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애란입니다. 다들 새해 잘 맞으셨나요? 떡국은 잘 드셨고요? 저는 가족과 사골 육수를 기본으로 한 소고기떡국을 먹었습니다. 고명으로는 김 가루와 대파를 얹어서요. 떡국은 전국 어디서나 팔고 또 먹는 음식이지만 지역마다, 집집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지요? 달걀만 해도 국물에 부드럽게 푸는 집과 지단을 올리는 집이 있는 것처럼요.
떡국만큼 우리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으로 미역국이 떠오릅니다. 떡국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면 미역국은 ‘나의 출발’을 기리는 요리니까요. 그 종류만 해도 소고기미역국, 감자미역국, 우럭미역국, 바지락미역국 등 다양한데요. 아마 감자가 흔한 곳에서는 감자미역국을, 바다가 가까운 마을에서는 우럭미역국이나 바지락미역국을 즐겨 먹지 않았나 싶어요. 여러분은 이 중 무엇을 드셔 보셨나요?
언젠가 「가리는 손」이라는 단편을 쓸 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어떤 미역국을 먹일지 고심했습니다. 이 단편에서는 ‘먹고’, ‘먹이는’ 일이 중요해 아무 음식이나 쓸 수 없었거든요. 이왕이면 보편적이면서도 지역 색이 드러난 식재료를 쓰고 싶었는데, 그것은 바로… (웃음) 아래 본문에 빈 칸 처리를 해둔 생물입니다.
「가리는 손」은 십대 아들을 둔 한 엄마가 하루 종일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며 자기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에요. 미역국을 끓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 저녁 무렵 식탁 위에 불 꺼진 케이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나고요. 오랜 시간 내가 씻기고 먹이고 기른 존재가 누구보다 낯설어 보이는 순간,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저 아이에게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서 요리 장면을 한 번 살펴볼까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 a )을 들통에 깐다. 거기 대파와 생강, 청주를 넣고 팔팔 끓인다. 익은 살은 따로 발라 한곳에 두고, 몸통뼈와 대가리만 다시 삶는다. 먼저 미역국에 쓸 육수를 내야 한다. 뼈 국물. 어릴 때 나도 뼈를 고아 만든 음식을 먹고 자랐다. 그중에는 가물치나 미꾸라지처럼 생물을 통째 곤 것도 있었다. 어머니가 강릉 분이라 우리집은 생일에도 미역국에 양지 대신 ( a )을 넣었다. 독립 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제 나도 그렇게 한다. 특히 내 생일과 애 생일에 그렇게 한다.
들통 안 공기 방울이 기세 좋게 올라오자 식재료가 저희끼리 부대끼며 몸을 뒤집는다. 대파 줄기 사이로 입을 반쯤 벌린 ( a ) 대가리도 보인다. 반투명한 눈알이 그새 희게 익었다. 국자로 불순물과 거품을 걷어내며 아이 생각을 한다.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었지만 내 아이로 태어난 아이. 다른 데가 아니라 이곳에 온 재이. 아기 땐 이유식 삼킬 줄도 모르고 빨대로 물 먹는 법조차 몰라 일일이 가르쳤는데. 요샌 식탁에서 수저질하는 모습 보며 굵직해진 뼈마디에 새삼 놀란다.
가스불을 약하게 줄이고 육수가 우러나길 기다린다. 적어도 몇십 분은 있어야 해 소매를 걷고 개수대에 쌓인 잔설거지를 한다. 칼과 나무 도마에 거품을 칠한 뒤 식초로 한번 더 씻고 스테인리스 볼과 채, 접시, 숟가락도 닦는다. 숟가락은 입에 직접 들어가는 기구라 더 공들여 헹군다. 숟가락을 닦을 때마다 맨손으로 아이 입속 만지는 기분이 든다. 아마 애가 어릴 때 손가락에 거즈를 감아 양치시켜준 기억 때문일 거다.
1. 객관식 퀴즈
그럼 문제 나갑니다. 다음 중 위 장면에서 작품 속 화자가 (괄호 속 a를 활용해) 정성껏 끓인 미역국의 종류는 무엇일까요?
① 스트레스는 가라! 마라 미역국
② 동서양의 조화, 생크림 미역국
③ 이가 탄탄 글루코사민 미역국
④ 천하장사 홍삼 미역국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결정적 힌트 : 평소 우리가 회로도, 탕으로도, 조림으로도 먹는 식재료입니다. 특히 회로 인기가 많은데요.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여겨져 소설 속의 저 여성도 자주 먹지 않았나 싶네요.
