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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에세이] 김선 멘토, "인생을 나누고 인생을 얻다"

2024-01-03

 

인생을 나누고 인생을 얻다 인생나눔 멘토에세이 김선 멘토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아침 우리는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를 함께 읽었다. 이 그림책은 그림만 있고 글이 없다. 그렇지만 멘티들은 같은 그림을 보면서 자신만의 내용으로 그림책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각자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놀았던 날을 기억해서 그 날의 그림일기를 써 내려갔다.세 그룹의 멘티들을 만나면서 나는 봄과 여름과 가을을 동시에 살아낸 느낌이었다. 봄의 생동감과 여름의 청량감 그리고 가을의 원숙함을 동시에 느끼면서 내 인생의 색이 훨씬 다채로워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

 

 

 

 

 

 

2021년 강원지역에서 멘토로 활동한 지인의 추천을 받아 2022 인생나눔교실 영남지역 멘토로 활동하게 되었다.


초등 저학년 멘티, 20~30대 청년 멘티. 30대 후반~40대 장년 멘티들을 만났다.

모든 멘티들과의 만남이 의미있었지만 중년 멘티들은 비슷한 세대라서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기억들이 있어서 특히나 좋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아침 우리는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를 함께 읽었다. 이 그림책은 그림만 있고 글이 없다. 그렇지만 멘티들은 같은 그림을 보면서 자신만의 내용으로 그림책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각자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놀았던 날을 기억해서 그 날의 그림일기를 써 내려갔다.


누군가는 청소년 시절에 친구와 함께 비를 흠뻑 맞은 후 친구 집에 가서 끓여먹었던 라면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사춘기를 보내던 어느 여름밤을 떠올렸다. 깜깜한 여름밤에 라디오를 끼고 평상에 앉아 뒷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풀숲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라디오의 음악 소리에 취해 까만 밤하늘을 쳐다보던 고독한 소년 시절을 떠올렸다. 또 다른 멘티는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함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길을 함께 걸었던 날을 떠올리며 눈물지었다. 우리는 함께 애도하면서 그 멘티가 좀 더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또 다른 멘티 역시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면서 고둥을 잡았던 하루를 떠올리며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또 다른 멘티는 즐거웠던 추억보다 가장 기억나는 추억을 떠올렸는데 꽁꽁 언 호수에서 미끄럼을 타다가 물에 빠졌던 아찔한 날을 떠올렸다.


저마다 다른 하루, 다른 추억을 떠올렸지만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멘티들은 어딘가에 묻혀있던 같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육아에 대한 고민 혹은 정보, 직장 동료와의 갈등, 때로는 가족과의 갈등에 대해 함께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10번을 만나고 멘토링이 끝나갈 무렵 멘티들 중에서도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기 위해 직업 훈련을 받기 시작하고, 미뤄 두었던 자격증 시험을 보고,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마음을 갖고, 마을 방송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 방송을 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기로 하는 등 의미있는 변화들이 나타났다. 또 비슷한 동네 주민들로 이루어진 장년 멘티들은 멘토링이 끝난 후에도 분기별로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했다.

세 그룹과의 멘토링은 조금씩 달랐지만 나에게는 모두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초등 멘티들은 매 시간 즐겁고 신나는 놀이를 통해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갈래길에서 이정표를 찾지 못해 머뭇거리던 청년 멘티들이 설화를 이정표 삼아 자신의 길을 정하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아침 이슬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추억을 함께 공유하며 그 어린시절 품었던 꿈을 기억해 내고 다시 한 번 그 꿈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장년 멘토들의 도전에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멘티들과의 만남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 나의 인생과 경험을 조금 나누었을 뿐인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자신들의 인생을 나누어준 멘티들 덕분에 나의 삶이 더 풍성함으로 가득 채워졌으며, 내가 살아낸 것과 다른 더 많은 인생을 얻게 되었다.

세 그룹의 멘티들을 만나면서 나는 봄과 여름과 가을을 동시에 살아낸 느낌이었다.

봄의 생동감과 여름의 청량감 그리고 가을의 원숙함을 동시에 느끼면서 내 인생의 색이 훨씬 다채로워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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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생나눔교실 블로그 http://blog.naver.com/arko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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