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의 ‘사랑이야’, 아시죠?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제 영혼이 지금 부서졌습니다.”
못 들으셨어요? 제 영혼 부서지는 소리
세종문화회관 전경(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1979년 가을, 대학 1학년이던 나는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전시실로 들어갔다. 무슨 전시회였는지는 잊었다. 그림이나 사진 전시회였을 텐데 평일 오후 시간이어선지 관람객은 몇 되지 않았다. 나는 그때, 평생 처음 했던 ‘파마’가 겨우 자리가 잡혀 굽실거리는 긴 머리를 어깨까지 드리운 채, 아이보리 니트에 체크무늬 주름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거기에 가슴에는 책까지 꼭 껴안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당시의 전형적인 여대생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예술작품들을 열심히 감상할 때였다. 갑자기 검은 뿔테를 쓴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물었다.
“저, 지금 무슨 소리 못 들으셨어요?”
나는 영문을 모른 채 그에게 되물었다.
“네? 무슨 소리요?”
“제 영혼이 부서지는 소리 못 들으셨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송창식의 ‘사랑이야’, 아시죠?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제 영혼이 지금 부서졌습니다.”
그는 작게 노래까지 불러가며 말했다. 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 풋, 웃음을 터뜨리자 그는 히죽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 영혼이 터지는 소리도 나네요! ‘단 한번~ 미소에 터~져 버~린 내 영~혼~’”
나는 정말 당황해서 눈만 깜빡이며 대꾸도 제대로 못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나가서 차라도 한 잔 하며 얘기합시다.”
그제야 내가 겨우 말했다.
“우리, 처음 본 사이 아닌가요?”
“그러니까요. 태어나서 20년 만에 만났으니 오랜만에 만난 거죠.”
나는 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날의 기억은 거기까지다. 그 사람하고 차를 마시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능청스런 남자를 어떻게 설득시켰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날의 기억은 난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한테 그 얘기를 하니 친구들이 더 아쉬워했다.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남자 같은데 그냥 한번 만나보지 그랬냐고 나를 타박했다. 지금 같으면 “사이코 아냐?”나 “별 미친놈이 다 있네!”라고 하지 않았을까? 좋게 봐줘야 “인상이 좋아 보이네요. 도에 대해 관심이 있으세요?”류의 얘기로나 받아들였을 저런 수작에 그때는 ‘낭만’을 붙였다.
‘첫술은 애인하고만’... 스무살 터무니없는 원칙주의
낭만적인 사랑
그 ‘낭만파’ 남학생을 ‘그냥 한번’ 만나기에 스무 살의 나는 터무니없는 원칙주의자였다. 나는 온갖 일마다 수많은 원칙을 세우고 있었다. 첫 술은 사랑하는 남자와 먹는다(그래서 그 가을까지도 나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신입생의 수많은 행사 속에서도 꿋꿋이!), 미팅을 해도 애프터는 받지 않는다(그래서 기적적으로 만난 매력적인 남자도 놓쳤다!), 연하의 남자는 절대 사귀지 않는다(생일이 6개월 늦다는 이유로 말이 기가 막히게 통하던 남자도 포기했다!) 등등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배를 잡고 웃을 원칙들의 사슬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너무 진지한 건 언제나 좀 웃기는 법이라 당시의 나는 사실 그 남학생보다 더 웃기는 여학생이었다. 일생에 진정한 사랑은 한번밖에 없다고 믿어서 여학생 때의 풋사랑을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던 나는 일기장에 비장한 어조로 ‘스물에 시작하는 사랑은 절대 무를 수 없다.’고 적었다. 어릴 때야 할 수 없지만 스물에 시작하는 사랑은 평생을 갈 진정한 사랑만 하겠다는 굳센 의지였다. 그러니 내 사전에, ‘아무하고나 한번 만나본다’는 건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내 일생을 걸고 사랑할 사람하고만 연애를 할 거라고 철통같은 방어벽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니 송창식의 노래를 ‘낭만적’으로 갖다 댄 정도로는 차 한 잔도 마실 수 없었을 것이다.
