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인천문화재단 주체로 인천에 있는 동아리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20여 곳의 작은 공간들을 아지트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강화지역에서 선정된 3곳의 아지트 공간들을 찾았다.
강화읍 ‘버드카페’, 송해면 ‘김유자 인문서당’ 양도면 ‘책방, 국자와 주걱’은 동네에서 사랑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문학강좌, 공연, 전시 등이 이뤄지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인천의 각 매체 기자들로 꾸려진 동네방네 아지트 탐방단과 함께 나또한 인문360° 기자자격으로 어슬렁어슬렁 강화 인문 문화공간들을 들여다보았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버드카페’
▲ 저어새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버드카페 @민경찬 / 버드카페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새 둥지들 @민경찬 / 버드카페 내부 모습 @권은숙
강화읍 신문리에 위치한 ‘버드카페’ 입구에는 공간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커다란 저어새 캐릭터가 세워져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기도 하며, 저어새의 번식지인 강화갯벌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버드카페는 지난해부터 공간을 사무실과 카페로 개조하여 강화 및 서울 등 각지의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꾸린 강화탐조클럽의 활동 무대로 쓰이고 있으며, 저어새를 비롯한 강화에 사는 멸종위기 종을 보호하기위한 다양한 생태교육과 탐조활동들을 하고 있다.
카페 내부에는 새둥지, 저어새 팰트인형이 진열되어 있으며, 새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동네방네 아지트 활동으로 ‘핵 없이 잘 살기’, ‘건강한 흙 만들기’,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생태놀이’, ‘갯벌과 새’ 등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 중이며, 올해 말에는 직접 만든 소품을 모아 전시회와 프리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책과 놀멍 쉴멍, ‘책방 국자와 주걱’
▲ 책방, 국자와 주걱 입구와 실내 모습 @민경찬
강화읍 도장리에 위치한 ‘책방, 국자와 주걱’은 따로 간판이 없다. 살고 있는 살림집을 개조하여 책방으로 꾸민지 1년 반이 되었다. 책방을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다. 시골 오솔길을 따라 나무기둥에 손글씨로 적어 놓은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야 한다. 책방이름인 국자와 주걱은 이웃에 살고 있는 강화도 시인으로 유명한 함민복 시인이 지어 주었다고 한다.
책방주인의 품이 워낙 커서 한번 보면 누구나 친구가 되고, 나눠주고 퍼주며 손님과 주인의 구분 없이 시골책방을 꾸리고 있다. 또한, 책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북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다. 인문학, 여성주의, 생태, 평화관련 책들이 주를 이루며, 조그만 시골 책방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뮤지션들의 공연과 저자와의 만남, 책읽기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성심당>의 김태훈 작가, 김연희 시인, 인디밴드 한받, <티벳의 아이들> 김진수 작가, <운동화 비행기>의 홍성담 작가, 블루스 밴드 ‘악어들’의 유지완 등이 책방을 다녀갔다. 동네방네 아지트 활동으로는 ‘책은 다 일가친척’이라는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채식 식사 모임과 동네 숲 산책길 만들기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복작복작 작은 시골마을을 책으로 밝히고 있다.
엄마들의 아지트, 김유자 인문서당
▲ 김유자 인문서당 외부 모습 @민경찬 / 김유자 인문서당 내부 모습 @권은숙
볕이 다섯 번 든다는 양오리에 위치한 ‘김유자 인문서당’은 입구부터 남다르다. 주인과 집은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담은 주인장이 집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쏟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거실에 들어서면 2만여 권의 문학 책과 전공 서적들이 빼곡히 책장을 채우고 있다. 마당을 거실로 만든 구조도 특이하다. 거실에 아궁이가 들어앉았고, 안채 처마에 새둥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사연 있는 고가구들과 오래된 한옥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내어 공간을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인문학강좌, 독서 토론회와 영화, 연극, 심리원예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변의 양사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하점어린이집 학부모로 구성된 ‘엄마탐험대’가 인문학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인문서당을 아지트로한 엄마탐험대는 ‘나를 찾아서’, ‘나와 연결된 인연’ 등을 주제로 시와 수필을 쓰고 작품집을 낼 준비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맘껏 뛰어놀며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귀촌을 선택한 엄마들이 구성원인 엄마탐험대는 김유자 인문서당을 만나 더욱 활발하게 모임을 꾸리고 있었다.
