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김초엽이 SF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가였다면, 지금의 김초엽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어야 하는 작가가 되었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세계가 1인치쯤 더 확장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제11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김초엽의 소설은 여느 SF가 그렇듯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다른 진실과, 다른 감정, 처음 마주하게 되는 아득한 경이의 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 작가의 소설이다. 20만 부가 판매되었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2년여 만에 나오는 두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인지 공간〉과 2021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오래된 협약〉을 포함해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방금 떠나온 세계』 책소개
SF(Science Fiction)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우리가 아직 경험하거나 가보지 못한 세계를 접하게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쓰고 읽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관심이 ‘바로 여기 지금’이었던 터라 근미래나 오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크지는 않았다. 바로 그 점이 SF소설 읽기를 주춤거리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적 기술은 가속화되며 상상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구와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인간이 잃어버리고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이 상상과 고민만으로도 이야기는 진동하며 증폭되지 않나.
인공지능 관리자인 제나와 이브의 우정을 그린 김초엽의 단편 <인지공간>을 읽고는 SF소설에 대한 무지가 허물어져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SF가 일상과 멀리 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 “우리가 가진 모든 것” 혹은 지키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본격문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같은 소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는 말이 정확할 듯싶다. 어렵고 난해하던 과학적 지식이란 인간을 이해하는 다른 형태의 배경(background)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그러자 이 소설집에 나타난 김초엽의 세계는 매우 필요하고 “접근 가능”하며 어쩌면 아름답기까지 해 보인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단편소설 <인지공간>의 마지막 장의 문장에서 빌어온 제목이며 이 책에는 우주 저편에서 “세계의 회복”을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곱 편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평소에 SF 국내 문학을 접할 기회가 적었거나 SF소설이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지금 우리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고도 있는 <로라>나 <오래된 협약> 같은 단편들을 먼저 권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 현실과 미래 사이, 그 중력의 끈을 작가가 현명하고도 의미 있게 잡고 있다는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SF소설의 새 시대는 김초엽과 다시 시작되었다. 가속화되는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문학의 종류, 아니 문학의 한 귀중한 방법으로.
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유한 '방금 떠나온 세계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방금 떠나온 세계
2022-02-07김초엽 지음/한겨레 출판/2021년/15,000원
한국 문학의 눈부신 미래, 김초엽 두 번째 소설집 출간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지금까지의 김초엽이 SF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가였다면, 지금의 김초엽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어야 하는 작가가 되었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세계가 1인치쯤 더 확장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제11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김초엽의 소설은 여느 SF가 그렇듯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다른 진실과, 다른 감정, 처음 마주하게 되는 아득한 경이의 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 작가의 소설이다. 20만 부가 판매되었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2년여 만에 나오는 두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인지 공간〉과 2021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오래된 협약〉을 포함해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방금 떠나온 세계』 책소개
SF(Science Fiction)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우리가 아직 경험하거나 가보지 못한 세계를 접하게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쓰고 읽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관심이 ‘바로 여기 지금’이었던 터라 근미래나 오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크지는 않았다. 바로 그 점이 SF소설 읽기를 주춤거리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적 기술은 가속화되며 상상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구와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인간이 잃어버리고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이 상상과 고민만으로도 이야기는 진동하며 증폭되지 않나.
인공지능 관리자인 제나와 이브의 우정을 그린 김초엽의 단편 <인지공간>을 읽고는 SF소설에 대한 무지가 허물어져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SF가 일상과 멀리 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 “우리가 가진 모든 것” 혹은 지키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본격문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같은 소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는 말이 정확할 듯싶다. 어렵고 난해하던 과학적 지식이란 인간을 이해하는 다른 형태의 배경(background)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그러자 이 소설집에 나타난 김초엽의 세계는 매우 필요하고 “접근 가능”하며 어쩌면 아름답기까지 해 보인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단편소설 <인지공간>의 마지막 장의 문장에서 빌어온 제목이며 이 책에는 우주 저편에서 “세계의 회복”을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곱 편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평소에 SF 국내 문학을 접할 기회가 적었거나 SF소설이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지금 우리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고도 있는 <로라>나 <오래된 협약> 같은 단편들을 먼저 권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 현실과 미래 사이, 그 중력의 끈을 작가가 현명하고도 의미 있게 잡고 있다는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SF소설의 새 시대는 김초엽과 다시 시작되었다. 가속화되는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문학의 종류, 아니 문학의 한 귀중한 방법으로.
▶ 추천사: 조경란, 소설가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2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소설가
1993년생.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원통 안의 소녀』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 『사이보그가 되다』가 있고,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2019년 오늘의 작가상, 2020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유한 '방금 떠나온 세계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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