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인문 소모임

인문360°는 여러 인문소모임의 주체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소모임의 활동을 아카이빙하며 인문의 가치를 누리고 함께 소통하세요!
*게시판 관련 문의: inmun360@arko.or.kr

『모순』

2024-04-14

갑돌

  모순

 

                                 2024.5.9. 양귀자, 쓰다, 1998

자유 논제

 

일란성 쌍둥이인 어머니와 이모의 생이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데요. 이 소설을 읽은 소감을 말해주세요.

 

어린 시절의 나는 어머니와 이모가 그토록이나 혼란스러웠다. 빗물 새는 단칸방에서 울고 있는 어머니를 보다가 이모 집에 가서 똑같은 얼굴, 똑같은 목소리의 이모가 비단 잠옷을 입고 침실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 누구나 다 그럴 것이었다. 울고 있던 어머니가 무대 뒤로 뛰어가 금방 비단 잠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행복한 또 다른 사람 역할을 연기하는, 일인이역의 연극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할 수 있을는지. 그때까지만 해도 삶의 고단함이 어머니의 얼굴을 많이 할퀴어놓지 않아서 이모와 어머니를 분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었다.(p.20)

별점

☆☆☆☆☆

읽은 소감

 

 

2. 책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발췌 1

 

발췌 2

 

 

3. 여학교 동창들의 상상외의 결과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K, 그녀는 뚱보인데다 수다스럽고 거기다 덧붙여 몹시 해독하기 어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K가 작년에 슈퍼마켓의 젊은 사장과 결혼을 했다. 남자는 겉으로 보기엔 몹시 훌륭했다. 절대 K를 선택할 이유가 내게는 없어보였다. 그러나 K가 우유를 사러 슈퍼에 들락거린 것이 만남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우유가 그런 놀라운 일을 해치웠다. 우유가…….

 

M은 병약한 체질로 학교 다닐때도 걸핏하면 장기결석을 하던 친구였다. 더 이상 자리에 눕지 않고 사람 구실만 하며 살 수 있어도 원이 없겠다며 눈물짓던 M의 어머니가 생각난다. 그런 M이 미남 의사와 결혼한 지 벌써 2년째다. 병원 복도에서 빈혈로 쓰러진 M을 마침 그 미남 의사가 발견하고 병실로 옮겨준 것이 사랑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이번에는 빈혈이 그런 놀라운 일을 해치운 것이었다. 빈혈이…….(p.15-16)

 

 

 

4. 인생이란 더하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까먹기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무엇인가요?

 

인생이란 더하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까먹기도 있다는 사실을 어머니는 아마도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었다. 어머니만큼 뺄셈에 능숙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양말을 팔고, 메리야스를 팔고, 나중에는 세수수건까지 다 팔았지만, 남는 돈이 온전하게 어머니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남편이 빼 가고, 아들이 빼가고, 하다못해 야속한 세상까지도 어머니의 돈을 빼앗아 갔다. 물론 나도 빼앗아 갔다.…….(p.44)

 

5. 술꾼인 아버지의 모습과 생활을 위해 애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술꾼이었던 아버지가 다음 단계로 건달이 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완벽한 건달의 조건을 갖추었을 때 나는 다섯 살, 진모는 세 살이었다. 어린 자식들과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 마누라가 불쌍하다는 이유로 실직 초기에는 아버지의 재기를 돕기 위해서 그럴만한 친구와 일가친척들이 모두 동원되었다. 건달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아버지는 동원된 친지들의 호의를 단 몇 년 사이에 분노와 배신으로 바꾸어놓고 말았다. 소개해준 직장 때려치기, 빌려준 돈은 술과 도박으로 탕진하기, 걸핏하면 술 냄새 풍기며 찾아와 푼돈 요구하기, 안주면 깽판치기…….

 

더 이상 누구의 도움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어머니가 시장에 좌판을 벌이고 양말을 팔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의 건달 생활은 아주 안정적으로 무르익어갔다. 내 기억으로, 비록 푼돈이긴 하지만 마음 놓고 강탈할 수 있는 돈줄이 생긴 것을 아버지는 아주 행복하게 여기는 듯 했다.(p.88)

 

6. 이모의 삶이 불행이고 어머니의 삶이 행복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그러나 역시 이모의 죽음이 나로 하여금 김장우의 손을 놓아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삶이 스스로에겐 한없는 불행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하게 비쳤던 어머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이었다면, 남은 것은 어떤 종류의 불행과 행복을 택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문제뿐이었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p.296)

 

7. 모순이라는 소설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모순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었다. 그랬으므로 이 소설에 쌍둥이가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단 한 번 뿐인 이 삶, 한 사람을 놓고 두 개의 상반되는 삶을 추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나지만 둘이고, 둘이지만 하나인 인생 궤적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란성 쌍생아보다 더 적합한 장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설이 중반에 이르렀을 때,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우리들 모두, 인간이란 이름의 일란성 쌍생아들이 아니었던 가 하는 자각, 생김새와 성격은 다르지만, 한 번만 뒤집으면, 얼마든지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일 수 있는 우리.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 마찬가지다. 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있다. 하나의 표제어에 덧붙여지는 반대어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의 이름에 다름 아닌 것이다.(p.303)

 

선택 논제

 

1.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는 말에 동의하나요?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얼마 전 어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구절인데, 내게는 아주 훌륭한 충고가 되어준 말이었다. 내 삶을 변명하기 위해 어머니를 끌어댈 용기를 품게 한 것도 고백하자면 바로 이 구절 때문이었다. 인생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나의 인생에 있어 는 당연히 행복해야 할 존재였다. 나라는 개체는 이다지도 나에게 소중한 것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서 꼭 부끄러워할 일만은 아니라는 깨달음, 나는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P.22)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2. 안진진의 남자친구는 서로 성격이 다른 나영규와 김장우가 있다. 여러분은 누구를 선호하나요?

 

희미한 존재에게로 가는 사랑.

이렇게 말하면 보다 정확해질지도 모르겠다. 강함보다 약함을 편애하고, 뚜렷한 것보다 희미한 것을 먼저 보며, 진한 향기보다 연한 향기를 선호하는, 세상의 모든 희미한 존재들을 사랑하는 문제는 김장우가 가지고 있는 삶의 화두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향해 직진으로 강한 화살을 쏘지 못한다. 마음으로 사랑이 넘쳐 감당하기 어려우면 한참 후에나 희미한 선 하나를 긋는 남자(p.102)

 

그래서 나영규와 나는 지루한 8월 중에도 부지런히 소통을 했다. 그는 퇴근하는 나를 기다렸다가 매번 새롭고도 특별한 장소로 데려갔다. 나영규라는 남자는 사랑도 공부하듯이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 면에서는 도저히 김장우가 당하지 못할 비범함이 있었다. 나는 조금씩 나영규의 비범함을 즐기기 시작했다.

검찰로 넘어가면 내가 손을 써줄 수 있어요. 사촌형이 그쪽에 있거든. 너무 걱정 말아요.젊은 혈기로 한 번 쯤 그럴 수도 있지 뭐.”(p.158)

 

나영규

 

김장우

 

3.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은혜는 망각한다는 말에 동의하나요?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p.127)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모순』'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댓글(0)

0 / 500 Byte