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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뿌리

2024-03-27

달래

뿌리 

    - 달래

 

나무의 줄기와 잎은 해에게서 에너지를 받기위해 태양 쪽으로 해바라기한다.

치우쳐 진 상반신에 뿌리는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위쪽과는 반대방향으로 새로운 잔뿌리들을 뻗는다.

나는 뿌리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것들을 받쳐주는 조력자다.

죽은 식물의 뿌리는 잔뿌리부터 사라진다. 

뿌리 조차 지탱하는 희망의 끈을 놓는 순간 그 생은 다한것이다.

죽은 뿌리 사이 흙을 덜어 미련을 떨쳐낸다. 

비로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간 것은 바닥을 치는 슬픔인가 찬란한 자유인가.

한 방향이 아닌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 뿌리의 손과 발들은 끝까지 생명을 지키고 싶었던 때를, 무던히 애썼던 기억을 뒤로한다. 그 사실만 애도하자.

사라지는 순간에도 '적당'히를 모르는 뿌리는 물인지 불인지 분간 못하는 바보다.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모른 채 박테리아를  벗으로 삼는 멍충이가 되기도 한다.

지 몸 살 썩어가는 동안에도 보이는 것들을 먼저 챙기는 미련 밤퉁이다. 

아프다는 내색조차 못하는 노예다.

버티고 버티다 툭! 놓아버리는 이 흑백론자.

마음을 내 보일 곁을 내주지 않는 속 모르겠는 흑마법사.

그것이 뿌리의 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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