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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정년퇴직 후 10년 동안 뭐 했나 ?

2024-02-20

 

그래, 정년퇴직 후 10년 동안 뭐 했나?

 

金海 崔禹榮

 

나는 2013. 06. 30. 한국철도공사에서 정년퇴직한 후 2023. 06. 30. 10년이 되었다. 그러면 10년 동안 무엇을 했으며 무슨 생각을 하였는가?

10년이란 세월은 나에게 참 많은 시간이요 또한 기회요 선물이었다.

그 많은 시간들을 잘 사용하지 못한 많은 부분은 한없이 죄송하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몇 가지를 서로 나누어 보면 좋을까 한다.

 

먼저,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는 ...

직장 내 조직적이고 위계질서 가운데서 나에게는, 시간과 자유가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환경을 참아야 하기에, 마치 아주 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 길고 긴 어둡고 캄캄한 터널을 마침내 빠져나온 그 해방, 퇴직의 기쁨은 나에게 한없이 많으나 그 또한 잠시뿐이었다. 매일 어디를 찾아가야 하지,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지 하는 갑갑한 마음도 점점 밀려왔다. 그것은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되었다.

정년퇴직은 나에게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보여 주는 세상이다. 이는 사람이 결혼하기전과 결혼한 후의 생활 모습이다. 그리고 문득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 집이 내 직장이다. 무슨 소리, 무슨 유혹이 몰려와도 흔들리지 말고 꾹 참고 버티는 방법 밖에 없었다.

 

2013.06.30. 정년퇴직 후 나에게는 시간도 자유롭고 하여,

늘 집에서 걸어서 가는 곳인 김해 칠암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종이 신문을 보는 가운데 휴전선 국토대장정 순례 참여자 모집 광고 문안을 보게 되었다. 뜻밖에 이 건 왠 떡이고 하고 자세히 살펴보면서 신청요건이 나에게는 나이 제한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좋은 기회가 또 오겠나 생각하고 예외사항도 있겠지 하고 일단 신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담당자에게 전화로 내가 신청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문의하고 나서 신청서를 제출하고 참가비를 입금하였다.

그 무더운 여름 20137월 말부터 1213일간 휴전선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까지 400Km 도보 순례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좋은 통일교육의 과정이 되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젊은 학생들이다.) 휴전선 남쪽 철조망을 따라서 도보순례는 아주 멋이 있고 유익한 일이지만 군사적으로 매우 위험하고 불가한 일이다. 그래서 주관하는 단체는 사전에 남쪽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을 중심으로 군 관계기관과 협의 승인을 받아서, 휴전선 가까이 민간인통제 구역 중심으로 당당히 도보 순례하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처음으로 강원도 속초에 있는 동부지역 통일전망대(사실 내 생의 처음 가본 곳이다.) 그리고 군 관계기관의 안내로 강원도 고성 거진 화진포에 있는 옛 김일성 별장이란 곳도 살펴보았다. (휴전선 있기 전에 있었던 별장을 남한에서 보수하여 교육의 장으로 사용) 이곳 모두가 튼튼하게 잘 세워졌으며 아주 좋은 통일교육의 장이였다.

도보 순례 길에는 무더운 여름날이라 모기와 벌레, 식중독 등 외부환경과 싸워야만 했다. 또 순례 길에 지급된 우의를 입었지만 강한 비와 바람과 번개 천둥 가운데서 견디어 내기가 어려웠고 또 위험지역을 통과할 때는 군 기관의 인도를 잘 받아 이동하였다.

 

햇볕이 쨍쨍 나는 시간에 땀을 흘리면서 언덕 산길을 오르고 나서 내려오는 길에 민간인이 전여 다니지 않는 정말로 깨끗한 청정지역 계곡물에서 잠시나마 우리는 몸을 물에 담구였다. 그 시원하고 깨끗한 계곡의 물은 얼마나 고마운지, 새로운 힘을 얻고 다시 날아가는 마음이 되었다.

우리 숙소는 순례길 주변에 있는 학교와 마을 회관 등 강당을 이용했으며,

우리 음식은 밥 차가 우리를 따라 다니면서 매일 매식 신선하게 맛있게 음식을 제공해 주었다. 때로는 민간인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식사를 할 때 여름 소나기가 오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판초이로 나무 가지에 연결하여 빗물을 막으면서 식사를 해야만 하였다.

곳곳에 있는 남쪽 전방관측소에서 북한 지역을 살펴보았다.

그 가운데 40년 전 내가 근무했던 00포병 전방 관측소에도 가 보게 되었다.

얼마나 신기하고 고마운지... 군 제대한 후 죽을 때 까지, 내가 다시 그 곳을 가 볼 수 없다고만 단정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다시 볼 수 있었다는 현실 앞에 나의 마음은 다시 한 번 더 감격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또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국민 모금운동으로 만든 평화의 댐, 철원지역 노동당사 건물. 임진각국민관광지, 서부지역 통일전망대 관람 등 참 좋은 추억이 되었다. 감사하다.

 

그 후

20159월부터 강원도 태백 예수원에서 100일간 공동체 생활을 참여 하였다.

