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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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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문학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이기호

- 이기호 단편 소설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중에서-

by 이기호 / 2021.04.05

인문깜짝퀴즈 문학, 철학, 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국내 인문학 전문가들이 일반 시민, 독자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인문 도서 내용을 토대로 출제합니다. 퀴즈는  객관식 1문항, 주관식 1문항으로 이루어집니다. ‘깜짝’ 퀴즈답게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각종 고시에 출제될 법한 정형화된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퀴즈를 선보입니다. 특히 객관식 퀴즈는 질문과 보기, 결정적 힌트만 찬찬히 읽어보면 미처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답이 훤히 보여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응답자 맞춤형’ 인문 퀴즈입니다. 매회 출제마다 출제자가 직접 응답자 세 명을 선정, 소개된 책과 소정의 사례품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삼촌은 왜 20년 넘게 같은 자동차로 전국을 떠돌았을까

- 이기호 단편 소설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중에서-




 

ㅇ 출 제 자 : 소설가 이기호

ㅇ 응모기간 : 2021년 4월 5일(월) ~ 2021년 5월 7일(금)

ㅇ 응모방법 : 본문 댓글 참여

ㅇ 당첨자 발표 : 2021년 5월 11일(화) 예정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10 제11회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이기호 문학의 숲 출처 알라딘

이기호 외 9인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외> 책 표지(이미지 출처 : 알라딘)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이기호입니다. 평소 객관식이나 주관식 문제를 산스크리트어나 고대 히브리어 보듯 살아왔는데, 이렇게 출제자가 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고 반성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됩니다. 사실 작가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맞지요. 평소 그냥 눈감고 지나갈 수 있는 것까지도 예민하게 끄집어내 문제로 만들어내는 고약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데, 다른 출제자와 다른 것은 작가 그 자신도 정답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정답도 모른 채 문제를 내다니, 정말 문제 많은 인간이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문제 많은 인간 맞습니다), 덕분에 정답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고 회의를 품게 만드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정답이란 게 정말 있을까? 정답을 정답이라고 말하는 너희는 누구야? 이렇게 계속 꼬투리를 잡는 것이지요. 그렇게 계속 꼬투리를 잡다 보면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차이를 인정하게 되지요. 자자, 그러니 오늘 제가 내는 문제도 정답보다는 우리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저도 그 마음으로 문제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문제의 지문으로 삼은 소설은 제가 2010년에 발표한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이라는 단편소설입니다(어휴, 이 소설을 발표한 지 벌써 십 년이 더 지났네요. 이 소설을 쓰면서 끙끙 앓았던 것이 바로 지난겨울 같은데 말입니다). 창작집 『김 박사는 누구인가?』에 수록된 작품이기도 한데, 이 소설을 고른 이유는 소설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맘때가 되면 얼핏얼핏 한 사람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삼촌’인데요, 이 인물은 20년 동안 한 자동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잠깐 그 대목을 같이 볼까요?



-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삼촌은 (     )를 타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전국을 떠돌기 시작했다. 주로 물막이 현장이나 신축 아파트 공사장들을 떠돌아다니며 간간이 일을 하는 모양이었는데, 따로 방을 잡거나 살림을 차린 눈치는 아니었다. 차례나 제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면 아버지는 짜증난 듯한 표정으로 나와 사촌동생들을 모두 방 밖으로 내보내곤 했다. 그리고 그 뒤엔 항상 큰소리가 튀어 나왔다. 주로 정신 좀 차리라는,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어느 해엔 누군가 손찌검하는 소리가 부엌까지 들려오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괜스레 어머니와 작은어머니에게 손이 굼뜨다는 둥, 아직까지 시어미가 들기름이 어디 있는지 일일이 가르쳐주어야 하겠냐며 신경질을 냈다.


삼촌은 차례나 제사가 끝난 후, 대개 한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화장실을 가는가 싶었는데, 마당에 나가보면 어느새 멀리, 동네 초입을 빠져나가고 있는 ( )의 붉은색 후미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작게 작게 사라져가는 후미등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사실 그런 감정은 잠시였고, 나는 나도 모르게 휴우, 긴 한숨을 내뱉곤 했다. 어쨌든 삼촌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마치 그때부터 다시 명절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략)



이 ‘삼촌’이란 인물이 자동차를 몰고 자주 가던 길이 쌍계사 벚꽃길입니다. 벚꽃이 다 떨어지고 날리는 길을 수십 번도 더 오갔겠죠. 그래서 그런지 꼭 이맘때가 되면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냥 소설 속에 등장하는 친구이지만, 문득문득 보고 싶어집니다. 마음속에서 조용히 ‘잘 지내고 있습니까?’ 안부를 묻기도 하고요.