불과 한달 후 폭풍우... 세상이, 내 세계관이
광주대학교 518 광주민주항쟁탑(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지금도 나는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날 때면 그날의 대화가 떠오른다. 그러나 검은 뿔테 안경 말고는 그 남학생의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오히려 기억나는 것은 내 모습이다. 내가 나를 보았을 리가 없는데도 나는 그날의 내가 보인다. 그 뒤의 세월을 겪는 동안, 그날의 기억은 내게 ‘낭만적인 기억’이 아니라 폭풍 전야의 마지막 고요한 풍경처럼 ‘애잔한 기억’이 되었다. 저 멀리 토네이도가 회오리치며 다가오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로운 풀밭에 앉아 꽃이나 들여다보는 그런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때의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불과 한 달 뒤에 독재자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맞아 죽고, 다음 해 봄이면 광주에서 우리나라 군인이 시민을 학살하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고, 그 일들은 그때까지의 내 세계관을 송두리째 엎으리라는 것을, 아니, 내가 몇 달 뒤면 연애를 시작하고, 4년의 대학생활을 마치기도 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되리란 것을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다. 불과 몇 달 앞, 몇 년 앞에 닥쳐올 인생의 해일을 전혀 모른 채 평화로운 백사장에 앉아 짓궂은 농담을 하는 남학생과 해맑게 웃는 여학생의 모습이 있는 풍경.
그러니까 송창식의 ‘사랑이야’에 얽힌 그 기억은 내게 뒷날의 어두운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 더 환하게 칠해진 대조적인 어떤 장치처럼 여겨진다. 애틋하다면 그래서 애틋하다. 그 남자에 대해서는 아무 느낌이 없지만 그 순간의 나에 대해선 애틋한 마음이 든다. 과거의 나, 지금의 나와는 유전자의 배열이 다를 것만 같은 나, 아직 세상의 진정한 고통에 대해서는 조금도 모른 채 ‘낭만’과 유치함 속에 잠겨있는 나, 말 그대로의 소녀인 나.
송창식 <사랑이야> 앨범(이미지 출처 : 벅스)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어느 별 어느 하늘이 이렇게
당신이 피워 놓으신 불처럼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타오를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본 듯한 얼굴
가슴속에 항상 혼자
그려보던 그 모습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시냇물 하나
이렇게 흘려 놓으셨나요
어느 빛 어느 바람이 이렇게
당신이 흘려 넣으신 물처럼
조용히 속삭이듯 이렇게
영원할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올 것 같던 순간
가슴속에 항상 혼자
예감하던 그 순간
단 한번 미소에
터져 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운명적 사랑, 평생 단 한 번의 진정한 사랑, 그런 사랑을 길게 목 빼고 찾던 그 마지막 낭만 소녀의 마음에 콱 박히던 빼어나게 아름다운 이 노래가 그날의 해프닝으로 인해 내게는, 폭풍 전야의 낭만적 소녀 시절을 상기시켜주는 배경 음악이 되고 말았다.
40년전 그 청년의 영혼을 어루만질 오늘 노래는
그나저나 그 검은 뿔테 안경 청년은 그날 부서지고 터졌다는 그 영혼으로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 왔으려나?
어디선가 “최고였어~ 그대 눈 속에 비친 내 모습~ 이제 나만 믿어요~”하는 임영웅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초로의 어떤 여인을 유혹하고 있지나 않을지? 아니, 그것보다는 BTS의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Hey so let's go~"를 흥얼거리며 젊은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모습이 그에게는 더 어울릴 것 같아 혼자 슬며시 웃어본다.
[당신은 어떤 '가요'] 폭풍 전야의 마지막 낭만을 느끼게 해준 - 송창식의 노래 ‘사랑이야’ -
소설가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2001년 장편동화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로 백상출판문화상 아동문학 단행본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지은 책으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들이 떨어뜨린 것’ 외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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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전야의 마지막 낭만을 느끼게 해준 - 송창식의 노래 ‘사랑이야’ -
- 당신은 어떤 ‘가요’ -
이경혜
2020-12-11
"네?무슨 소리요?”
“제 영혼이 부서지는 소리 못 들으셨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송창식의 ‘사랑이야’, 아시죠?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제 영혼이 지금 부서졌습니다.”