그것은 어느 날 인터넷 검색하면서 혹시나 하면서 예수원 홈페이지를 열어보았는데 예수원 지원자 67기 모집 안내 내용을 보고 나서, 기회는 이때다 하고 준비하였다. 이 또한 뜻밖에 일이 되었다.

그래서 먼저, 이미 결혼하여 따로 살고 있는 두 아들 崔智獻, 崔貴獻 와 그리고 나와 함께 사는 아내 朴恩熙에게 각각 동의를 얻었다.

예수원에서 공동체 일과표에 따라 잘 적응했다.

생각해보니 이 깊은 산골에 지금부터 60년 전, 고인이 되신 대천덕 성공회신부는 자신의 고국인 미국 땅을 두고 어떻게 이 산골에서 신앙 공동체를 시작하셨는가? 그분의 정신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귀감을 남겼다.

예수원 안에는 기도실뿐만 아니라, 작은 도서관에 있는 깊이 있는 책들도 보았다. 목각실, 카페, 꽃방, 무덤, 유치원, 그리고 예수원 마을 밖에는 예수원 목장, 초등학교, 중학교도 있었다.

우리는 예수원 산골에서 일과표에 따라 종소리로 시간을 알 뿐이요, 휴대폰이나 텔레비전도 볼 수 없었다. 그 대신 명상과 기도하기에 정말 딱 좋은 곳이었다.

태백 예수원에서 겨울 김장할 때는 공동체 가족들이 서로 협력하여 멀리 있는 배추밭에서 배추 2,000포기를 뽑아서 차량으로 예수원 마당으로 이동하여 배추를 물로 씻고 소금으로 절이고 다음날 양념을 발라 땅 속에 있는 김장 장독에 보관하고 밀봉도 하는 일에 도왔다. 겨울 김장축제는 재미있고 나에게는 좋은 경험을 주었다.

 

, 그 후 2016년부터 나는 4년간 한국수어 공부를 하였다. 수어공부를 하게 되는 이유는 특이하다. 아내가 김해중앙교회 단기선교로 베트남 다냥에 가는데 함께 가자는 요청이 있었다. 나는 집 나가면 많은 고생을 한다 하면서 아내가 제발 가지 않기를 간곡히 설득했다. 그러나 아내는 거듭 함께 갈 것을 요청하기에 마지못해 함께 가기로 동의했다.

베트남 다냥에서 선교 활동에 동참하면서 주일(일요일)날에는 다냥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식사 후 이발 미용 봉사하는 시간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 자리에 있기가 불편하여

2층 예배실에 있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면서 예배실 입구에서 예배당 창문으로 보니 예배당 안에 사람들이 20명 정도 앉아 있었다. 나는 그냥 뒤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원했는데, 앞에 사람들의 모습이 손으로 수화를 하는 것을 처음으로 외국 나라에서 자세히 보았다. 참여하는 농인들의 모습은, 모두가 진심으로 예배 참여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이 되어서 나도 한국에 가면 세계 만국 공통어인 수화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수화교실 하는 곳을 알아보니 집에서 가까운 김해농아인협회에서 수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그곳에서 수화교실 초급, 중급 과정을 거듭 거듭하면서 수화와 관련된 책을 많이 보고 또 수화통역사 시험에 도전해 보았다. 그런데 힘들게 많이 준비했으나 시험에 낙방 소식을 알고 나서 1년 후 다시 도전한다고 해도 매우 어렵다 판단하고 그 후로 거의 포기했다. (합격률 15%) 그래도 수화는 좋은 언어라고 나는 확신한다.

농인이 없어도 우리 청인들 사이에서도 때때로 서로 손으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라고 말없이 수어로 서로 의사전달 하는 방법도 좋아 보인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사는가 하면서 질문을 던지면서 죽음에 관해 공부를 하였다. 사람들은 기피하지만 죽음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죽음을 생각하면 할수록 숙연해지고 나의 삶의 의미를 더욱 더 풍부함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죽음에 관련된 여러 수업도 때때로 참 많이 받았고, 관련된 책들도 많이 보았다. 인근에 있는 추모공원, 공원묘지, 장례식장도 누구보다 더 많이 다녔다. 인간은 아무리 똑똑해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아침에 새롭게 눈을 뜬다는 것이 또한 얼마나 신기하고 고마운 일 아닌가? 우리가 공짜로 숨을 쉬고 있는 것을 깊이 생각하면 어떻게 감사하고 정직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통계상으로 매일 1,000명이 죽는다. (전쟁, 교통사고, 병사, 노환, 코로나 등) 1,000명 숫자는 대단히 많다. 그런데 그 숫자에 포함되지 않고 오늘도 숨을 쉬고 이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았다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

죽음을 극복하는 길은 믿음이다. 우리의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믿고 산다면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할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영원하다는 것, 우리 마음과 영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믿음이 있는 자는 두려움을 극복한다. 죽음을 잘 받아들인다. 그러면 복된 죽음이 될 수 있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가 ... 나그네 길 하숙생노래도 있다. 나는 그 동안 죽음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한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2020년 우연히 그리고 갑자기 글쓰기 공부를 하게 되었다. 사실 글쓰기 재주가 없는데 당시 우리를 지도하신 도서관 지혜학교 황나엽 주임교수님이 자꾸 글을 쓰라고 하시기에 고민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나의 출생이야기, 학교시절, 결혼생활, 직장시절, 정년퇴직 후 내용을 조금씩 모아보니 170페이지 정도 되었다. 그리하여 제목이 ... 떠올랐다.

