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억을 삭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즐겁고 아름다운 기억들이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슬프고 짜증나고 화났던 나쁜 기억들은 마우스를 움직여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즐거운 상태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유독 관심이 많은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런 탐구를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기발한 영화에 풀어낸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두 연인은 오랜 연애에 서로를 미워하는 감정이 쌓이고, 이를 지우기 위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 ‘라쿠나’에서 시술을 받는다. 그런데 특수 고안되어 시술비도 제법 비싼 기억 제거 기계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무수한 기억 중 어느 하나를 정교하게 취사선택해서 지우거나 보관하는 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 연산은 생각보다 복잡다단해서, 기억의 ‘뭉텅이’ 안에서 무수한 것들이 엉켜 현재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억은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의 화학작용에 의해 새롭게 편집되고 각색되는 게 분명하다. 더구나 ‘내 기억’은 어디까지나 자기 편의대로 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 가끔 같은 사건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다른 기억에 깜짝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누구에게는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다른 누군가에겐 죽기보다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 될 수도 있다. 기억의 뭉텅이가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때로 얼마나 무모하고 엇나갈 수 있는지, 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토대로 만든 동명의 영화는 입증한다.
▲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두 남녀의 상반된 기억
빈티지 카메라 상점을 운영하는 70대 노인 토니(짐 브로드벤트)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발신인은 아주 오래전, 대학 때 만난 첫사랑 베로니카(샬롯 램플링)였다. 편지에는 베로니카의 어머니 사라(에밀리 모티머)가 토니 앞으로 남긴 유품이 언급된다. 베로니카는 물론이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토니에게는 까마득한 옛날에 만났던, 이제는 잊힌 인물이다. 무려 50여 년이 지난 지금, 편지와 유품의 존재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 토니는 그때부터 덮어두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기억 속에는 첫사랑 베로니카를 보고 설레어 하던 20대의 즐거웠던 자신이, 그리고 가장 친했던 친구 아드리안(조 알윈)과 베로니카가 사귀는 사실을 알고 좌절하고 분노했던 자신이 존재하고 있었다. 또래 친구들보다 철학적인 지식과 사고가 깊어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던 아드리안은 당시 자살로 생을 마감해 친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하지만 취직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매일의 일상적인 생활을 살아가는 토니에게 그 충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토니는 그렇게 20대를 통과해 서른과 마흔이 되었고, 어느덧 인생을 관조할 초로의 나이에 이르렀다.
▲ 대화를 나누고 있는 토니와 베로니카 / 베로니카의 편지
토니와 베로니카의 기억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영화는 다소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자아내며 보여준다. 단적으로 무언가 할 말을 가지고 온 베로니카와 달리, 토니는 그녀와의 뜻하지 않은 만남에 황혼기의 로맨스라는 일말의 희망을 내비치는 것이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변했을까?’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울까?’ 같은 설렘 가득한 질문을 안고 만난 그녀는 뜻밖에도 토니가 당시 아드리안에게 보낸 두 연인을 향한 욕설과 모욕으로 가득 찬 한 통의 편지를 건넨다. 베로니카로선 분명 문장 하나하나를 외웠을 만큼 기가 막힌 저주의 편지였지만, 신기하게도 토니는 자신이 홧김에 썼던 악의에 찬 문구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편지를 받은 이후 고통에 찬 삶을 살아야 했던 베로니카와 토니의 기억 조각은 이렇게도 모양새가 달랐다. 함께 들었던 역사 수업 시간, 아드리안은 교사에게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는 말로 인간의 기억이 만들어낸 오류에 대해서 지적한다. 결국, 역사는 ‘승자의 기억, 곧 한쪽의 기억’에 불과한 것이고,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온전한 기억이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게 된다. 베로니카와의 만남으로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들을 주워 모은 토니는 뒤늦게 자신의 불확실한 기억을 통감하게 된다. 토니가 빼먹은 기억의 조각들은 어쩌면 자신의 편의를 위해 편집되었고, 자신을 변호하는 방어기제로 작용했을 것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토니의 현재 직업이 빈티지 카메라 상점 주인인 점도 재미있다. 토니가 파티에서 베로니카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 베로니카는 라이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후 비록 둘은 좋지 않은 과정으로 헤어졌지만, 토니는 그 순간 카메라를 손에 든 베로니카의 이미지를 평생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었을 테고, 빈티지 카메라에 관한 호기심을 가졌을 게 분명하다.
