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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깜짝 퀴즈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최은미

- 최은미 단편소설 「운내」 중에서 -

by 최은미 / 2022-03-18

인문, 깜짝 퀴즈 문학, 철학, 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국내 인문학 전문가들이 일반 시민, 독자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인문 도서 내용을 토대로 출제합니다. 퀴즈는  객관식 1문항, 주관식 1문항으로 이루어집니다. ‘깜짝’ 퀴즈답게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각종 고시에 출제될 법한 정형화된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퀴즈를 선보입니다. 특히 객관식 퀴즈는 질문과 보기, 결정적 힌트만 찬찬히 읽어보면 미처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답이 훤히 보여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응답자 맞춤형’ 인문 퀴즈입니다. 매회 출제마다 출제자가 직접 응답자 세 명을 선정, 소개된 책과 소정의 사례품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열세 살이었을 때 나는 운내에 간 적이 있었다.

-최은미 단편소설 「운내」 중에서-


 

ㅇ 출 제 자 : 소설가 최은미

ㅇ 응모기간 : 2022년 2월 14일(월)~2022년 3월 15일(화)

ㅇ 응모방법 : 본문 댓글 및 인문360 SNS 댓글 참여

ㅇ 당첨자 선물: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 및 소정의 사례품

ㅇ 당첨자 발표 : 2022년 3월 18일(금) 예정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최은미 최은미 단편소설 「운내」 중에서

최은미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문학동네, 2021) 책 표지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안녕하세요, 소설을 쓰는 최은미입니다.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작품은 저의 세 번째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에 수록된 단편소설 「운내」입니다. 『눈으로 만든 사람』은 2021년 6월에 출간된 소설집인데요, 여성들이 가족과 사회 안팎에서 겪는 폭력이나 고립감, 혐오와 갈망 등을 여성 화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담아내고자 했던 소설집입니다. 주로 동시대의 상황에서 출발하지만 이 인물들이 과거와 대면하는 내용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운내」는 화자가 열세 살이었을 때, 운내라는 마을에서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와 함께 보낸 짧고도 강렬한 한철을 그리고 있는 단편소설입니다. 두 여자아이가 운내에서 머물게 되는 곳은 먼 친척뻘 되는 한 어른의 집인데요, 그곳은 신이화(辛夷花: 목련꽃)차가 재배되는 목련밭이자 모종의 수련원인 곳입니다. 두 여자아이가 만나는 초반의 장면을 잠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트럭에서 내릴 때, 발이 닿지 않아 머뭇머뭇하다 점프를 했다. 막 피어나고 있는 불칸 목련을 보았고, 유리문까지 걸어가면서 어떤 냄새를 맡았다. 종이를 태운 냄새. 화장품 뚜껑 냄새. 바나나가 익어버린 냄새. 초냄새. 농냄새. 볼펜 똥냄새. 맵고 화하며 쌉쌀하고 단 냄새에 뭐 하나가 더 얹어진, 그런 냄새였다. 승미와 나는 그 냄새를 운내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는 툭하면 코를 싸쥐고 말했다. 아, 운내 나.


그곳 운내에서, 승미와 나는 (    )를 한다.


정가(?)도 못 읽는 멍청한 승미에게 나는 어쩌다 이런 단어를 말하고 만다. “트럭.” 승미는 운동화 코로 땅을 긁으면서 “럭, 럭……” 중얼거린다. 나무밭 곳곳에서 사람들이 은색 꽃봉오리를 채취하고 있다. 내가 다른 데를 볼 때마다 승미가 나를 탐색하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나보다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승미를, 나보다 머리카락이 짧고 나처럼 가슴이 평평한 승미를 쳐다본다. 럭비공이나 럭셔리 같은 예측 가능한 단어가 나오면 역시나 실망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혹시 몰라 공원이나 리본 같은 단어는 준비해 놓는다. 나무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나는 지루해하다 “아직 멀었어?” 묻고, 그때 승미가 고개를 들고 나를 본다. “럭키세븐.”




1. 객관식 퀴즈


본문 속에서 두 여자아이가 하고 있는 (괄호 속) 게임은 무엇일까요?


