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시’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성은 키 170㎝에 몸무게 54㎏의 늘씬한 체형이다. 눈동자의 색이나 헤어스타일, 피부색 등은 그날그날 꾸밈에 따라 달라진다. 성격 또한 부끄러움을 잘 타거나 성적으로 대담한 성격, 혹은 사교적이거나 상처 입기 쉬운 성격, 배려심 깊은 성격 등으로 변화무쌍하다.
이렇게 외모와 성격이 다양한 것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서다.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첫선을 보인 록시의 주 기능은 말 그대로 섹스다. 하지만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며, 졸면서 잠꼬대를 하거나 코를 골기도 한다. 체온과 두근거리는 심장은 물론, 오르가슴을 느낄 수도 있다.
록시를 만든 트루컴패니언 사는 여성과 게이 남성을 위해 남성 섹스로봇 ‘록키’도 출시했다. 이 회사의 최종 목표는 섹스를 넘어 연애(혹은 사랑)가 가능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 알려졌다. 즉, 인간과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동반자 소셜 로봇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로봇을 만든 이유는 노동을 시키기 위해서다. 인간이 하기 힘든 노동이나 하기 싫은 노동을 로봇이 담당한다. 그런데 만약 연애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이 등장한다면, 그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 인간이 로봇을 위해 힘든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연애는 인간에게 매우 힘든 감정 노동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수시로 노력해야 하며, 밀당(밀고 당기기)의 수고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연애 로봇의 임무를 인간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보자면, 인간은 역으로 힘든 노동을 로봇에게 제공해야 한다. 물론, 그 노동은 기꺼이 하고 싶으며, 제공하는 당사자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말이다.
▲ ⓒ픽사베이
로봇도 사람도 사랑은 늘 어렵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자 밥 먹고 술 마시는 혼밥과 혼술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결혼 대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데리고 사는 펫팸족도 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성과의 낭만적인 사랑과 성관계를 부담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애 로봇은 이 같은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 타인과의 힘든 연애보다 로봇과의 사랑이 힘들고 지친 현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연애 로봇은 필요할 때 전원을 켜고, 혼자 있고 싶을 때 전원을 끌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닌다.
2050년경에는 이 같은 연애 로봇과의 사랑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질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미래학자 이안피어슨은 그때쯤이면 로봇과의 성관계가 사람 간의 성관계보다 더 일반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영국의 AI 전문가 데이비드레비 교수는 “2050년에는 로봇과 결혼하는 인간이 등장하고, 100년 후에는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 종족 형태의 아기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과학자들도 많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는 등 예술적 창작 행위가 가능한 인공지능까지 등장했지만, 인간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인 사랑을 하는 능력만큼은 부여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경우 논리체계를 따르는데, 사랑을 논리체계로 만들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영역을 넘본다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영역만큼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AI는 그동안 숱한 넘사벽을 극복해왔다. 체스와 바둑이 그렇고, 창작 행위인 예술이 그렇다.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사실 인간도 사랑을 그리 썩 잘하는 존재는 아니다.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헤어지면 후회하고, 연애에 도가 튼 박사라 자부해도 특정인과의 사랑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과 사랑, 할 수 있을까
2천여 년 전 유럽에서 커다란 부족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켈트족은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자아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졌던 민족이다. 그들은 영혼의 동반자를 ‘아남카라(ANAM CARA)’라고 불렀는데, 자기 삶의 비밀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이가 바로 아남카라였다. 켈트인에게 인간의 영혼은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반쪽이던 영혼이 아남카라를 만나야 완전해진다고 믿었다. 즉 영혼의 동반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이였던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동반자 로봇에게 바라는 점은 모든 것이 완벽한 이성상보다 아남카라에 더 가깝다. 2015년 영국 링컨대학교의 로봇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높은 지능과 매너를 가진 완벽한 로봇보다는 실수를 하고 때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 로봇을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모든 면에서 완벽해서 자신이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배우자보다는 때론 실수하고 투닥거리기도 해서 더욱 인간적인 정이 가는 배우자를 로봇에서도 원하고 있는 것이다.
