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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역사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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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광기의 순간들

비참하거나 때론 엄청나게 황홀한

조선 왕조 500년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방원이나 수양대군의 난? 광해군의 폭정? 슬프고 참혹한 사건들은 무수하게 많다. 외적의 침공이나 비참한 학살은 언제나 가슴 아프다. 하지만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슬픔 만한 것이 있을까? 아니 자식을 죽일 수밖에 없는 아비의 심정은 어떨까?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를 비롯하여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룬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지금도 수수께끼다. 왕권을 지키기 위하여 내린 고육지책이라거나 미쳐버린 세자의 난동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거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은 결과이었다는 등의 수많은 해석과 주장이 존재할 뿐이다. 직접 영조에게 물어보지 않는 한, 정답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건, 결국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비와 자식의 비틀린 관계에 대해 받아들이게 된다. 인간은 때로 광기에 사로잡힌다. 이성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생각과 행동을 한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면, 자신조차 납득할 수 없는 그릇되거나 뒤틀린 사건들. 그것은 때로 엄청난 예술적 성취나 역사적 전환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황홀한 순간으로 남기도 하고.

역사적 위인이나 뛰어난 예술가들의 전기, 회고록 등을 읽다 보면 그들의 특별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궁금할 때가 많다. 보통이나 정상과는 다른, 특별하고 이상한 세계를 넘나드는 예술가, 역사적 인물들의 광기. 그들은 어떻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위대한 무엇을 창조해내는 것일까. 광기의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광기의 역사'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일곱 번째 테마로, 광기의 인간(호모 데멘스 Homo Demen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