 ① 수수께끼

 ② 고무줄

 ③ 끝말잇기

 ④ 3행시 짓기

 ⑤ 진실게임



2. 주관식 퀴즈


소설 「운내」에서는 인물들을 과거의 그때, 과거의 그곳으로 데려가 주는 여러 사물과 감각이 등장합니다. 보리차를 넣어놓은 훼미리주스병이나 남자아이가 오줌을 싸고 있는 물레방아 수반 세트에서부터 크게는 운내라는 냄새 자체까지. 여러분에게도 여러분을 과거의 어느 때, 어느 곳으로 즉각 데려가는 특정한 물건이나 장소, 감각이나 기억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정답 및 해설

 




1. 객관식퀴즈


정답: ③번, 끝말잇기 

 

끝말잇기는 두 여자아이가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고리이자 운내라는 세계에서 이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찾을 수 있는지를 암시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두 여자아이가 하는 여러 놀이 중에 이들이 가장 오래 했으면 하고 바랐던 놀이이기도 하답니다.



2. 주관식퀴즈


◆ 당첨인: 전지영, 김보배, 문화라


소중한 기억을 나눠주신 한 분 한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냄새, 소리, 맛, 형태, 작은 단서 하나가 촉발시킨 감각으로 잠시나마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소설이 계속 줄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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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최은미 ⑰

- 지난 글: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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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소설가
200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目連正傳)』, 『눈으로 만든 사람』,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 중편소설 『어제는 봄』이 있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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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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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

2022-02-15

1번 ③ 끝말잇기 2번 저에게 세탁기 냄새는 정겹고 그리운 냄새입니다.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께서 일을 나가시면, 빨래는 언제나 제 몫이었는데 그때마다 의자를 밟고 통돌이 세탁기에 몸을 넣어 빨래를 꺼낼때면 특유의 찜찜하지 않은 물 냄새가 있었습니다. 어릴적이 그리운건지, 어릴적의 내가 그리운건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때 그 냄새가 나면 벌써 내가 이만큼 자랐구나라는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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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훈

2022-02-15

1. 3번 2. 유독 화장실 냄새가 많이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화장실 청소가 많이 힘들었었지만 그래도 적응을 하면서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해서 선생님께 칭찬도 들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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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2022-03-03

1. 3번 / 2. 30년전에도 있었던 블록 장난감. 움직이는 거북이 장난감. 들을 보면 잊고 있었던 기억이 살아납니다. 어렸을 때는 블록 쌓기도 좋아하고, 장난감들도 좋아하고, 이것저것 호기심 많았던 저의 모습이 기억이 나며, 현재는 호기심 제로인 저의 모습과 비교되어 더 그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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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수

2022-03-10

1. 3번 / 2. 특정 시기에 자주 들었던 노래들을 듣다보면 노래가 플레이 되는 순간동안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 합니다. 대학생 때의 짝사랑하면서 마음 졸이던 순간에 들었던 노래, 두근두근 출/퇴근길에 자주 듣던 노래 등... 그 시절 그 때의 마음을 위로해주던 노래들은 아직도 그 때 감정과 기분을 느끼게 하는듯 합니다! 책에서 등장한 '운내'가 어떤 냄새인지 느껴보고 싶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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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2022-03-10

1. 3번 2. 불량식품이요! 어렸을 땐 천원만 있으면 학교 앞에서 먹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었어요. 이제 천원은 아이들에게도 너무 작은 금액이 되었고, 추억의 과자들도 많이 사라졌지만 가끔 작은 가게에서 불량식품들을 발견하면 수업시간에 몰래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거 같아요!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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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배

2022-03-11

1. ③ 끝말잇기 2. 낮에 아파트 단지에 울려 퍼지는 생활 소음이요. 하교하는 아이들 떠드는 소리, 뛰어다니는 발자국 소리, 짐을 싣고 가는 바퀴소리, 하늘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 등.. 저는 낮에 혼자 이런 소리를 들으면 초등학교 때 낮잠 자면서 아스라해지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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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

2022-03-11

1. 3번/ 2. 저는 비가 오기 직전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의 느낌과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의 흙위로 떨어지는 비냄새를 좋아합니다. 어릴 적에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자다가도 빗소리와 젖은 흙냄새가 나면 마당에 나가서 하염없이 비를 구경했습니다. 엄마의 가디건을 들고 나와서 덮어 쓰고 보곤했는데요. 엄마는 밖에 나가서 뭐하냐면서 빨리 들어오라고 하셨지요. 어떤 날은 엄마의 굽 높은 구두까지 신고 마루에 걸터앉아 내리는 비를 보곤 했습니다. 지금도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어릴 적 마당에 앉아서 비구경을 하던 그 때가 항상 떠오릅니다. 봄비 오던 밤의 안온한 느낌과 함께요.(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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