게 되는 노래일 것이다. 기억하기에 우리의 삶이 새로운 가치를 얻고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엄마는 아빠는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어떡해 어떻게...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대중음악 평론가 겸 방송인. 1986년 대중음악 평론가로 입문한 후 평론, 방송, 라디오, 강연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 평론가이자 해설자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평론가가 되었고, 대중과 가까이 호흡하는 음악평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저서로 『팝 리얼리즘 팝 아티스트』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팝, 경제를 노래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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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에 우리 삶은 아름답다!
우리는 기억한다. 기억이라는 정보에 의해서 우리는 즐거움을 갖거나 혹은 괴로워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정보의 가치보다는 ‘감정’으로 변형되어 우리의 정서를 지배한다.
임진모
2017-10-19
기억하기에 우리 삶은 아름답다!
모든 정신과 감정을 지배하는 기억
우리는 기억한다. 기억이라는 정보에 의해서 우리는 즐거움을 갖거나 혹은 괴로워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정보의 가치보다는 ‘감정’으로 변형되어 우리의 정서를 지배한다. 그것이 그리움일 것이다. 긍정적이고 유쾌한 것 못지않게 창피하고 불편한 기억도 있기에 그런 것들은 되도록 지우려 한다. 망각은 기억과 짝이다. 하지만 망각한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아 그리움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팝 역사상 명곡 중의 명곡으로 꼽히는 이글스(Eagles)의 ‘호텔 캘리포니아’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아메리칸 드림의 상실을 자본주의 체제의 허세로 은유해 노래했다고 알려진 곡이다. 가사 중에 인간 정신활동의 전부가 기억과 망각임을 알려주는 대목이 있다. ‘보석에 환장한 그녀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갖고 있었지/ 그녀 곁에는 친구라고 부르는 예쁘장한 소년들이 있었고/ 와, 그들은 뜰에서 어찌나 춤을 추던지/ 참 달콤한 여름의 땀/ 어떤 춤은 기억하기 위해, 어떤 춤은 잊기 위해...’ 확실히 『맥베스』에서 셰익스피어가 한 “모든 기억은 정신의 문지기”라는 표현은 옳은 것 같다. 그 말대로라면 기억이 나쁜 머리는 문지기가 없는 셈이니 나폴레옹 1세의 말대로 ‘수비병이 없는 광장’이다. 기억이 정신을 관장한다면 우리의 생활의식은 기억이 편집하는 것이며, 예술 또한 생활의식이라고 보았을 때 그것을 지배하는 것 역시 기억인 셈이다. 사랑과 이별의 터전인 음악은 실제로 온통 기억과 관련한 기록이다. 듀엣 전람회의 노래 ‘기억의 습작’ 하나로도 이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삽입되기도 했던 이 곡은 대중음악 복고의 행방을 7080에서 90으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 조용필의 ‘물망초’ / 이동원, 박인수의 ‘향수’
나를 잊지 마세요
기억이 있기에 잃어버린 사물에 대한 향수가 있으며 잊어버린(그러나 잊지 못한) 사람에 대한 추억이 잡힌다. 긴 시간 고속도로의 차량정체로 답답하지만 그럼에도 설렘을 잃지 않는 우리 설과 추석의 귀향(歸鄕) 습속은 기억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용필의 절창이 빛나는 곡 ‘물망초(勿忘草)’의 제목과 내용 그대로다.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마음은 비가 되어 마음은 강물이 되어/ 고향 바다 그 얼굴 찾아 가노라/ 한없는 기다림만 가슴에 담아/ 내 마음을 묶어 버린/ 나는 물망초’ 명절만 되면 라디오 전파를 독점해 마치 주술 부리듯 우리를 고향과 그 추억으로 데려가는, 박인수과 이동원의 세기적 하모니 ‘향수’는 다름 아닌 고향에 대한 기억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원작인 정지용의 시는 기계적인 현대를 사는 우리를 꾸짖듯 실개천과 해설피(약해진 햇빛)뿐이 아니라 질화로, 짚 베개, 풀섶, 함초롬, 귀밑머리 등등 이제는 망각된 흙의 언어들을 되살린다. 우리가 애써 기억할 것이기에 이 아름다운 말들은 절대 폐어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 /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 / 브라더스 포의 ‘Try to remember’
