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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에세이] 박옥희 멘토, "참 예쁜 사람들"

2024-01-04

 

참 예쁜 사람들 인생나눔 멘토에세이 박옥희 멘토철쭉의 꽃말엔 '자제'와 '사랑의 즐거움'이 있다지요. 철쭉작은도서관을 처음 만난 것은 6월 2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뜨거움과 습함에 몸이 절로 녹아내리기 시작할 무렵이었지요. 두 개의 알람 06:30 06:50 휴대폰에 입력하고, 손 뻗으면 닿을 머리말에 두었습니다. 평상시보다 한시간 빠른 시간입니다.1회가 2회가 되고 마지막 10회가 되는 동안 철쭉꽃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리고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공유하게 된 것이지요. 소녀시절, 아나운서를 꿈꿨다는 J님의 환한 미소와 낭낭한 시낭송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철쭉꽃 피는 곳
철쭉의 꽃말엔 ‘자제’와 ‘사랑의 즐거움’이 있다지요. 철쭉작은도서관을 처음 만난 것은 6월 2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뜨거움과 습함에 몸이 절로 녹아내리기 시작할 무렵이었지요. 두 개의 알람 06:30와 06:50을 휴대폰에 입력하고, 손 뻗으면 닿을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평상시보다 한 시간 빠른 시간입니다. 그렇게 토요일은 알람과의 사투가 시작되었습니다. 10시에 멘토링을 시작하는지라 넉넉하니 8시에는 출발해야 했거든요. 잠들기 전, 2분 분량의 제 스토리텔링을 머릿속에 그렸습니다. 그리고 멘티 기관을 가기 위해 운전을 하는 동안에는 첫 멘토링 진행을 예행했습니다. 묘한 설렘과 기대감에 살짝 들떴던 기억이 여전합니다. 마치 감기 기운으로 열에 들뜬 사람처럼 조금 몽롱하지만 매우 즐거운 감정이었습니다.

주말 오전의 기관은 한가했습니다. 계단을 오르니 투명 유리 출입문을 열어주며 담당자가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첫인상이 매우 진솔했고 목소리는 조금 낮은 톤이면서 모데라토의 속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설득력 있는 목소리였습니다. 담당자 외에 전주에서 오셨다는 매우 밝은 미소를 지닌 60대 초반의 여자분도 일찍 나와 계셨는데, 한번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멘토링에 참여한 분입니다.


불안과 즐거움
사실 멘토링의 최종 명단을 받았을 때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원래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총 4명으로 방학 일정에 따라 10회의 멘토링이 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는 기술계고교와 인문계고교생이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2회차부터는 30대 후반의 전주에 거주하는 또 한 분의 여성분도 참여했습니다. 10대와 20대, 30대와 60대가 함께 하는 멘토링은 아예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혀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세대 간의 관심은 물론 언어도 다를 텐데, 혹시 첫 시간이 마지막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멘토링 내내 머리 한 편에 자리했습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풀어가자며 스스로 강하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걱정과는 달리 세대 간의 이해가 이루어지고 공감을 형성하는 시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멘토링이 진행되는 7월 말과 8월 초는 휴가철과 이에 따른 교회 수련회와 해외 봉사 할동 등으로 멘티들이 돌아가며 결석을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뜨거운 여름의 토요일 오전, 늦잠 자며 늘어지고 싶은 그 시간에 참여를 해준 멘티들의 모습에서 저는 감동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나를 스토리텔링하다
저는 멘토링의 주제를 크게 ‘나를 스토리텔링 하다’로 잡았습니다. 적극적인 자기 관찰과 발표, 다른 멘티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고립된 일인칭’의 습관에서 ‘독립된 일인칭인 동시에 구성원의 일원’이 되어가는 작은 시간이 되길 소망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時테크를 통해 학업과 취업에 몰두할 20대에 온 집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1회가 2회가 되고 마지막 10회가 되는 동안 철쭉꽃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리고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공유하게 된 것이지요. 소녀 시절, 아나운서를 꿈꿨다는 J님의 환한 미소와 낭낭한 시낭송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두 딸을 둔 종이접기 강사 S님의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10대와 20대에게 ‘미래의 나의 모습’이란 질문을 유도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을 이루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모습으로, 가정과 직장을 병립하는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워낙 조용한 성격으로 크게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라던 S군의 차분하고 깊이 있는 발표는 매번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타에 실은 ‘좋은 밤 좋은 꿈’으로 즐겁게 음악치료를 해준 J군과 친구의 얘기에 공감을 잘하는 넓은 마음의 소유자 P군은 고교 후배들에게 대학 진로에 대한 궁금증의 일부를 풀어주었습니다. 윤형빈 선수를 닮고 싶다는 K군, 믿음직한 목소리에 실린 따뜻함의 발산자 J군,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한 멋진 캐릭터에 순발력이 뛰어난 K군, 멋짐 폭발하게 머리칼 쓸어올리는 모습과 미소가 예쁜 H군, 이들에게서 10대의 고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10회의 멘토링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참여자 모두의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는 특별히 두 사람의 노력이 컸습니다. 그 한 사람이 취준생 P양입니다. 첫날에 저는 반장으로 P를 지명했습니다. 그는 지극히 내성적인 성격이라면서도 항상 다른 멘티들에게 전화를 하여 늦지 않게 올 수 있도록 독려를 했습니다. 철쭉작은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친분을 쌓은 후배들에게 다정다감한 친구이면서 또한 그들의 멘토 역할도 톡톡히 해내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담당자입니다. 참여자가 혹시 결석할까, 참여자 수가 적을까 노심초사하며 애정을 쏟아주었으며, 멘토링에 함께 참여하며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애써주었습니다.

이렇게 헛걸음하지 않고 멘토링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강조하지만 모두 철쭉 때문입니다. 철쭉의 수술이 10개인 것처럼, 그 개수를 다 채우고 꽃을 피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가슴 한편에 철쭉작은도서관을 고운 압화로 저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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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생나눔교실 블로그 http://blog.naver.com/arko2010

■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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