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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에세이 여덟 번째: <세대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에게' 배워야 한다.>

2022-04-21

 

안녕하세요 인생나눔교실입니다.

 

 인생나눔교실의 나눔에세이 여덟 번째 시간.

 

 '노후 설계, 삶의 의미'를 주제로 한

 김찬호 교수의 에세이를 소개합니다.

 

 

나눔 에세이 여덟 번째, 세대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에게' 배워야 한다. 세대 간 연결의 실마리를 찾아서, 김찬호 교수 편, 인생나눔교실

 

 

"세대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에게' 배워야 한다."

<세대 간 연결의 실마리를 찾아서>


김찬호 교수

- 전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강의교수

- 현 교육센터 마음의씨앗 부센터장

- 현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 저술 『사회를 보는 논리』(2001), 『도시는 미디어다』(2002), 『문화의 발견』(2007), 『교육의 상상력』(2008) 등

- 번역서 『작은 인간』(1995),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1997), 『학교 현장과 계급 재생산』(2003), 『경계에서 말한다』(2004) 등

- 편저 『선배 수업』(2016),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2017), 『오늘도 나는 교사이고 싶다』(2018)

 

 

미국의 여러 대도시에는 레크레이션 센터 바깥쪽 가로등에 ‘모스키토’라는 소형 기기가 장착되어 있다. 거기에서는 말 그대로 모기소리 같은 불쾌한 소음이 송출되는데, 젊은이들에게만 들리고 귀가 어두운 노인들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다. 센터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십대들을 쫓아버리고 성인들만의 쾌적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여러 공공장소에는 분홍빛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얼굴의 여드름과 잡티가 두드러져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 노출에 민감한 십대들이 자연스럽게 이 장소를 기피할 것이라는 기대로 만들어진 디자인이다.

 

정반대로 노인을 배제하는 공간들도 있다. 오래전에 지인들과 함께 서울 홍대 앞에 있는 클럽에 들어가려 했는데, 나이가 많다고 입장을 거절당한 적이 있다. 이유는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물을 흐리기’ 때문이다. 커피숍에서도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연령 차별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노인 고객 한 명이 들어와 있으면 젊은 고객 두세 명을 놓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예 명시적으로 나이 제한을 하기도 하는데, 특급호텔의 피트니스센터에서는 60대 이상을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발랄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수명이 점점 길어지는 세상에서 세대 간 단절이 깊어지면 노년의 삶은 암울해지게 된다. 젊은이들도 당장은 자기들끼리만 있으면 편하겠지만, 그들 역시 나이가 들면 똑같이 소외당하게 된다. 그보다 더 중대한 문제는 현재 삶의 토대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타인들과의 광범위한 연결과 상호의존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세대 간 유대도 그 가운데 하나다. 아래 세대가 윗세대로부터 경험과 지식을 물려받으면서 사회는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숨 가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그러한 전승의 의미가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인생의 경영에 필요한 안목과 지혜는 상당 부분이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만큼 위 세대와 소통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1

 

 

그러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나이에 따른 위계적인 서열의식이 억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사회에서는 연장자의 권위가 당연시되었지만, 이제는 권위주의라는 껍데기만 남아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고루한 위세를 휘두르려고 할 때, 다름 아닌 꼰대가 되어버린다. 몇 해 전에 영국의 BBC에서 한국어의 꼰대(Kkondae)를 정의한 바 있는데, ‘자기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기성세대가 자신의 한계를 정직하게 인식하고 에고를 극복하려는 태도에서 세대 간의 말길이 열릴 수 있다.

 

 

사진2

 

 

소통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걸림돌은 공유 경험의 빈곤이다. 사회가 너무 빨리 변화하기에 각 나이대에 경험하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윗세대가 20대에 겪은 일이 지금 20대 젊은이들에게 너무 생소하기에 대화의 접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동시대인으로서 공유하는 부분이 넉넉하다면 공감대를 찾을 수 있을 텐데 현실은 정반대다.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 사이에서조차 제각각 유튜브를 접속하고, 여가나 일상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점점 분절화되고 파편화되어간다.

 

변화의 실마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학습과 창조에 돌파구가 있다. 세대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에게> 배워야 한다. 이제는 모두가 스승이 되고 동시에 제자가 되어야 하는 세상이다. 교학상장의 미덕을 실현하는 관계에서 우리의 삶은 유복해질 수 있다. 그러한 유대 속에서 새로운 리얼리티를 <함께> 창조해가야 한다. 트렌드를 추종하거나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또 다른 세계’를 빚어가려 한다면, 세대 간의 차이는 갈등이 아니라 조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거기에서 서로를 고마운 친구로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더불어 만들어낸 세계에서 우리는 훨씬 더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사진3

 

 

사회적 고립이 깊어지고 외로움이 만연하는 시대다. 혁신을 거듭하는 미디어는 사람들 사이를 광범위하게 이어주면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단절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중요해 보이는 것을 남과 소통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관점을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을 때 느낀다’고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말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물으면서 서로의 관점을 모아갈 때, 우리는 무력감과 공허함을 벗어날 수 있다. 세대 사이의 다양한 연결을 도모하면서 사회는 지속 가능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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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생나눔교실 블로그 http://blog.naver.com/arko2010

■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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