2. 주관식 퀴즈
살면서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직접 주거나 받은 것 중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이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해 첫 달, ‘우리의 출발’과 ‘나의 시작’을 모두 응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안부 여쭙니다. 여러분께 떡국과 미역국을 대접하는 마음으로요. 모두 다복한 새해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정답 및 해설
1. 객관식퀴즈
정답: ⑤번,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입니다.
대체로 많은 음식의 조리과정에는 무언가 해하는 행위와 살리는 행위가 모두 들어가지요? 『가리는 손』의 화자 역시 온종일 아들의 미역국을 끓이며, 누군가를 해치는 일과 돕는 일의 경계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자신이 지금껏 ‘먹여 살려온’ 자식에 대한 의심과 불안에 시달리면서요. 그래서 저는 이 생일상이 독자 분들에게 먹음직스럽게 보이면서도 살짝 위화감을 풍기길 바랐습니다. 우럭 뼈로 고아낸 젖빛 국물이 읽는 이의 식욕과 비위 두 가지를 모두 건드리길 바랐습니다. 물론 실제 우럭미역국은 이보다 훨씬 맛있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요!
2. 주관식퀴즈
◆ 당첨인: 지우람, 김영미. 고스트C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을 제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 하나 하나를 읽으며 저도 여러분의 삶 한 조각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마다 모양도 크기도 다르지만 여러분이 보내주신 ‘각자의 선물 상자’ 안에는 스스로를 그리고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살면서 잊지 못할 선물’이라니. 그걸 또 누군가와 주고받았다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슴에 조금씩 빛나는 걸 품고 사는 존재들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빛에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 지우람 님
지우람 님이 말씀하신 과자 선물세트, 저도 뭔지 알아요. 지금처럼 간식 종류가 많지 않던 시절, 저 또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그 크고 화려한 상자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으니까요. 아마 지우람 님이 그 과자상자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게 꼭 비쌌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챙겨주신 선물’이라는 걸 꼬마 지우람 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지금까지 이렇게 그때 일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계신 걸 보면요. 사람들은 바로 그런 걸 ‘사랑’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랑의 수명이 이렇게 기네요?
▶ 김영미 님
그간 따님께 베푼 사랑이 크실 텐데, 따님의 책 한 권에 이렇게 기뻐하시는 걸 보니, 저도 저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책을 주고받는 모녀라니 부러운 마음도 들고요. 아마 따님은 편지나 말로 다 못 전한 말을 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 <100 인생 그림책>은 저도 제목을 자주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참에 한 번 사봐야겠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 먹듯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이미 지나온 삶과 다가올 삶을 가만 만져보고 싶어요. 그러다 종종 허공을 보며 ‘김영미 님은 이 부분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그려보겠습니다.
▶ 고스트 C님
고스트 C님 글을 읽는데 저 역시 제 조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눈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 저는 눈 감고 세상 편안한 척, 어린이에게 전적으로 기대는 척, 명연기를 펼칠 수 있는데. 이런 마음과 달리 조카 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만 가네요. 고스트 C님은 수면안대의 가격이나 질과 무관하게 ‘이걸 쓰면 잠이 잘 온다’고 하셨지요? 가끔 어린이는 이렇게 의도치 않게 어른의 보호자 혹은 지원자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 큰 이모를(고모를) 이렇게 매일 밤 잘 재워주니 말이에요. ‘잠이 잘 온다’는 말, 참 좋습니다.
♦ 인문, 깜짝 퀴즈 참여 시 유의사항 안내 ♦
1.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 끝 두 자리를 작성해 주세요.
