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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품는 사람들

현대인의 필수품,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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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필요성

어쩐지 한국에서 ‘고독’은 마치 낙오자를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회성은 사회적 관계를 잘 맺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것’으로 변형됐다. 자본주의 경쟁 원리가 곧 사회의 기본 이치로 생각하는 세상에서 고독은 결핍으로 비난받는다.

하지만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노르웨이의 철학자 라르스 스벤젠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외로움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적은 고독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등 SNS로 불특정 다수와도 소통할 수 있는 세상에서 외로움이나 고독은 쉽게 보장되지 않는다. ‘외로움은 필연적으로 고통이나 불편의 느낌을 포함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공개되기에 진짜 자신을 보여주거나 소통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길을 가다 갑자기 멈추고 생각에 잠기는 버릇이 있었다. 고독의 시간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소크라테스의 이런 대화를 ‘생각하기’라고 불렀다. 진정한 나 자신과의 대화이고, 관계 맺기다. 외로운 사람은 나와 대화하고 관계 맺기를 회피하고 끊임없이 소통에 몰두하거나 혼자 오락에 빠져든다. 고독과 외로움은 분명히 다르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고독을 만끽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의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독을 품는 사람들'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쉰 번째 테마로, 홀로 사는 현대인(호모 솔리타리우스 Homo Solitari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