▲ 베로니카의 편지를 읽는 토니
과거의 오류를 반성하고 기억하는 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토니라는 한 남자가 일으켰던 기억의 오작동에 관한 어떤 반성의 과정이다. 나름대로는 모나지 않게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 자신이 아닌, 그와 관계 맺은 주변 인물의 기억 속에서 토니의 결함은 그렇게 쉽게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 영화에서 ‘과거에서 불러온’ 베로니카와 함께 토니의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토니의 딸 수지(미셀 도커리)다. 막 출산을 앞둔 그녀는 무심한 아버지와 자주 삐걱거렸다. 딸은 자주 ‘아버지가 그럼 그렇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렇게 쭉 딸과 소통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성격은 이혼한 전처 마가렛(해리엇 월터)과의 불화에도 영향을 미쳤고 현재에도 크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전처가 임신으로 아픈 딸을 두고도 돌보지 않고 가려는 토니를 향해 “당신은 항상 코앞의 문제를 못 봐. 예를 들면 지금 옆방에서 당신 딸이 앓고 있다는 거” 같은 대사는 그가 이번 한 번뿐만 아니라 자주 이런 과오를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행해왔음을 내비친다. 베로니카가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반응이다. 영화에서 토니의 과거와 현재에서 관계 맺었던 세 명의 여성은 이렇게 지속해서 토니에게 같은 방식의 비난을 들려준다.
토니가 과거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베로니카를 통해 뒤늦게나마 유리하게 기억을 윤색해 온 자신을 반성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한 남자의 성장담처럼 보인다. 이 깨달음은 아무리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아마 끊임없이 절감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지점이 될 수도 있다. 토니의 말 중 “젊을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라는 말을 옮겨 본다. 살아가는 동안 개인의 역사, 관계를 통해 기억할 것이 많이 쌓여가고, 그걸 처리할 연산식은 더 복잡해질 것이다. 그 많은 걸 다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과부하가 걸릴 테고, 결국 편집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인생의 ‘장기기억 저장소’를 왜곡 없이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지 싶다.
불충분한 기억 바로잡기
가끔 기억을 삭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즐겁고 아름다운 기억들이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슬프고 짜증나고 화났던 나쁜 기억들은 마우스를 움직여
이화정
2017-10-24
불충분한 기억 바로잡기
리테쉬 바트라 감독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뒤엉키고 편집되는 기억
가끔 기억을 삭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즐겁고 아름다운 기억들이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슬프고 짜증나고 화났던 나쁜 기억들은 마우스를 움직여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즐거운 상태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유독 관심이 많은 미셸 공드리 감독은 이런 탐구를 <이터널 선샤인>이라는 기발한 영화에 풀어낸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두 연인은 오랜 연애에 서로를 미워하는 감정이 쌓이고, 이를 지우기 위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 ‘라쿠나’에서 시술을 받는다. 그런데 특수 고안되어 시술비도 제법 비싼 기억 제거 기계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무수한 기억 중 어느 하나를 정교하게 취사선택해서 지우거나 보관하는 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 연산은 생각보다 복잡다단해서, 기억의 ‘뭉텅이’ 안에서 무수한 것들이 엉켜 현재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억은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의 화학작용에 의해 새롭게 편집되고 각색되는 게 분명하다. 더구나 ‘내 기억’은 어디까지나 자기 편의대로 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 가끔 같은 사건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다른 기억에 깜짝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누구에게는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다른 누군가에겐 죽기보다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 될 수도 있다. 기억의 뭉텅이가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때로 얼마나 무모하고 엇나갈 수 있는지, 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토대로 만든 동명의 영화는 입증한다.
▲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두 남녀의 상반된 기억
빈티지 카메라 상점을 운영하는 70대 노인 토니(짐 브로드벤트)는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발신인은 아주 오래전, 대학 때 만난 첫사랑 베로니카(샬롯 램플링)였다. 편지에는 베로니카의 어머니 사라(에밀리 모티머)가 토니 앞으로 남긴 유품이 언급된다. 베로니카는 물론이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토니에게는 까마득한 옛날에 만났던, 이제는 잊힌 인물이다. 무려 50여 년이 지난 지금, 편지와 유품의 존재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 토니는 그때부터 덮어두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기억 속에는 첫사랑 베로니카를 보고 설레어 하던 20대의 즐거웠던 자신이, 그리고 가장 친했던 친구 아드리안(조 알윈)과 베로니카가 사귀는 사실을 알고 좌절하고 분노했던 자신이 존재하고 있었다. 또래 친구들보다 철학적인 지식과 사고가 깊어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던 아드리안은 당시 자살로 생을 마감해 친구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하지만 취직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매일의 일상적인 생활을 살아가는 토니에게 그 충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토니는 그렇게 20대를 통과해 서른과 마흔이 되었고, 어느덧 인생을 관조할 초로의 나이에 이르렀다.