2. 회원가입 시 이용약관 정보주체 동의에 따라 당첨 안내 메일 발송이 제한되오니 회원정보에서 '홍보 및 마케팅에 관한 수신 동의' 여부를 모두 확인 후 참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로그인 > 마이페이지 > 회원정보 수정 > 비밀번호 재입력 > (선택)홍보 및 마케팅에 관한 동의 > '수신' 으로 변경, '거부' 시 경품 제공 제한
소설가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자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이 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한무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댓글(24)
F********
2022-01-18
정답: 5번 / 내가 붕어빵을 좋아한다며 친구가 사왔는데 어찌나 꼭 안고 왔던지 품에서 붕어의 형체가 사라졌어요(11)
조**
2022-02-14
정답 - 1.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2. 생일 선물로 받은 향수가 생각나네요. 외국으로 떠나기 전에 생일 선물로 향수를 받았는데 멀리 있어서 자주 못보고 있어서 그런지 더 생각 나는 거 같아요
장**
2022-01-20
정답: 5번 / 내가 붕어빵을 좋아한다며 친구가 사왔는데 어찌나 꼭 안고 왔던지 품에서 붕어의 형체가 사라졌어요(
김**
2022-02-14
정답1.객관식 5번 2.작년 53세 생일날, 딸에게서 받은 책<100인생 그림책> 태어난 순간부터 99세까지의 삶이 투영된 그림책. 53에는 "괜찮아, 작은 것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배웠으니까."라고 적혀있었어요. 그 페이지에 엄마인 저에게 보내는 따뜻한 손편지와 용돈이 들어있었죠. 4년전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힘들었던 그리움과 슬픔의 빈자리, 딸이 있어 버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취업해준 것만도 큰 선물인데 이렇듯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물이라니! 사실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책이었는데 이 사실을 모른채 그냥 엄마를 위해 골랐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일겁니다. (77)
정**
2022-01-19
퀴즈 정답 응모 : 5번 (병원취업합격 추억 입니다 ... )
이**
2022-02-05
1. 5번 2. 손편지 - 저는 6학년 때 친구에게 받은 편지를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손편지를 받을 일이 적어졌지만 평소에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시간이 지난 뒤 꺼내 보며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는 거 같아요(74)
박**
2022-01-26
정답 :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중학생이던 아들이 사 준 왕반지요. 엄마 손가락 호수도 모르면서. 엄마한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반지를 사 왔는데 그게 너무 큰 반지였어요. 엄지 손가락에도 큰. 그땐 이게 엄마 손가락에 맞을까란 생각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반지 안에 적은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문구에 울컥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아들이 올해 21살이랍니다.
신**
2022-01-26
정답: 5번 / 딸 아이가 직접 만든 케이크가 기억에 남습니다. 카스테라 빵에 생크림을 발라서 만들었는데 쪼물닥 거리면서 만들었을 모습이 상상되어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 96
박**
2022-01-18
(1)정답5번 (2)작은 아이가 일곱살 때 나의 손을 잡고 시장에 있는 속옷매장에 갔어요. 곰돌이가 그려진 여름 잠옷을 사 주었어요.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을 내 놓았어요. 자신의 전 재산이었을지도 모를 그 돈으로 시원한 잠옷 선물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덕분에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네요. 그 잠옷을 입을 때마다 아이의 사랑이 느껴졌어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생일선물이었어요(49)
이**
2022-01-14
(1) ⑤ (2) 아이가 선물해준 그림책입니다. 우리집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직접 쓰고 그린 작은 책을 만들어서 줬었지요. (내 생일인데 왜 주인공이 강아지...) (**98)
이**
2022-01-19
객관식 퀴즈의 답은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입니다! 주관식 퀴즈의 저의 답은 : 여자친구에게 만들어 주었던 생일 도시락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냐하면, 그 일 이후로 몇년 동안 어머님께 아쉽다는 잔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 소설 속 작은 소재 하나도 고민하며 정하셨다는 작가님의 나눔이 인상적입니다.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을 가벼이 읽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한 작품 활동 감사하며 계속 응원합니다! 페이스북 인문360에도 동일한 답변으로 참여했습니다. 고맙습니다.(23)
홍**
2022-01-19
정답: 5번 / 전에 제 생일날 친구가 신발을 사주었죠. 그때 친구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신발을 사려고 매장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신발 하나를 보고 발길을 멈추는 제 눈빛을 보고 생일날 사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하네요. 무뚝뚝하면서 화도 잘 내는 친구라 섭섭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담아 생일이 되면 선물을 주는 따뜻한 성격을 지닌 덕분에 최고였죠. 지금도 제 생일이 되면 늘 선물을 보내면서 축하한다고 말하는 친구때문에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가 많아요(87)
안**
2022-01-19
1.정답:5번 2. 첫사랑에게 처음으로 준 선물이요. 생일선물로 그 친구가 갖고 싶어 하던 목걸이 사주고 싶었지만 그때 저는 학생시절 이라 목걸이 살 형편이 되지 못해 저는 알바를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생일 날 목걸이 구매한 저는 그 친구가 받고 좋아할 생각에 부리나케 그 친구 집으로 뛰어 갔었습니다. 좋아서 펄쩍 뛸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그 자리에 펑펑 우니 당황한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쩔쩔맸습니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히 나네요 .
