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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아리랑의 '꽃'

기차역 숲속 음악회 ‘아리랑의 꽃’

2019-09-04

2019골목콘서트의 첫 번째 이야기, 함께 꿈꾸고 나누는 공간,아리랑의 '꽃',원주 반곡역 7.6(토) 17:30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반곡역풍경


원주 반곡역 풍경 

원주 반곡역 풍경2


화창한 일요일 오후, 한적한 간이역의 풍경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1940년대 개통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반곡역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76,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늦은 오후에 골목콘서트 아리랑의 꽃이 열렸다.


정태진 전 역장님과 반곡역 풍경


먼저, 정태진 역장님의 해설로 반곡역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43년간의 철도 경력 중 반곡역에서만 무려 10년을 근무했다는 그는 산증인처럼 생생하게 반곡역의 과거를 들려주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반곡역은 긴 세월 동안 잦은 부침을 겪었다. 일제강점기 때의 수탈의 역사를 지나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과 국군의 치열한 격전장이 됐던 아픈 역사도 있었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공사판 인부들의 떠들썩한 술판으로, 80년대에는 마을 사람들이 단체관광을 떠나는 설렘의 장소로, 간이역이 된 후에는 동네아이들의 놀이터로 변모하기도 했다. 그간 이 역을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이 공간에 흔적처럼 남아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마치 사람의 일생처럼 숱한 80년 세월을 지나 반곡역은 내년이면 폐역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역사건물과 주변 철로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현재 건물 내부에 반곡역의 과거를 기억하고자 열린 사진갤러리처럼, 이 날의 골목콘서트도 과거의 역사들을 기반으로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갈 반곡역을 인근 주민들과 함께 응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퓨전 국악의 향연


반곡역 골목콘서트 풍경


반곡역사 옆 나무그늘 아래 공터에서는 숲 속 음악회가 열렸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에스닉 밴드 음악공장박슬기 대표의 사회로 선선한 바람과 음악이 함께 하는 골목콘서트 아리랑의 꽃이 문을 열었다.


이 곳 너무 예쁘지 않나요? 원주에 살고 계신 분들 중에도 이 곳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 곳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어요.”


반곡역 골목콘서트 연주 장면 


바이올린과 대금, 건반과 드럼, 장구가 함께 하는 이색 조합의 연주자들이 개화기 때의 모던한 양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섰다대금과 바이올린이 서로 현을 주고받는 예쁜 곡 가락으로 시작해 한국인 고유의 정서 한과 애절함이 물씬 풍기는 음악까지 풍성하고 다채로운 음악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원주 반곡역 골목콘서트 풍경


동서양 리듬의 조화가 돋보이는 흥겨운 연주곡에 이어 공연 중반 이후부터는 젊은 판소리꾼이 수궁가의 한 대목을 코믹하게 풀어낸 곡 난감하네쾌지나 칭칭나네’, ‘청춘가등으로 흥겹고 신명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강원도 아리랑을 새롭게 편곡한 곡 아리랑의 꽃은 새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등이 어우러져 운치와 낭만을 더했다.


반곡역 골목콘서트 풍경


또한 공연 내내 관객과의 소통도 빛났다관객들 대다수가 자연스레 발 박자를 맞추고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얼씨구 잘한다! 좋다! 예쁘다등 능숙하게 추임새를 던졌다.



인문은 소통이다.



원주 반곡역 골목콘서트 관객들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조화를 이룬 공연이 신선했고 금세 공연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구나 야외에서 기차가 가는 모습까지 곁들여지니까 더욱 아름답고 좋았어요.”


어쩌다 우연히 지나가다 공연을 보게 되었다는 분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다 음악소리에 이끌려 공연을 관람하게 된 분도 있고이웃 주민으로 호기심에 잠깐 나왔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도 보였다.


반곡역이라는 곳이 저희가 추구하는 음악과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막상 이 곳에서 공연을 해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하는 저희도 만족스럽고 보는 분들도 너무 좋아해주셔서요. 기회가 되면 가을에도, 또 내년에도 이 곳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보고 싶어요.”


공연이 끝나고 가진 인터뷰에서 에스닉 밴드<음악공장>의 박슬기 대표는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서양 악기와 리듬을 접목해 국악에 대한 고루한 이미지를 바꿔보고 현재의 대중들과 좀 더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인문은 소통이라는 말을 들려준 기획자의 말처럼 이번 골목콘서트 아리랑의 꽃은 원주의 숨은 명소 반곡역의 아름다움을 이웃들에게 새삼 깨닫게 했다. 또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간 잊혀졌던 이야기들을 꺼내 들려주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했다


원주 반곡역 풍경


나에게 인문이란 소통이다.

 


○ 리뷰 및 인터뷰 정리 - 임귀연

○ 영상 촬영/편집 - 이용호

○ 사진 촬영 - 박주영

○ 도움 주신 곳 - 음악공장, 원주 반곡역

장소 정보

  • 골목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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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
  •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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