자, 그건 그렇고 그럼 이제 객관식 문제 나갑니다.



1. 객관식 퀴즈


이 소설의 주인공 삼촌이 몰고 다녔던 보기 지문의 괄호 속 차종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요?


① 포니

② 르망

③ 봉고

④ 프라이드

⑤ 에스페로

* 결정적 힌트 : 이 차의 광고 문구가 주로 ‘나의 자랑, 나의 자부심’이었습니다.



2. 주관식 퀴즈


이 소설 주인공 삼촌에게 자동차는 사물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속죄의 대상이기도 했고, 또 한 사람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의 표식이기도 했지요. 여러분에겐 각별하게 마음을 주는 ‘사물’이 있나요? 그 ‘사물’에 대한 짧은 사연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결정적 힌트 : 역시 ‘물건’보다는 ‘사연’에 있겠죠.



*댓글 작성 시 휴대전화번호 끝 두자리를 함께 작성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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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이기호
소설가
1972년 강원 원주 출생. 1999년 월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최순덕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등을 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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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객관식답 : 4. 프라이드.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께서 프라이드를 타고 다니셨는데 항상 "사람은 말이야. 프라이드가 있어야 해. 나처럼 말이지." '프라이드'하면 저는 그 선생님이 생각나요. * 주관식 : 저에게는 20년 넘게 함께 해온 곰 인형이 있어요. 이름은 '초월'이에요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던가? 생일 선물로 사주셨어요. 그때는 '대학이고 뭐고 다 초월해버리고 싶다. 이 세상의 시험과 내 모든 시련을 초월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 는 마음에 이름을 초월이라고 지어주었죠. 초월이는 제 방 옷장 위에 앉아있다가, 때로는 제 베개가 되어주고, 동생도 되어주고, 샌드백이 되어주며 제의 하루에 어려움을 초월해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지금은 6살 짜리 아들의 가장 좋은 친구에요. 아들래미가 초월이를 깔고 앉아 노는 모습을 보면 "야! 초월이는 벌써 대학 다닐 나이야. 너보다 한참 형님이라고. 어디서 형님을 괴롭히고 있어!" 하고 혼내줍니다. 하지만... 여섯 살 아들은 초월이가 한참 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네요. ^^; *휴대전화 : 14.

    김미수 2021.04.05

  • 객관식퀴즈답: 4번 프라이드/ 주관식퀴즈: 엄마가 처음사주신 정장자켓이 각별해요. 엄마가 10년전에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조금전에 사회생활 첫발 내딛는 딸에게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그 당시 70만원에 저희집 형편에는 비싼 정장자켓을 사주셨어요... 면접때 입으라고 사주신 정장이었는데 그 옷을 입고 면접보면 엄마가 곁에서 힘이되어주시는거 같아 든든했어요...지금은 유행지난 촌스럽고 낡은 자켓인데 옷정리할때마다 쉽게 버리지 못하네요...버리면 엄마를 잊는거 같아 미안한마음이 들어서요..

    김효순 2021.04.07

  • (1) 4.프라이드 (2)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준 물건들을 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는데요, 오늘 드는 생각은 '귀걸이' 입니다^^ 선물 받은 귀걸이들.... 관리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잘 넣어두고... 그래서 데일리로 착용해보려고 해요^^ *(--57)

    강문선 2021.04.09

  • 1) 4. 프라이드 2) 한때 유행했던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입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좋아하는 몇 곡을 선별해서 MP3에 담아 듣던 기억은 지금의 스트리밍 감성과는 다르죠. 마이마이, CD 플레이어, MP3,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을 경험한 제 세대가 어쩌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모두 경험한 좋은 시대였던 것 같아요. (번호53)

    박예슬 2021.04.15

  • 4. 프라이드. 저는 '만년필'. 펜촉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좋아요. 11

    Fiona Lee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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