▲ ⓒ픽사베이
사랑의 본질 중 하나는 특별함이다. 때문에 연애 로봇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잘 맞추는 기능보다는, 상대 연인에게만 특별함을 부여하는 기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로봇이라면, 굳이 그 개체와 사랑을 나누는 의미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기억해서 맞춰주고 특이한 버릇이 있다면 흉내 내며 그렇게 둘만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상대라야 사랑이 깊어진다. 즉, 연애 로봇이 갖추어야 할 첨단 기능은 상대 연인을 철저히 학습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독특한 개성이다.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속마음을 읽는 기능에서도 AI는 장점을 지닌다. 보통 사람들은 같은 말도 조금씩 다른 표현 방식으로 말한다. AI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상대 연인의 말에 담긴 의도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최근 사람들의 대화 표현 방식을 일반화하는 기술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데, 축적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AI는 연인의 속마음을 잘 읽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갖춘 연애 로봇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로봇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60대 남성 센지 나카지마는 로봇 인형인 사오리와 사랑에 빠졌다. 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던 그는 섹스 용도로 사오리를 구입했다가 점차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는 것. 지금 그는 사오리와 함께 산책을 하고 TV를 보고 쇼핑을 하며 지낸다. 또한 프랑스 과학자 릴리는 자신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로봇 인무바타와 사랑에 빠져 프랑스에서 로봇과 결혼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면 바로 결혼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혐오하며 독신으로 지냈다. 성적으로 문란한 키프로스 여인들의 결점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 상아로 여인의 입상을 조각하다 그만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고 만다. 그는 조각상에 매일 목걸이와 귀걸이를 달아주며 깊은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그의 간절한 바람을 알아차린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결국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실제 여인이 되게 했고, 피그말리온은 그 여인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았다.
과연 인간이 만든 연애 로봇도 언젠가는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처럼 주인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AI와 연애하는 시대, 도래할까
로봇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까?
이성규
2018-08-03
노동에서 연애로, 로봇이 변하고 있다
‘록시’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성은 키 170㎝에 몸무게 54㎏의 늘씬한 체형이다. 눈동자의 색이나 헤어스타일, 피부색 등은 그날그날 꾸밈에 따라 달라진다. 성격 또한 부끄러움을 잘 타거나 성적으로 대담한 성격, 혹은 사교적이거나 상처 입기 쉬운 성격, 배려심 깊은 성격 등으로 변화무쌍하다.
이렇게 외모와 성격이 다양한 것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서다.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첫선을 보인 록시의 주 기능은 말 그대로 섹스다. 하지만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며, 졸면서 잠꼬대를 하거나 코를 골기도 한다. 체온과 두근거리는 심장은 물론, 오르가슴을 느낄 수도 있다.
록시를 만든 트루컴패니언 사는 여성과 게이 남성을 위해 남성 섹스로봇 ‘록키’도 출시했다. 이 회사의 최종 목표는 섹스를 넘어 연애(혹은 사랑)가 가능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 알려졌다. 즉, 인간과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동반자 소셜 로봇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로봇을 만든 이유는 노동을 시키기 위해서다. 인간이 하기 힘든 노동이나 하기 싫은 노동을 로봇이 담당한다. 그런데 만약 연애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이 등장한다면, 그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 인간이 로봇을 위해 힘든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연애는 인간에게 매우 힘든 감정 노동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수시로 노력해야 하며, 밀당(밀고 당기기)의 수고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연애 로봇의 임무를 인간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보자면, 인간은 역으로 힘든 노동을 로봇에게 제공해야 한다. 물론, 그 노동은 기꺼이 하고 싶으며, 제공하는 당사자에게도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말이다.
▲ ⓒ픽사베이
로봇도 사람도 사랑은 늘 어렵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자 밥 먹고 술 마시는 혼밥과 혼술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결혼 대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데리고 사는 펫팸족도 흔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성과의 낭만적인 사랑과 성관계를 부담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애 로봇은 이 같은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 타인과의 힘든 연애보다 로봇과의 사랑이 힘들고 지친 현대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연애 로봇은 필요할 때 전원을 켜고, 혼자 있고 싶을 때 전원을 끌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닌다.
