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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가수 우창수

조동흠

2018-04-17


우창수는 30년 차 가수다. 처절한 노동 현장 곳곳을 누비며 노래를 불러왔다. 그러던 그가 돌연 창녕 우포로 귀향했다. 일곱 살 때까지 창녕에서 살았으니 그에겐 완전한 귀향인 셈이다. 부산에서 산 지는 30년이 넘었다. 여러 활동 때문에 젊었을 때는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었지만, 점점 사는 방식에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것도 생태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지가 먹을 거는 지가 농사지어서 먹고 살아야 맞지 않겠나.'


그러다 '개똥이어린이예술단' 아이들하고 범어사 밑에 텃밭도 해 보고, 옥상 텃밭도 했다. 거의 10년 동안 귀촌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 정착한 곳이 바로 우포다.


창녕 우포에 정착한 우창수·김은희 부부우포늪의 전경

▲ 창녕 우포에 정착한 우창수·김은희 부부(좌)와 우포늪의 전경(우)


새벽녘 우포늪에 낀 안개를 만나고 그는 여기서 <생태·영성음악제>를 열고 있다. 인간의 삶은 노동과 떨어질 수 없고, 생명을 살리는 일과 다를 수 없고, 그 속에 영혼을 갖추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늘 자연 속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목마름


우창수·김은희 부부가 창녕 우포에 자리잡은 지 만 3년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회관을 10년 기한으로 빌려서 2층은 살림집으로, 1층은 마을 책방, 그리고 말 그대로 코딱지만 한 '코딱지 갤러리'로 만들었다. 이곳에 거처를 옮기고 몇 달, 아직도 공사는 진행중이지만, 처음에 와 보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창수·김은희 부부가 운영하는 생태문화예술공간 '개똥이마을책방' 내부1우창수·김은희 부부가 운영하는 생태문화예술공간 '개똥이마을책방' 내부2

 ▲ 우창수·김은희 부부가 운영하는 생태문화예술공간 '개똥이마을책방'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우포에 자리잡고 사는 마음이 어떠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여기 읍내도 도시와 다른 게 없어요. 마트 있고, 피시(PC)방 있고. 심지어 일부러 와 보지 않으면 여기 살아도 스무 살이 넘어서까지 여기 우포늪에 한 번도 안 와본다니까?"


건넛마을에 사는 아흔이 되어가는 할머니 한 분도 평생 밭에서 일만 하며 살다 보니 우포늪을 한 번도 둘러본 적이 없다고 한다.


곡을 만들고, 개똥이어린이예술단과 공연하러 다니고, 먹을거리를 가꾸고, 유기견이었던 반디와 함께 우포늪을 산책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늘 자연 속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목마름이 그를 이끌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부산에 살면서도 그런 고민을 해 왔다.


'적어도 지 먹을 꺼는 지가 지어서 먹고 살아야 안 되겠나.'는 그의 말은 생태적 삶에 관한 오랜 고민과 그 고민을 통해 우러나오는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말이다.


개똥이어린이들과 하는 일은 우포늪 돌아다니기, 잘 먹기, 텃밭 가꾸기, 그리고 노래 만들고 부르고 공연하고 음반을 내는 일이다.


우포늪에서 즐겁게 노는 개똥이어린이예술단 아이들1우포늪에서 즐겁게 노는 개똥이어린이예술단 아이들2

▲ 우포늪에서 즐겁게 노는 개똥이어린이예술단 아이들


2016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음반과 책(<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을 냈다.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달빛 아래 고이고이 걸어요
가다 보면 별 셋을 만날 거에요
하늘에 별
물에 별
짝을 찾는 풀별들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달빛 아래 고이고이 걸어요
가다 보면 별 셋을 만날 거에요
하늘에 별
물에 별
곤히 잠든 풀별들


쉬-


- 우창수 시·곡, <우포늪엔 맨발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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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동흠
조동흠

계절마다 펴내는 <어쩌다보니> 편집장. 기획과 교정과 잡다한 일을 하고 있다. 계절마다 펴내는 <어쩌다보니>는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의 가치와 문화의 다양성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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