지극히 평범한 삶도 아름다운 삶이 되었네최우영 자서전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100권을 발간하면서 다 나갈까 걱정도 했는데 신기하게도 걱정 없이 다 나갔다. 발간비용은 우편료 포함하여 모두 1,000,000원 들었다. 발간한 책이 부족하여 필요한 사람에게는 책 파일을 메일로 보내주곤 하였다. 그 중에 독자들 가운데는 잘 읽었다고 공감한 내용을 보낸 주신분도 참 많았다. 내가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면서 한 권의 책으로 남겼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아주 의미 있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많은 생각과 고생, 시간과 비용이 소요 되었다. 그래도 조금도 아깝거나 시간만 보냈다 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정년퇴직 후 10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은 잘 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생각하지도 않는 일들이( 휴전선 국토대장정 순례 참여, 예수원 공동체 생활 참여, 베트남 다냥 여행으로 수어 공부, 죽음공부, 자서전 발간 등) 나를 더 강하게 훈련하였고 나를 이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참 신기하고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나에게는 늘 감사할 뿐이다.

 

그러면

앞으로 내가 무엇을 계속 하고자 하는지 살펴보면서 자문해 본다.

 

(1) 먼저 인간이 무엇인가? 인간에 관한 인생 공부를 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 공부는 할수록 더 깊은 삶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나는 왜 사는가? 인생 공부는 역사나 자연 뿐만 아니라 많은 책을 통하여서도 할 수 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내용들, 내가 가 보지도 않는 정보를 책을 통하여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요즘 인문학 공부가 붐을 이루는데 인문학이란 사람의 출생, , 죽음, 사람에 관한 학문이다. 사람이 무엇인가 하는 책이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 의미로 산다고 말했다. 의미가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절망에 이르게 된다. 요즈음 여러 가지 책을 보면서 나 자신이 너무 무지함을 느끼고 또 과거에도 훌륭한 사람 좋은 사람이 참 많이 있었음을 알 게 되었다. 그들이 우리의 인생의 친구요 동반자로 생각하니 나는 참 많은 친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權不十年 花無十日紅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사람이 자신을 알 때 겸허하고 겸손해 진다. 그래서 소크라테스 철학자도 말하기를 너 자신을 알라 라고 했다. 자신을 잘 모르니 그저 오만하고 무례하고 욕심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공부하고 안다는 것이 얼마나 여유가 있는 삶이 아닌가...

 

(2) 첫 번째로 인생 공부 더 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내 안에 수도원 갖기이다. 봉쇄수도원에 있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하늘뿐만 아니라 이 땅 어디에서도 살아계시고 현존하기 때문이다. 재가수도자도 많이 있다. 내가 땅을 밟고 있는 주변, 내 마음이 가는 어디에서나 그분은 현존하신다. 전지전능하시는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로 느끼고 감사하면 된다. 너희 몸이 성전이 아닌가라고 바울 사도도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리스도인은 모두 수도사이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수도사답게 살아야 한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 가는 사람이 수도사이다. 모든 사람이 특히 오늘날 지도자가 먼저 수도사답게 살아간다면 천국이 아닐까?

우리 집에는 피아노가 없어도 거실에서 늘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피아노가 있어야만 피아노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 유튜브에서 피아노 소리 검색하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지 않아도 피아노 소리를 편리하게 잘 들을 수 있다.

조용히 들리는 피아노 성가의 소리는 이 땅에 살면서도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사는 신기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내 안에서 수도원을 갖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수도원은 없다.

그래도 모두가 유한한 인간이기에 여전히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는 정직하지 못하고 또 거룩하지도 못한 죄 많은 죄인들임을 솔직히 고백한다.

 

(3) 그 다음 내 몸의 건강을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비가 오는 날,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매일 20분간 운동을 한다.

매일 20분이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100m 달리기 30... 6회 한다.

그리고 숨을 고르고 나서 마무리 운동으로 근육을 충분히 푼다.

그러면 몸에는 열이 나고 약간의 땀도 난다.

100m 달리기 운동은 다리 운동뿐만 아니라 온 몸 운동이라는 것을 느낀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보통사람이 1시간 동안 하는 운동이다.

(운동장에 가는 시간 오는 시간 샤워 시간은 별도이다.)

여러 사람이 달려도 좋고 혼자라도 좋다.

지난달에 나는 김해운동장에서 기록을 체크해 보니 16.28. 이었다.

 

    이 세상 끝나는 날에는

나는, 이 세상 소풍은 참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다.’ ...

 

                                     감사합니다.

 

2023. 07.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