김**
2022-01-20
정답 :5 / 사실 제 생일이 4일 전이었는데 엄마가 제가 살고 있는 집에 갑자기 오셨더라구요. 오셔서 미역국 한 그릇 끓여주셨는데 감동이었습니다(69)
손**
2022-01-20
정답: 5번 / 2021년 제 생일 정확히 1주일 후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살면서 이보다 좋은 생일 선물이 없었네요 (90)
나**
2022-01-20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12년 연애하고 결혼한 남편이 매년 제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선물하는 장미 한 송이! 화병에 꽂아두고 보는 내내 행복해요. 다른 선물도 많이 받아봤지만 저는 왠지 장미 한 송이가 사랑의 맹세인 것만 같아 늘 기분이 설레요^^(18)
양**
2022-01-24
정답: 5번 / 좋은 글이 있는 생일카드가 기억에 남네요
문**
2022-02-08
정답: 5번 / 어릴 적 아빠와 의형제를 맺을 만큼 친했던 분 중에 한 동건 삼촌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동건 삼촌의 자녀분들과 저희 형제들의 나이 터울도 비슷하여 집안끼리도 아주 친하게 지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동건 삼촌은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캐나다로 가서도 자주 선물을 보내왔는데 대부분 껌, 초콜릿, 과자 등 먹을 것들을 보내주셔서 언제 또 보내주시나 늘 기다리던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제 생일 무렵 오르골 보석상자함을 보내주신 적이 있습니다. 서랍이 달린 작은 상자였는데, 서랍 안에는 껌과 과자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오르골의 태엽을 돌리면 한 발을 들고 있는 분홍 발레복을 입고 있던 소녀 발레리나가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상자때문에 매일 학교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달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태엽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과자를 아껴서 야금야금 조금씩 먹었습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행운이 배달되었는지 믿기 어려웠지만 그 해 내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몇 번 이사를 하면서 오르골은 분실했지만 그 때의 날아오를 듯 기뻤던 마음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64)
최**
2022-02-11
1. 5번 2. 아이가 첫 출근하던 날... 그동안 모아 두었던 용돈 봉투를 편지와 함께 건네 주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해가며 취업 준비를 하느라 힘들었을 아이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모았을 걸 생각하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편지를 읽으며 얼마나 울었던지.... 당연히 그 용돈과 봉투는 아직도 쓰지 못한 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엄**
2022-02-14
Q1: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Q2: 첫 농구공입니다. 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 농구장에 가서 끼어서 농구하기도 하고, 너무 실력차가 심해서 못 할 때에는 옆에서 당시 대학생들의 농구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드리블을 연습하기도 했습니다(덕분에 드리블은 이제 눈감고도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어쨌든, 제가 농구에 심취하자 아버지가 좋은 공 하나가 필요할 거라면서 당시 돈으로 35000원짜리 가죽공을 사 주셨는데, 처음 썼을 때 손에 달라붙는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이 공을 한 8년 가량 사용했습니다. 가죽은 이미 얇아질 대로 얇아져서 벗겨진 지 오래였고, 공은 가죽 안의 천만 남아서 부들부들해진 상태였죠. 그래도 그 공으로 참 즐겁게 농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더 이상 농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닳고 닳아 가죽이 없어진 농구공이네요./ 전화번호 (13)
강**
2022-02-14
정답: 5번 / 엄마가 저에개 생일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끓여준 미역국이 생각이 나요
류**
2022-02-14
정답은 1. 5번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2. 저는 어릴 때 생일에 받은 게임기! 작은 게임기인데 갖고 싶었는데 생일 때 받아서 너무 좋았어요~
최**
2022-01-14
정답 : 5번 / 오래전에 친구가 손으로 떠준 목도리입니다. 제 취향에 딱 맞는, 그리고 당시 저에게 가장 필요한 물건이었어서, 많이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오**
2022-02-14
정답 : 5번 / 아내가 재테크 열심히 하라고 저에게 건네준 펀드 통장이 생일선물로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5년전 받았던 돈에 수익률을 70%나 올렸어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중 「가리는 손」에서 -
김애란
2022-02-16
“우리의 출발을 여는 음식…, 어떤 미역국을 드시나요?”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중 「가리는 손」에서-
ㅇ 출 제 자 : 소설가 김애란
ㅇ 응모기간 : 2022년 1월 13일(목)~2022년 2월14일(월)
ㅇ 응모방법 : 본문 댓글 및 인문360 댓글 참여
ㅇ 당첨자 선물: 소설집 『바깥은 여름』 및 소정의 사례품
ㅇ 당첨자 발표 : 2022년 2월 17일(목) 예정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 책 표지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안녕하세요. 김애란입니다. 다들 새해 잘 맞으셨나요? 떡국은 잘 드셨고요? 저는 가족과 사골 육수를 기본으로 한 소고기떡국을 먹었습니다. 고명으로는 김 가루와 대파를 얹어서요. 떡국은 전국 어디서나 팔고 또 먹는 음식이지만 지역마다, 집집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지요? 달걀만 해도 국물에 부드럽게 푸는 집과 지단을 올리는 집이 있는 것처럼요.
