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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

테마로 읽는 이주의 양식

한국의 능력주의

2021.11.29

 

한국의 능력주의 한국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못 참는 것에 대하여 박원일 지음 이데아

박권일 지음/이데아/2021년/18,000원

 


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한국, 한국인

 

불편한 진실한국인의 64.8% 불평등 찬성, 12.4%만 평등 찬성

시험, 보상, 능력, 무임승차, 개천 용, 억울하면 출세하라

능력에 따른 차별, 능력주의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가

    

시험에 합격하지 않거나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해, 예컨대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한국인들은 유독 불편해한다. 자격이 없다,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자못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이 논리의 핵심에 능력주의(MERITOCRACY)가 있다고 책은 말한다. 능력이 우월할수록 더 많은 몫을 가지고 능력이 모자랄수록 더 적은 몫을 가지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 이 룰이 깨지면 부정의하고, 불공정하며 사회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로 비난받는다. 이 책은 이렇듯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한 보고서다.

 

 『한국의 능력주의』 책소개



최근 10여 년간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같이 사뭇 날선 표현들이나 빌거”(빌라 거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같은 적나라한 조롱과 혐오 표현들이 회자되어 왔다. 사회적 불평등이 점점 더 심화되어 가는 이면에는 부유함과 가난함을 능력 및 노력의 차이로 정당화하려는 놀라운 심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심성의 기저에는 어떠한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박권일 선생은 그것을 능력주의(meritocracy)로 규정하고 있다. 능력주의라는 개념은 능력이나 업적을 뜻하는 merit라는 단어와 힘이나 권력을 의미하는 cracy라는 말이 합쳐서 만들어진 말이다. 따라서 능력주의는 말뜻 그대로, 세습적인 신분이나 특권이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기초해서 평가하고 분배하자는 관점을 가리킨다.


그런데 서양의 여러 나라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능력주의가 큰 쟁점이 되는 이유는,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원리인 줄 알았던 능력주의가 사실은 또 다른 세습과 특권의 원리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명문대 입학생 대부분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제 별로 놀라운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또한 언론들은 대학 입시와 관련된 불법과 불공정한 행태를 아빠 찬스’, ‘엄마 찬스같은 귀여운(?) 표현들로 눙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능력주의가 세습과 특권의 원리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저자는 전통 시대의 과거제에 기원을 둔 한국 능력주의의 원형을 해방 이후 우승열패의 쟁취장으로 정착된 고시제도에서 찾으면서, 한국의 능력주의가 지닌 다양한 측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나라들과의 사회문화적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가 능력주의 이데올로기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다면적인 검토는 능력주의의 폐단을 잘 드러내줄뿐더러, 능력주의의 바탕 위에서 형성된 최근의 공정성 담론의 문제점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의 각별한 장점은 주로 규범적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온 능력주의가 근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 제도 속에서 어떻게 기능해왔으며, 신자유주의 전환 이후 한국 사회에서 왜 능력주의가 젊은 세대들에게 유일한 공정성의 기준으로 각광받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능력주의 현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제도화되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면화되었는지 살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추천사: 진태원, 성공회대 연구교수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1 <11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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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일 작가
박권일
사회비평가
월간 《말》 기자였다. 참여정부 출범과 거의 동시에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여러 ‘개악’과 노동, 사회 현장을 취재했다. 기자를 그만둔 뒤 2007년 공저한 『88만원 세대』가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에 국정홍보처 주무관으로 채용돼 《참여정부 경제정책 5년》 집필에 참여, 당시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실패에 대해 가감 없이 평가했다. 그 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다문화반대카페’, ‘일간베스트저장소’ 등을 수개월 동안 취재해 한국 ‘넷우익’ 담론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의 일부가 『우파의 불만』,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 등의 책으로 출간됐다. 현재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대학원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축제와 탈진』, 『소수의견』, 『능력주의와 불평등』, 『언어 전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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