▲ 책방,국자와 주걱에서 공연 중인 뮤지션 정단 / 버드카페에서 시낭송을 하고 있는 이병국시인 / 김유자 인문서당 회원들 @민경찬
지난 8월에는 3개의 공간들을 대상으로 ‘동네방네 아지트와 함께하는 시가 있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공간의 특성에 맞는 시인과 뮤지션이 결합하여 시낭송회와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많은 사람들이 강화를 단순히 서울에서 가까운 관광지로만 소비해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잘 들어나지는 않지만 책과 음악과 공연과 전시를 작은 인문학 공간을 통해 자연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강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 가을, 책 한권 읽는 여유를 갖고,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공간들을 아름아름 찾아가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버드카페에서 저어새의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고, 김유자 인문서당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국자와 주걱에서 책과 벗하며 하룻밤을 묵어도 좋겠다. 성큼 다가온 가을이 더욱 풍성해지리라 믿는다.
권은숙은 인천 동구에 있는 배다리마을에서 올해로 9년째 살고 있다. 책방을 꾸리기도 하고, 생활문화공간 달이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을 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이나 방치된 공간만 보면 콩당콩당 가슴이 뛴다. 뭔가 재밌는 놀 거리를 만든 기분이랄까? 배다리 헌책방 마을에서 지내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일상에서 인문학프로그램과 활동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맘이다. 인문쟁이를 통해 인문학활동 공간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드러내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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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문화공간 동네방네아지트를 찾아서
버드카페, 김유자 인문서당, 책방 국자와 주걱
인문쟁이 권은숙
2017-10-10
지난 7월부터 인천문화재단 주체로 인천에 있는 동아리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20여 곳의 작은 공간들을 아지트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강화지역에서 선정된 3곳의 아지트 공간들을 찾았다.
강화읍 ‘버드카페’, 송해면 ‘김유자 인문서당’ 양도면 ‘책방, 국자와 주걱’은 동네에서 사랑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문학강좌, 공연, 전시 등이 이뤄지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인천의 각 매체 기자들로 꾸려진 동네방네 아지트 탐방단과 함께 나또한 인문360° 기자자격으로 어슬렁어슬렁 강화 인문 문화공간들을 들여다보았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버드카페’
▲ 저어새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버드카페 @민경찬 / 버드카페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새 둥지들 @민경찬 / 버드카페 내부 모습 @권은숙
강화읍 신문리에 위치한 ‘버드카페’ 입구에는 공간의 역할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커다란 저어새 캐릭터가 세워져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기도 하며, 저어새의 번식지인 강화갯벌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버드카페는 지난해부터 공간을 사무실과 카페로 개조하여 강화 및 서울 등 각지의 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꾸린 강화탐조클럽의 활동 무대로 쓰이고 있으며, 저어새를 비롯한 강화에 사는 멸종위기 종을 보호하기위한 다양한 생태교육과 탐조활동들을 하고 있다.
카페 내부에는 새둥지, 저어새 팰트인형이 진열되어 있으며, 새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동네방네 아지트 활동으로 ‘핵 없이 잘 살기’, ‘건강한 흙 만들기’,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생태놀이’, ‘갯벌과 새’ 등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 중이며, 올해 말에는 직접 만든 소품을 모아 전시회와 프리마켓이 열릴 예정이다.