떡국만큼 우리가 특별한 날 먹는 음식으로 미역국이 떠오릅니다. 떡국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면 미역국은 ‘나의 출발’을 기리는 요리니까요. 그 종류만 해도 소고기미역국, 감자미역국, 우럭미역국, 바지락미역국 등 다양한데요. 아마 감자가 흔한 곳에서는 감자미역국을, 바다가 가까운 마을에서는 우럭미역국이나 바지락미역국을 즐겨 먹지 않았나 싶어요. 여러분은 이 중 무엇을 드셔 보셨나요?
언젠가 「가리는 손」이라는 단편을 쓸 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어떤 미역국을 먹일지 고심했습니다. 이 단편에서는 ‘먹고’, ‘먹이는’ 일이 중요해 아무 음식이나 쓸 수 없었거든요. 이왕이면 보편적이면서도 지역 색이 드러난 식재료를 쓰고 싶었는데, 그것은 바로… (웃음) 아래 본문에 빈 칸 처리를 해둔 생물입니다.
「가리는 손」은 십대 아들을 둔 한 엄마가 하루 종일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며 자기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에요. 미역국을 끓이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 저녁 무렵 식탁 위에 불 꺼진 케이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나고요. 오랜 시간 내가 씻기고 먹이고 기른 존재가 누구보다 낯설어 보이는 순간,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저 아이에게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서 요리 장면을 한 번 살펴볼까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 a )을 들통에 깐다. 거기 대파와 생강, 청주를 넣고 팔팔 끓인다. 익은 살은 따로 발라 한곳에 두고, 몸통뼈와 대가리만 다시 삶는다. 먼저 미역국에 쓸 육수를 내야 한다. 뼈 국물. 어릴 때 나도 뼈를 고아 만든 음식을 먹고 자랐다. 그중에는 가물치나 미꾸라지처럼 생물을 통째 곤 것도 있었다. 어머니가 강릉 분이라 우리집은 생일에도 미역국에 양지 대신 ( a )을 넣었다. 독립 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제 나도 그렇게 한다. 특히 내 생일과 애 생일에 그렇게 한다.
들통 안 공기 방울이 기세 좋게 올라오자 식재료가 저희끼리 부대끼며 몸을 뒤집는다. 대파 줄기 사이로 입을 반쯤 벌린 ( a ) 대가리도 보인다. 반투명한 눈알이 그새 희게 익었다. 국자로 불순물과 거품을 걷어내며 아이 생각을 한다.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었지만 내 아이로 태어난 아이. 다른 데가 아니라 이곳에 온 재이. 아기 땐 이유식 삼킬 줄도 모르고 빨대로 물 먹는 법조차 몰라 일일이 가르쳤는데. 요샌 식탁에서 수저질하는 모습 보며 굵직해진 뼈마디에 새삼 놀란다.
가스불을 약하게 줄이고 육수가 우러나길 기다린다. 적어도 몇십 분은 있어야 해 소매를 걷고 개수대에 쌓인 잔설거지를 한다. 칼과 나무 도마에 거품을 칠한 뒤 식초로 한번 더 씻고 스테인리스 볼과 채, 접시, 숟가락도 닦는다. 숟가락은 입에 직접 들어가는 기구라 더 공들여 헹군다. 숟가락을 닦을 때마다 맨손으로 아이 입속 만지는 기분이 든다. 아마 애가 어릴 때 손가락에 거즈를 감아 양치시켜준 기억 때문일 거다.
1. 객관식 퀴즈
그럼 문제 나갑니다.
다음 중 위 장면에서 작품 속 화자가 (괄호 속 a를 활용해) 정성껏 끓인 미역국의 종류는 무엇일까요?
① 스트레스는 가라! 마라 미역국
② 동서양의 조화, 생크림 미역국
③ 이가 탄탄 글루코사민 미역국
④ 천하장사 홍삼 미역국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결정적 힌트 : 평소 우리가 회로도, 탕으로도, 조림으로도 먹는 식재료입니다. 특히 회로 인기가 많은데요. 단백질이 풍부해 산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여겨져 소설 속의 저 여성도 자주 먹지 않았나 싶네요.