▲ 대화를 나누고 있는 토니와 베로니카 / 베로니카의 편지
토니와 베로니카의 기억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영화는 다소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자아내며 보여준다. 단적으로 무언가 할 말을 가지고 온 베로니카와 달리, 토니는 그녀와의 뜻하지 않은 만남에 황혼기의 로맨스라는 일말의 희망을 내비치는 것이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변했을까?’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울까?’ 같은 설렘 가득한 질문을 안고 만난 그녀는 뜻밖에도 토니가 당시 아드리안에게 보낸 두 연인을 향한 욕설과 모욕으로 가득 찬 한 통의 편지를 건넨다. 베로니카로선 분명 문장 하나하나를 외웠을 만큼 기가 막힌 저주의 편지였지만, 신기하게도 토니는 자신이 홧김에 썼던 악의에 찬 문구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편지를 받은 이후 고통에 찬 삶을 살아야 했던 베로니카와 토니의 기억 조각은 이렇게도 모양새가 달랐다. 함께 들었던 역사 수업 시간, 아드리안은 교사에게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는 말로 인간의 기억이 만들어낸 오류에 대해서 지적한다. 결국, 역사는 ‘승자의 기억, 곧 한쪽의 기억’에 불과한 것이고,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온전한 기억이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게 된다. 베로니카와의 만남으로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들을 주워 모은 토니는 뒤늦게 자신의 불확실한 기억을 통감하게 된다. 토니가 빼먹은 기억의 조각들은 어쩌면 자신의 편의를 위해 편집되었고, 자신을 변호하는 방어기제로 작용했을 것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토니의 현재 직업이 빈티지 카메라 상점 주인인 점도 재미있다. 토니가 파티에서 베로니카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 베로니카는 라이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후 비록 둘은 좋지 않은 과정으로 헤어졌지만, 토니는 그 순간 카메라를 손에 든 베로니카의 이미지를 평생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었을 테고, 빈티지 카메라에 관한 호기심을 가졌을 게 분명하다.
▲ 베로니카의 편지를 읽는 토니
과거의 오류를 반성하고 기억하는 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토니라는 한 남자가 일으켰던 기억의 오작동에 관한 어떤 반성의 과정이다. 나름대로는 모나지 않게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 자신이 아닌, 그와 관계 맺은 주변 인물의 기억 속에서 토니의 결함은 그렇게 쉽게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 영화에서 ‘과거에서 불러온’ 베로니카와 함께 토니의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는데, 바로 토니의 딸 수지(미셀 도커리)다. 막 출산을 앞둔 그녀는 무심한 아버지와 자주 삐걱거렸다. 딸은 자주 ‘아버지가 그럼 그렇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렇게 쭉 딸과 소통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성격은 이혼한 전처 마가렛(해리엇 월터)과의 불화에도 영향을 미쳤고 현재에도 크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전처가 임신으로 아픈 딸을 두고도 돌보지 않고 가려는 토니를 향해 “당신은 항상 코앞의 문제를 못 봐. 예를 들면 지금 옆방에서 당신 딸이 앓고 있다는 거” 같은 대사는 그가 이번 한 번뿐만 아니라 자주 이런 과오를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행해왔음을 내비친다. 베로니카가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반응이다. 영화에서 토니의 과거와 현재에서 관계 맺었던 세 명의 여성은 이렇게 지속해서 토니에게 같은 방식의 비난을 들려준다. 토니가 과거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베로니카를 통해 뒤늦게나마 유리하게 기억을 윤색해 온 자신을 반성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한 남자의 성장담처럼 보인다. 이 깨달음은 아무리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아마 끊임없이 절감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지점이 될 수도 있다. 토니의 말 중 “젊을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라는 말을 옮겨 본다. 살아가는 동안 개인의 역사, 관계를 통해 기억할 것이 많이 쌓여가고, 그걸 처리할 연산식은 더 복잡해질 것이다. 그 많은 걸 다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과부하가 걸릴 테고, 결국 편집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인생의 ‘장기기억 저장소’를 왜곡 없이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지 싶다.
영화주간지 『씨네21』 취재팀장. 영화 속 인물들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걸 즐겨 한다. 저서로 여행 에세이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 『언젠가 시간이 되는 것들』과 인터뷰집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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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에 우리 삶은 아름답다!
임진모
아련한 향수를 통한 카타르시스
진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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