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 배우 박정자에게 연극이란?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배우 박정자에게 연극이란?

인문쟁이 이우영

2015-12-30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안내문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안내문


들어가며

 

지난 11월 5일 목요일 예술가의 집 3층에서 ‘여배우, 삶 그리고 인문’이라는 주제로 배우 박정자 씨가 출연하는 인문예술 콘서트가 열렸다. 박정자 씨는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후 <피의 결혼>, <대머리 여가수>, <신의 아그네스>, <에쿠우스>, <19 그리고 80>, <에쿠우스> 53년 째 140여 편의 연극에 출연해 꾸준히 연극무대를 올라 열연했다. 그녀는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보관문화훈장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연극이 아닌 인문예술콘서트에서 배우 박정자의 모습은 어떨까?’ 기대와 궁금증을 가지고 콘서트를 관람했다. 시작 전부터 좌석은 거의 만석일 정도로 많은 참여자가 함께 했고 드디어 콘서트가 시작됐다.


박정자와 함께한 음악과 토크 시간


이자연, 이정엽 씨의 연주

▲이자연, 이정엽 씨의 연주


토크 중인 박정자씨

▲토크 중인 박정자씨


자서전 표지를 보고 설명하는 박정자 씨

▲자서전 표지를 보고 설명하는 박정자 씨


음악평론가 윤중강 씨가 사회를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콘서트를 진행했다. 첫 시작은 이자연 씨의 해금과 이정엽 씨의 기타연주. 해금의 처연함과 통기타의 쓸쓸함이 가을과 닮은 듯 두 현악기의 선율이 어울려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박정자 씨는 두어 달 동안 하루 평균 8~9시간 연습을 하고 연극무대에 서는 시간을 53년 동안 반복해왔다. 그녀는 경력이 쌓여도 연습하는 동안은 늘 막막하고 자신 없을 때가 많지만, 관객과 만나 연극무대에 설 때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 들고 이 관객과의 소통의 시간이 좋다고 한다. 자신의 의지로 자서전을 내자고 출판사에 제안, 그저 자료만 제공하고 출판사에 모든 것을 맡겼고 완성된 책표지를 보고 처음엔 쑥스러워 웃었단다. 촌스러운 외모의 책표지사진 속 촌스러웠던 과거의 모습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박정자 씨는 9살 되던 해에 <원술랑>이라는 연극을 처음보고 연극에 매료됐고, 중. 고등학교 시절 한국무용, 합창, 웅변을 배운 것이 나중에 연극배우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녀가 말하길,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되고 문명이 발달하지만, 아날로그적인 옛것이 더 좋단다. 연극은 예술 중에서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예술이라 더 좋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살길 원한다고.


낭독하는 박정자 씨

▲ 콘서트에 집중하는 관객들


어릴적 박정자 씨

▲ 어릴적 박정자 씨


이화여대 재학시절 연극을 할 때 그 당시엔 주연을 맡진 않았고 별로 아쉽진 않았다. 개성이 강한 조연 역할이 좋았고 주연에 큰 매력을 못 느꼈다고 한다. 무대미술가 이병복 선생님과의 추억담을 비롯하여 고 추송웅, 박항치, 사미자, 남정임, 윤복희 등 당대의 배우들과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최초의 소극장인 카페 떼아뜨루, 명동예술극장에 대한 추억담과 행복했던 그 시절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녀는 시몬느 보봐르의 <위기의 여자> 연극의 주연배우를 찾는 임영웅 연출가에게 주연으로 출연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결국, 그녀는 주연을 따냈다. 그 당시에 박정자 씨는 그저 ‘쎈 여자’의 이미지가 강해 감독이 염두 해 둔 배우는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고정관념에 박힌 여주인공이 아닌 박정자만의 ‘위기의 여자’를 무대 위에서 펼쳤고, 동아연극상, 백상예술상 등 다수의 상을 받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박정자씨는 자서전 속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고백을 이어갔고 콘서트 열기는 점점 더해갔다.


소설을 낭독하고 있는 박정자 씨

▲사진7_소설을 낭독하고 있는 박정자 씨


시를 낭독하고 있는 관객들1시를 낭독하고 있는 관객들2시를 낭독하고 있는 관객들3

▲시를 낭독하고 있는 관객들


연극배우가 시와 노래를 들려주다


박정자 씨는 GQ 편집장이자 소설가인 이충걸 씨의 소설 중 한 부분을 낭독했다. ‘털게’를 소재로 한 노총각과 엄마와의 일화를 그려낸 자전적 소설로 주인공 시점에서 담담하게 고백하듯 써낸 소설을 박정자씨의 목소리로 들으니 묵직한 깊이와 담담함이 느껴졌다. 이어서 그녀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낭독했고 관람객 중 3명도 직접 무대에 나와 시를 낭독했다.

‘일상에선 왜 시 한편 읽을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을까?’ 잠시 반성하면서 짧은 낭독 시였지만 여운을 느꼈다. 박정자 씨는 연극 외에도 전국을 돌며 낭독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울릉도에서 공연하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마지막 순서로 그녀는 최백호 씨의 원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와 장사익 씨의 ‘찔레꽃’을 연이어 불렀다. 박정자 씨는 “74세의 나이가 부끄럽지 않고 나이 먹는 건 두렵지 않다. 내 나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삶이 연극보다 더 연극적이니 최선을 다해 살길 바라며 죽기 전 자신에게 ‘나 잘 살았어.참 기특해.’라고 자족하는 큰 박수를 자신에게 보내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모든 콘서트 일정을 마쳤다.


열창중인 박정자 씨

▲열창중인 박정자 씨


박정자 씨 노래를 듣고 있는 관객들

▲박정자 씨 노래를 듣고 있는 관객들


마무리 토크중인 박정자, 윤중강 씨

▲마무리 토크중인 박정자, 윤중강 씨



박정자씨는 연극 한길을 50년 이상 걸어오면서 매 무대마다 열정적인 연기를 펼쳤고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열정적인 그녀의 에너지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콘서트였고 연극에서 볼 수 없던 낭독과 노래까지 들을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다. 연극은 인문학과 가장 밀접한 장르의 예술이 아닐까? 연극 안에 삶이 녹아있고 문학, 역사, 철학이 포함되어있으니까. 박정자의 연극인생이야기는 그래서 더 울림이 있었다.



----------------------------

[인문예술콘서트오늘_박정자 편 자세히보기] 여배우, 삶 그리고 인문


 

장소 정보

  •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 박정자
  • 연극
  • 윤중강
  • 아날로그삶
  • 위기의 여자
이우영
인문쟁이 이우영

[인문쟁이 1,2기]


이우영은 군포시에 살고 있고 18년 차 주부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글을 쓰고 사진 찍기를 꾸준히 해왔다. 주로 작업하는 장소는 집과 수도권 여기저기다. 종종 홍대 부근 공연장에서 락 음악을 듣는다.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고, 사람파악을 제법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요즘에 만나보고 싶은 역사적 인물은 사도세자다. 40대가 되고나니 가정에서의 ‘나’ 와 있는 그대로의 ‘나’ 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싶다. 인문학이 좋은 인생지침이 될 것이라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인문에 더욱 가까운 나로 성장하고 싶다. drama7203@naver.com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 배우 박정자에게 연극이란?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