2. 주관식 퀴즈
살면서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직접 주거나 받은 것 중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이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해 첫 달, ‘우리의 출발’과 ‘나의 시작’을 모두 응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안부 여쭙니다. 여러분께 떡국과 미역국을 대접하는 마음으로요. 모두 다복한 새해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정답 및 해설
1. 객관식퀴즈
정답: ⑤번,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입니다.
대체로 많은 음식의 조리과정에는 무언가 해하는 행위와 살리는 행위가 모두 들어가지요? 『가리는 손』의 화자 역시 온종일 아들의 미역국을 끓이며, 누군가를 해치는 일과 돕는 일의 경계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자신이 지금껏 ‘먹여 살려온’ 자식에 대한 의심과 불안에 시달리면서요. 그래서 저는 이 생일상이 독자 분들에게 먹음직스럽게 보이면서도 살짝 위화감을 풍기길 바랐습니다. 우럭 뼈로 고아낸 젖빛 국물이 읽는 이의 식욕과 비위 두 가지를 모두 건드리길 바랐습니다. 물론 실제 우럭미역국은 이보다 훨씬 맛있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요!
2. 주관식퀴즈
◆ 당첨인: 지우람, 김영미. 고스트C
여러분의 소중한 기억을 제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 하나 하나를 읽으며 저도 여러분의 삶 한 조각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마다 모양도 크기도 다르지만 여러분이 보내주신 ‘각자의 선물 상자’ 안에는 스스로를 그리고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살면서 잊지 못할 선물’이라니. 그걸 또 누군가와 주고받았다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가슴에 조금씩 빛나는 걸 품고 사는 존재들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빛에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 지우람 님
지우람 님이 말씀하신 과자 선물세트, 저도 뭔지 알아요. 지금처럼 간식 종류가 많지 않던 시절, 저 또한 슈퍼마켓 진열대에 그 크고 화려한 상자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으니까요. 아마 지우람 님이 그 과자상자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게 꼭 비쌌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챙겨주신 선물’이라는 걸 꼬마 지우람 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지금까지 이렇게 그때 일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계신 걸 보면요. 사람들은 바로 그런 걸 ‘사랑’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랑의 수명이 이렇게 기네요?
▶ 김영미 님
그간 따님께 베푼 사랑이 크실 텐데, 따님의 책 한 권에 이렇게 기뻐하시는 걸 보니, 저도 저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책을 주고받는 모녀라니 부러운 마음도 들고요. 아마 따님은 편지나 말로 다 못 전한 말을 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 <100 인생 그림책>은 저도 제목을 자주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참에 한 번 사봐야겠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 먹듯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이미 지나온 삶과 다가올 삶을 가만 만져보고 싶어요. 그러다 종종 허공을 보며 ‘김영미 님은 이 부분에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그려보겠습니다.
▶ 고스트 C님
고스트 C님 글을 읽는데 저 역시 제 조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눈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 저는 눈 감고 세상 편안한 척, 어린이에게 전적으로 기대는 척, 명연기를 펼칠 수 있는데. 이런 마음과 달리 조카 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만 가네요. 고스트 C님은 수면안대의 가격이나 질과 무관하게 ‘이걸 쓰면 잠이 잘 온다’고 하셨지요? 가끔 어린이는 이렇게 의도치 않게 어른의 보호자 혹은 지원자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 큰 이모를(고모를) 이렇게 매일 밤 잘 재워주니 말이에요. ‘잠이 잘 온다’는 말, 참 좋습니다.
♦ 인문, 깜짝 퀴즈 참여 시 유의사항 안내 ♦
1.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 끝 두 자리를 작성해 주세요.