어쩌면 기억은 우리 삶의 수호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음악 역시 기억의 산물이며 기억에 의해 존재하는, 기억의 채무자에 다름 아니다. 뮤지컬 <캣츠>에서 왕년에 잘 나갔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창녀 고양이 그리자벨라는 ‘메모리(Memory)’를 노래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진정한 행복의 의미임을 전한다. ‘이 한밤/ 거리는 소리가 없고/ 달도 기억을 잃었나?/ 홀로 미소 짓네/ 등불에 죽은/ 낙엽들이 내 발아래 쌓이고/ 바람은 구슬피 울기 시작하네/ 이 한밤/ 달빛에 홀로 나와/ 난 지나간 시절을 꿈꾼다네/ 그때 삶은 아름다웠고/ 행복이 뭔지 알았던 그 시절을 기억하지/ 그 기억이 다시 살아났으면...’ 어떠한 곡이든 결론은 상기한 조용필 노래 제목대로 ‘물망초’다. 아마도 대중가요의 절반 이상인 사랑가, 이별가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잊을 수가 없어요!’가 아닐까. 특히 한국의 기성세대 음악 팬들은 가요든 팝이든 편애한다고 할 만큼 이 주제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1970~80년대에 라디오에 지겨울 정도로 흘러나왔던 비지스(Bee Gees)의 노래 ‘돈 포겟 투 리멤버(Don’t forget to remember’)가 대표적이다. ‘벽에는 당신 사진이 걸려있지요/ 어떻게든 당신을 잊으려고 노력해보았건만/ 그대는 나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더라구요/ 그러니 제발 저를 이 수렁에서 빼내주세요/ 제발 날 지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잊지 말아 주세요 저를/ 그리고 우리의 지난 사랑을요...’ 아마 기억, 추억, 향수와 관련한 노래 가운데 으뜸의 애청•애창곡은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일 것이다. 해리 벨라폰테의 기품 있는 바리톤을 고집하든, 브라더스 포의 풍성한 화음을 사랑하든, 1998년 서기와 여명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에서 여명의 버전이 좋든, 아니면 성시경이 부른 곡으로 알든 이 곡은 삶이 추억의 골동품임을 자랑스레 전하면서 각 세대의 변함없는 사랑을 누린다. ‘9월 그 무렵을 기억해 봐요/ 삶의 걸음이 느리고 또 부드러웠던 때를/ 9월 그 무렵을 기억해 봐요/ 풀은 푸르고 곡물이 황색이었던 때를/ ...당신이 젊고 상냥했던 때를/ 기억해 봐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차례로 더듬어 봐요...’
▲ 이승환의 ‘가만히 있으라’ / 볼빨간 사춘기의 ‘나의 사춘기에게’
마주하는 아픔
아픈 기억, 불편한 기억이 왜 없을까. 오히려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피하는 것, 즉 망각이 능사가 아니라 도리어 기억에의 의지를 발휘해야 바람직하다. 기억으로써 삶의 도전성과 능동성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승환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가만히 있으라’라는 곡을 썼다. ‘그날 아침 하늘은 기울었을 테고 친구들은 하나 둘 울었으리라/ 보고픈 엄마 아빨 불렀을 테고 어른들은 나직이 소리쳤었다/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잊혀질 수 없으니 그리움도 어렵다/ 마음에도 못 있고 하늘에도 못 있다...’ 발표하는 곡마다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근래 음원계 절대강자로 부상한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가 막 내놓은 신곡 ‘나의 사춘기에게’는 멤버 안지영 자신의 혼란스러웠던 사춘기에 대한 실제 기억을 담은 곡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그랬을 테지만, 그 시절을 아프게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물로 공감하게 되는 노래일 것이다. 기억하기에 우리의 삶이 새로운 가치를 얻고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엄마는 아빠는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어떡해 어떻게... 얼마나 얼마나 아팠을까...’
대중음악 평론가 겸 방송인. 1986년 대중음악 평론가로 입문한 후 평론, 방송, 라디오, 강연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 평론가이자 해설자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평론가가 되었고, 대중과 가까이 호흡하는 음악평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저서로 『팝 리얼리즘 팝 아티스트』 『시대를 빛낸 정상의 앨범』 『팝, 경제를 노래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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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기억하기에 우리 삶은 아름답다!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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