못 들으셨어요? 제 영혼 부서지는 소리
세종문화회관 전경(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1979년 가을, 대학 1학년이던 나는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전시실로 들어갔다. 무슨 전시회였는지는 잊었다. 그림이나 사진 전시회였을 텐데 평일 오후 시간이어선지 관람객은 몇 되지 않았다. 나는 그때, 평생 처음 했던 ‘파마’가 겨우 자리가 잡혀 굽실거리는 긴 머리를 어깨까지 드리운 채, 아이보리 니트에 체크무늬 주름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거기에 가슴에는 책까지 꼭 껴안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당시의 전형적인 여대생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예술작품들을 열심히 감상할 때였다. 갑자기 검은 뿔테를 쓴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물었다.
“저, 지금 무슨 소리 못 들으셨어요?”
나는 영문을 모른 채 그에게 되물었다.
“네? 무슨 소리요?”
“제 영혼이 부서지는 소리 못 들으셨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송창식의 ‘사랑이야’, 아시죠?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제 영혼이 지금 부서졌습니다.”
그는 작게 노래까지 불러가며 말했다. 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 풋, 웃음을 터뜨리자 그는 히죽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 영혼이 터지는 소리도 나네요! ‘단 한번~ 미소에 터~져 버~린 내 영~혼~’”
나는 정말 당황해서 눈만 깜빡이며 대꾸도 제대로 못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나가서 차라도 한 잔 하며 얘기합시다.”
그제야 내가 겨우 말했다.
“우리, 처음 본 사이 아닌가요?”
“그러니까요. 태어나서 20년 만에 만났으니 오랜만에 만난 거죠.”
나는 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날의 기억은 거기까지다. 그 사람하고 차를 마시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능청스런 남자를 어떻게 설득시켰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날의 기억은 난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한테 그 얘기를 하니 친구들이 더 아쉬워했다.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남자 같은데 그냥 한번 만나보지 그랬냐고 나를 타박했다. 지금 같으면 “사이코 아냐?”나 “별 미친놈이 다 있네!”라고 하지 않았을까? 좋게 봐줘야 “인상이 좋아 보이네요. 도에 대해 관심이 있으세요?”류의 얘기로나 받아들였을 저런 수작에 그때는 ‘낭만’을 붙였다.
‘첫술은 애인하고만’... 스무살 터무니없는 원칙주의
낭만적인 사랑
그 ‘낭만파’ 남학생을 ‘그냥 한번’ 만나기에 스무 살의 나는 터무니없는 원칙주의자였다. 나는 온갖 일마다 수많은 원칙을 세우고 있었다. 첫 술은 사랑하는 남자와 먹는다(그래서 그 가을까지도 나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신입생의 수많은 행사 속에서도 꿋꿋이!), 미팅을 해도 애프터는 받지 않는다(그래서 기적적으로 만난 매력적인 남자도 놓쳤다!), 연하의 남자는 절대 사귀지 않는다(생일이 6개월 늦다는 이유로 말이 기가 막히게 통하던 남자도 포기했다!) 등등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배를 잡고 웃을 원칙들의 사슬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너무 진지한 건 언제나 좀 웃기는 법이라 당시의 나는 사실 그 남학생보다 더 웃기는 여학생이었다. 일생에 진정한 사랑은 한번밖에 없다고 믿어서 여학생 때의 풋사랑을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던 나는 일기장에 비장한 어조로 ‘스물에 시작하는 사랑은 절대 무를 수 없다.’고 적었다. 어릴 때야 할 수 없지만 스물에 시작하는 사랑은 평생을 갈 진정한 사랑만 하겠다는 굳센 의지였다. 그러니 내 사전에, ‘아무하고나 한번 만나본다’는 건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내 일생을 걸고 사랑할 사람하고만 연애를 할 거라고 철통같은 방어벽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니 송창식의 노래를 ‘낭만적’으로 갖다 댄 정도로는 차 한 잔도 마실 수 없었을 것이다.