2. 회원가입 시 이용약관 정보주체 동의에 따라 당첨 안내 메일 발송이 제한되오니 회원정보에서 '홍보 및 마케팅에 관한 수신 동의' 여부를 모두 확인 후 참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로그인 > 마이페이지 > 회원정보 수정 > 비밀번호 재입력 > (선택)홍보 및 마케팅에 관한 동의 > '수신' 으로 변경, '거부' 시 경품 제공 제한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이장욱 ⑮
- 지난 글: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정유정 ⑭
소설가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자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이 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한무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댓글(24)
F********
2022-01-18정답: 5번 / 내가 붕어빵을 좋아한다며 친구가 사왔는데 어찌나 꼭 안고 왔던지 품에서 붕어의 형체가 사라졌어요(11)
조**
2022-02-14정답 - 1.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2. 생일 선물로 받은 향수가 생각나네요. 외국으로 떠나기 전에 생일 선물로 향수를 받았는데 멀리 있어서 자주 못보고 있어서 그런지 더 생각 나는 거 같아요
장**
2022-01-20정답: 5번 / 내가 붕어빵을 좋아한다며 친구가 사왔는데 어찌나 꼭 안고 왔던지 품에서 붕어의 형체가 사라졌어요(
김**
2022-02-14정답1.객관식 5번 2.작년 53세 생일날, 딸에게서 받은 책<100인생 그림책> 태어난 순간부터 99세까지의 삶이 투영된 그림책. 53에는 "괜찮아, 작은 것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배웠으니까."라고 적혀있었어요. 그 페이지에 엄마인 저에게 보내는 따뜻한 손편지와 용돈이 들어있었죠. 4년전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힘들었던 그리움과 슬픔의 빈자리, 딸이 있어 버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취업해준 것만도 큰 선물인데 이렇듯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물이라니! 사실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책이었는데 이 사실을 모른채 그냥 엄마를 위해 골랐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일겁니다. (77)
정**
2022-01-19퀴즈 정답 응모 : 5번 (병원취업합격 추억 입니다 ... )
이**
2022-02-051. 5번 2. 손편지 - 저는 6학년 때 친구에게 받은 편지를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손편지를 받을 일이 적어졌지만 평소에 차마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시간이 지난 뒤 꺼내 보며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는 거 같아요(74)
박**
2022-01-26정답 :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중학생이던 아들이 사 준 왕반지요. 엄마 손가락 호수도 모르면서. 엄마한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반지를 사 왔는데 그게 너무 큰 반지였어요. 엄지 손가락에도 큰. 그땐 이게 엄마 손가락에 맞을까란 생각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반지 안에 적은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문구에 울컥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아들이 올해 21살이랍니다.
신**
2022-01-26정답: 5번 / 딸 아이가 직접 만든 케이크가 기억에 남습니다. 카스테라 빵에 생크림을 발라서 만들었는데 쪼물닥 거리면서 만들었을 모습이 상상되어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 96
박**
2022-01-18(1)정답5번 (2)작은 아이가 일곱살 때 나의 손을 잡고 시장에 있는 속옷매장에 갔어요. 곰돌이가 그려진 여름 잠옷을 사 주었어요.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을 내 놓았어요. 자신의 전 재산이었을지도 모를 그 돈으로 시원한 잠옷 선물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덕분에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었네요. 그 잠옷을 입을 때마다 아이의 사랑이 느껴졌어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생일선물이었어요(49)
이**
2022-01-14(1) ⑤ (2) 아이가 선물해준 그림책입니다. 우리집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직접 쓰고 그린 작은 책을 만들어서 줬었지요. (내 생일인데 왜 주인공이 강아지...) (**98)
이**
2022-01-19객관식 퀴즈의 답은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입니다! 주관식 퀴즈의 저의 답은 : 여자친구에게 만들어 주었던 생일 도시락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냐하면, 그 일 이후로 몇년 동안 어머님께 아쉽다는 잔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 소설 속 작은 소재 하나도 고민하며 정하셨다는 작가님의 나눔이 인상적입니다.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을 가벼이 읽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한 작품 활동 감사하며 계속 응원합니다! 페이스북 인문360에도 동일한 답변으로 참여했습니다. 고맙습니다.(23)
홍**
2022-01-19정답: 5번 / 전에 제 생일날 친구가 신발을 사주었죠. 그때 친구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신발을 사려고 매장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신발 하나를 보고 발길을 멈추는 제 눈빛을 보고 생일날 사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하네요. 무뚝뚝하면서 화도 잘 내는 친구라 섭섭했는데 이렇게 마음을 담아 생일이 되면 선물을 주는 따뜻한 성격을 지닌 덕분에 최고였죠. 지금도 제 생일이 되면 늘 선물을 보내면서 축하한다고 말하는 친구때문에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가 많아요(87)
안**
2022-01-191.정답:5번 2. 첫사랑에게 처음으로 준 선물이요. 생일선물로 그 친구가 갖고 싶어 하던 목걸이 사주고 싶었지만 그때 저는 학생시절 이라 목걸이 살 형편이 되지 못해 저는 알바를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 생일 날 목걸이 구매한 저는 그 친구가 받고 좋아할 생각에 부리나케 그 친구 집으로 뛰어 갔었습니다. 좋아서 펄쩍 뛸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그 자리에 펑펑 우니 당황한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쩔쩔맸습니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히 나네요 .