책과 놀멍 쉴멍, ‘책방 국자와 주걱’
▲ 책방, 국자와 주걱 입구와 실내 모습 @민경찬
강화읍 도장리에 위치한 ‘책방, 국자와 주걱’은 따로 간판이 없다. 살고 있는 살림집을 개조하여 책방으로 꾸민지 1년 반이 되었다. 책방을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다. 시골 오솔길을 따라 나무기둥에 손글씨로 적어 놓은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야 한다. 책방이름인 국자와 주걱은 이웃에 살고 있는 강화도 시인으로 유명한 함민복 시인이 지어 주었다고 한다.
책방주인의 품이 워낙 커서 한번 보면 누구나 친구가 되고, 나눠주고 퍼주며 손님과 주인의 구분 없이 시골책방을 꾸리고 있다. 또한, 책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북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다. 인문학, 여성주의, 생태, 평화관련 책들이 주를 이루며, 조그만 시골 책방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뮤지션들의 공연과 저자와의 만남, 책읽기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성심당>의 김태훈 작가, 김연희 시인, 인디밴드 한받, <티벳의 아이들> 김진수 작가, <운동화 비행기>의 홍성담 작가, 블루스 밴드 ‘악어들’의 유지완 등이 책방을 다녀갔다. 동네방네 아지트 활동으로는 ‘책은 다 일가친척’이라는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채식 식사 모임과 동네 숲 산책길 만들기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복작복작 작은 시골마을을 책으로 밝히고 있다.
엄마들의 아지트, 김유자 인문서당
▲ 김유자 인문서당 외부 모습 @민경찬 / 김유자 인문서당 내부 모습 @권은숙
볕이 다섯 번 든다는 양오리에 위치한 ‘김유자 인문서당’은 입구부터 남다르다. 주인과 집은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담은 주인장이 집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쏟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거실에 들어서면 2만여 권의 문학 책과 전공 서적들이 빼곡히 책장을 채우고 있다. 마당을 거실로 만든 구조도 특이하다. 거실에 아궁이가 들어앉았고, 안채 처마에 새둥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사연 있는 고가구들과 오래된 한옥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내어 공간을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인문학강좌, 독서 토론회와 영화, 연극, 심리원예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변의 양사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하점어린이집 학부모로 구성된 ‘엄마탐험대’가 인문학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인문서당을 아지트로한 엄마탐험대는 ‘나를 찾아서’, ‘나와 연결된 인연’ 등을 주제로 시와 수필을 쓰고 작품집을 낼 준비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맘껏 뛰어놀며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귀촌을 선택한 엄마들이 구성원인 엄마탐험대는 김유자 인문서당을 만나 더욱 활발하게 모임을 꾸리고 있었다.
▲ 책방,국자와 주걱에서 공연 중인 뮤지션 정단 / 버드카페에서 시낭송을 하고 있는 이병국시인 / 김유자 인문서당 회원들 @민경찬
지난 8월에는 3개의 공간들을 대상으로 ‘동네방네 아지트와 함께하는 시가 있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공간의 특성에 맞는 시인과 뮤지션이 결합하여 시낭송회와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많은 사람들이 강화를 단순히 서울에서 가까운 관광지로만 소비해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잘 들어나지는 않지만 책과 음악과 공연과 전시를 작은 인문학 공간을 통해 자연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강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 가을, 책 한권 읽는 여유를 갖고,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공간들을 아름아름 찾아가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버드카페에서 저어새의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고, 김유자 인문서당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국자와 주걱에서 책과 벗하며 하룻밤을 묵어도 좋겠다. 성큼 다가온 가을이 더욱 풍성해지리라 믿는다.
사진= 권은숙, 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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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3기]
권은숙은 인천 동구에 있는 배다리마을에서 올해로 9년째 살고 있다. 책방을 꾸리기도 하고, 생활문화공간 달이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을 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이나 방치된 공간만 보면 콩당콩당 가슴이 뛴다. 뭔가 재밌는 놀 거리를 만든 기분이랄까? 배다리 헌책방 마을에서 지내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일상에서 인문학프로그램과 활동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맘이다. 인문쟁이를 통해 인문학활동 공간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드러내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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