2050년경에는 이 같은 연애 로봇과의 사랑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질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미래학자 이안피어슨은 그때쯤이면 로봇과의 성관계가 사람 간의 성관계보다 더 일반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영국의 AI 전문가 데이비드레비 교수는 “2050년에는 로봇과 결혼하는 인간이 등장하고, 100년 후에는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 종족 형태의 아기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과학자들도 많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는 등 예술적 창작 행위가 가능한 인공지능까지 등장했지만, 인간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인 사랑을 하는 능력만큼은 부여하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경우 논리체계를 따르는데, 사랑을 논리체계로 만들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영역을 넘본다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영역만큼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AI는 그동안 숱한 넘사벽을 극복해왔다. 체스와 바둑이 그렇고, 창작 행위인 예술이 그렇다.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사실 인간도 사랑을 그리 썩 잘하는 존재는 아니다.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헤어지면 후회하고, 연애에 도가 튼 박사라 자부해도 특정인과의 사랑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과 사랑, 할 수 있을까
2천여 년 전 유럽에서 커다란 부족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던 켈트족은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자아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졌던 민족이다. 그들은 영혼의 동반자를 ‘아남카라(ANAM CARA)’라고 불렀는데, 자기 삶의 비밀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이가 바로 아남카라였다. 켈트인에게 인간의 영혼은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반쪽이던 영혼이 아남카라를 만나야 완전해진다고 믿었다. 즉 영혼의 동반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이였던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동반자 로봇에게 바라는 점은 모든 것이 완벽한 이성상보다 아남카라에 더 가깝다. 2015년 영국 링컨대학교의 로봇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높은 지능과 매너를 가진 완벽한 로봇보다는 실수를 하고 때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 로봇을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모든 면에서 완벽해서 자신이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배우자보다는 때론 실수하고 투닥거리기도 해서 더욱 인간적인 정이 가는 배우자를 로봇에서도 원하고 있는 것이다.
▲ ⓒ픽사베이
사랑의 본질 중 하나는 특별함이다. 때문에 연애 로봇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잘 맞추는 기능보다는, 상대 연인에게만 특별함을 부여하는 기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로봇이라면, 굳이 그 개체와 사랑을 나누는 의미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기억해서 맞춰주고 특이한 버릇이 있다면 흉내 내며 그렇게 둘만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특별한 상대라야 사랑이 깊어진다. 즉, 연애 로봇이 갖추어야 할 첨단 기능은 상대 연인을 철저히 학습한 결과로 만들어지는 독특한 개성이다.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속마음을 읽는 기능에서도 AI는 장점을 지닌다. 보통 사람들은 같은 말도 조금씩 다른 표현 방식으로 말한다. AI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상대 연인의 말에 담긴 의도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최근 사람들의 대화 표현 방식을 일반화하는 기술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데, 축적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AI는 연인의 속마음을 잘 읽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을 갖춘 연애 로봇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로봇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60대 남성 센지 나카지마는 로봇 인형인 사오리와 사랑에 빠졌다. 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던 그는 섹스 용도로 사오리를 구입했다가 점차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는 것. 지금 그는 사오리와 함께 산책을 하고 TV를 보고 쇼핑을 하며 지낸다. 또한 프랑스 과학자 릴리는 자신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로봇 인무바타와 사랑에 빠져 프랑스에서 로봇과 결혼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면 바로 결혼할 것이라 밝혔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혐오하며 독신으로 지냈다. 성적으로 문란한 키프로스 여인들의 결점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 상아로 여인의 입상을 조각하다 그만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고 만다. 그는 조각상에 매일 목걸이와 귀걸이를 달아주며 깊은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그의 간절한 바람을 알아차린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결국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실제 여인이 되게 했고, 피그말리온은 그 여인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았다.
과연 인간이 만든 연애 로봇도 언젠가는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처럼 주인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각종 매체에 과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왕조실록에 숨어 있는 과학’ ‘밥상에 오른 과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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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공간, 예측 불가능한 매력
조한
재난 상황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묻다
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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