김**
2022-01-20정답 :5 / 사실 제 생일이 4일 전이었는데 엄마가 제가 살고 있는 집에 갑자기 오셨더라구요. 오셔서 미역국 한 그릇 끓여주셨는데 감동이었습니다(69)
손**
2022-01-20정답: 5번 / 2021년 제 생일 정확히 1주일 후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살면서 이보다 좋은 생일 선물이 없었네요 (90)
나**
2022-01-20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 12년 연애하고 결혼한 남편이 매년 제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선물하는 장미 한 송이! 화병에 꽂아두고 보는 내내 행복해요. 다른 선물도 많이 받아봤지만 저는 왠지 장미 한 송이가 사랑의 맹세인 것만 같아 늘 기분이 설레요^^(18)
양**
2022-01-24정답: 5번 / 좋은 글이 있는 생일카드가 기억에 남네요
문**
2022-02-08정답: 5번 / 어릴 적 아빠와 의형제를 맺을 만큼 친했던 분 중에 한 동건 삼촌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동건 삼촌의 자녀분들과 저희 형제들의 나이 터울도 비슷하여 집안끼리도 아주 친하게 지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동건 삼촌은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캐나다로 가서도 자주 선물을 보내왔는데 대부분 껌, 초콜릿, 과자 등 먹을 것들을 보내주셔서 언제 또 보내주시나 늘 기다리던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제 생일 무렵 오르골 보석상자함을 보내주신 적이 있습니다. 서랍이 달린 작은 상자였는데, 서랍 안에는 껌과 과자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오르골의 태엽을 돌리면 한 발을 들고 있는 분홍 발레복을 입고 있던 소녀 발레리나가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상자때문에 매일 학교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달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태엽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과자를 아껴서 야금야금 조금씩 먹었습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행운이 배달되었는지 믿기 어려웠지만 그 해 내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몇 번 이사를 하면서 오르골은 분실했지만 그 때의 날아오를 듯 기뻤던 마음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64)
최**
2022-02-111. 5번 2. 아이가 첫 출근하던 날... 그동안 모아 두었던 용돈 봉투를 편지와 함께 건네 주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해가며 취업 준비를 하느라 힘들었을 아이가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모았을 걸 생각하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편지를 읽으며 얼마나 울었던지.... 당연히 그 용돈과 봉투는 아직도 쓰지 못한 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엄**
2022-02-14Q1: ⑤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Q2: 첫 농구공입니다. 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 농구장에 가서 끼어서 농구하기도 하고, 너무 실력차가 심해서 못 할 때에는 옆에서 당시 대학생들의 농구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드리블을 연습하기도 했습니다(덕분에 드리블은 이제 눈감고도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어쨌든, 제가 농구에 심취하자 아버지가 좋은 공 하나가 필요할 거라면서 당시 돈으로 35000원짜리 가죽공을 사 주셨는데, 처음 썼을 때 손에 달라붙는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이 공을 한 8년 가량 사용했습니다. 가죽은 이미 얇아질 대로 얇아져서 벗겨진 지 오래였고, 공은 가죽 안의 천만 남아서 부들부들해진 상태였죠. 그래도 그 공으로 참 즐겁게 농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더 이상 농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닳고 닳아 가죽이 없어진 농구공이네요./ 전화번호 (13)
강**
2022-02-14정답: 5번 / 엄마가 저에개 생일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끓여준 미역국이 생각이 나요
류**
2022-02-14정답은 1. 5번 살이 탄탄 고단백 우럭 미역국, 2. 저는 어릴 때 생일에 받은 게임기! 작은 게임기인데 갖고 싶었는데 생일 때 받아서 너무 좋았어요~
최**
2022-01-14정답 : 5번 / 오래전에 친구가 손으로 떠준 목도리입니다. 제 취향에 딱 맞는, 그리고 당시 저에게 가장 필요한 물건이었어서, 많이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오**
2022-02-14정답 : 5번 / 아내가 재테크 열심히 하라고 저에게 건네준 펀드 통장이 생일선물로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5년전 받았던 돈에 수익률을 70%나 올렸어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김애란'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균형과 조화...비교 철학은 동서양의 전통을 만나는 길
정세근
다른 자리에도 앉고 천천히 옆으로도 뒤로도 가보기!!
류동춘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