불과 한달 후 폭풍우... 세상이, 내 세계관이
광주대학교 518 광주민주항쟁탑(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지금도 나는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날 때면 그날의 대화가 떠오른다. 그러나 검은 뿔테 안경 말고는 그 남학생의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오히려 기억나는 것은 내 모습이다. 내가 나를 보았을 리가 없는데도 나는 그날의 내가 보인다. 그 뒤의 세월을 겪는 동안, 그날의 기억은 내게 ‘낭만적인 기억’이 아니라 폭풍 전야의 마지막 고요한 풍경처럼 ‘애잔한 기억’이 되었다. 저 멀리 토네이도가 회오리치며 다가오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로운 풀밭에 앉아 꽃이나 들여다보는 그런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때의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불과 한 달 뒤에 독재자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맞아 죽고, 다음 해 봄이면 광주에서 우리나라 군인이 시민을 학살하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고, 그 일들은 그때까지의 내 세계관을 송두리째 엎으리라는 것을, 아니, 내가 몇 달 뒤면 연애를 시작하고, 4년의 대학생활을 마치기도 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 엄마가 되리란 것을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다. 불과 몇 달 앞, 몇 년 앞에 닥쳐올 인생의 해일을 전혀 모른 채 평화로운 백사장에 앉아 짓궂은 농담을 하는 남학생과 해맑게 웃는 여학생의 모습이 있는 풍경.
그러니까 송창식의 ‘사랑이야’에 얽힌 그 기억은 내게 뒷날의 어두운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 더 환하게 칠해진 대조적인 어떤 장치처럼 여겨진다. 애틋하다면 그래서 애틋하다. 그 남자에 대해서는 아무 느낌이 없지만 그 순간의 나에 대해선 애틋한 마음이 든다. 과거의 나, 지금의 나와는 유전자의 배열이 다를 것만 같은 나, 아직 세상의 진정한 고통에 대해서는 조금도 모른 채 ‘낭만’과 유치함 속에 잠겨있는 나, 말 그대로의 소녀인 나.
송창식 <사랑이야> 앨범(이미지 출처 : 벅스)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어느 별 어느 하늘이 이렇게
당신이 피워 놓으신 불처럼
밤이면 밤마다 이렇게
타오를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본 듯한 얼굴
가슴속에 항상 혼자
그려보던 그 모습
단 한번 눈길에
부서진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시냇물 하나
이렇게 흘려 놓으셨나요
어느 빛 어느 바람이 이렇게
당신이 흘려 넣으신 물처럼
조용히 속삭이듯 이렇게
영원할 수 있나요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올 것 같던 순간
가슴속에 항상 혼자
예감하던 그 순간
단 한번 미소에
터져 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 사랑이야
운명적 사랑, 평생 단 한 번의 진정한 사랑, 그런 사랑을 길게 목 빼고 찾던 그 마지막 낭만 소녀의 마음에 콱 박히던 빼어나게 아름다운 이 노래가 그날의 해프닝으로 인해 내게는, 폭풍 전야의 낭만적 소녀 시절을 상기시켜주는 배경 음악이 되고 말았다.
40년전 그 청년의 영혼을 어루만질 오늘 노래는
그나저나 그 검은 뿔테 안경 청년은 그날 부서지고 터졌다는 그 영혼으로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 왔으려나?
어디선가 “최고였어~ 그대 눈 속에 비친 내 모습~ 이제 나만 믿어요~”하는 임영웅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초로의 어떤 여인을 유혹하고 있지나 않을지? 아니, 그것보다는 BTS의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Hey so let's go~"를 흥얼거리며 젊은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모습이 그에게는 더 어울릴 것 같아 혼자 슬며시 웃어본다.
[당신은 어떤 '가요'] 폭풍 전야의 마지막 낭만을 느끼게 해준 - 송창식의 노래 ‘사랑이야’ -
[당신은 어떤 '가요'] 순간 덮였다 펼쳐지는...시간의 책
소설가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2001년 장편동화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로 백상출판문화상 아동문학 단행본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지은 책으로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들이 떨어뜨린 것’ 외 여러 권이 있다.
댓글(0)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폭풍 전야의 마지막 낭만을 느끼게 해준 - 송창식의 노래 ‘사랑이야’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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